애인이 VR에서 바람피는 걸 알게 된다면
실제 소재와 아이디어를 접목해서SF 웹소설 형태로 풀어드립니다! 아웃스탠딩 속 과학기술 이야기기획기사 ‘만약에’ 시리즈입니다. S#1. 그 여자의 촉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했습니다' 21세기 중반이니 문자 말고 다른 거로인증한다지만 분명 애인의 VR 본 계정은 문자 비번을 썼습니다. 똑똑히 기억해요. 근데 저도 모르는 부계정을 만들어얼굴, 정맥 인증을 걸어둔 건 왜일까요. 괜한 의심은 아닙니다. 한 번은 잠이 안 와서새벽 3시에 VR 서버만 둘러보고 있었거든요 근데 뜬금없이 애인이 채팅을 걸었습니다. ‘안 잤어? 이 시간에 접속하고. 무슨 일 있어? 아파? 빨리 자야지. 내일도 원고 작업할텐데 어서 자야 내일 상쾌하게 하루를 보내지~!’ 이런 말을 주절이면서 제 걱정을 해줬어요. 근데 그거 알죠. 진짜 느낌 싸한 거. 오히려 다음 날 출근시간 지켜야 하는 직장인은 본인인데 왜 이렇게 내 걱정을 했던지 참. 그렇게 등 떠밀리듯 VR에서 퇴장하자니 기분이 좀 그랬습니다. 자기야말로 그 시간에 말도 없이 거기서 뭐하고 있던 걸까 싶었어요.물론 이것만으로 의심하진 않았을 거고요. “이게 뭐야?” 얼마 전에 둘 다 쉬는 날이 애인 집에 놀러 갔어요. 애인이 잡동사니를 마저 정리하고 있을 때 저는 침대에 가만 앉아서 책상을 구경하고 있었어요. 근데 책상에 처음 보는 아이템이 있었습니다. VR고글 안에 무슨 케이스가 숨겨져 있었어요. 콘택트렌즈였어요.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AR은 콘택트렌즈 끼고 누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네트워크까지 연결하면 주변 사람과 같은 차원을 공유하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