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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트러프러너십 칼리지'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에 안내드린 대로 아웃스탠딩과 삼프로TV가 함께 [앙트러프러너십 칼리지] 강연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은 강사 전원이 창업자라는 것인데요. 실제 강의를 시작하고 나니 수강생분들도 대부분 창업자였습니다. 창업자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강사분들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가 됐습니다. 특히 1시간 넘게 이어지곤 하는 질의 응답 시간에는 수준 높은 질문과 상세한 답변으로 밀도 높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이런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아침에 진행돼 일정 때문에 신청하지 못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증권플러스 비상장.. 두나무는 팔아야 했고 네이버는 사야 했던 이유
앞으로 네이버 안에서 스타트업을 비롯한 비상장회사 주식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될 전망인데요.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 네이버페이 (법인명 네이버파이낸셜)가 두나무가 운영 중인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전격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장외거래중개업 인허가를 신청한 뒤 라이선스 취득 이후 본격적인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네이버페이의 계획입니다. 네이버가 직접 라이선스를 갖추고 투자 중개 서비스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규제 울타리 밖에서 '연결'이라는 플랫폼의 역할에만 집중해 온 네이버가 직접 투자 중개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네이버페이는 이미 지난 4월부터 7개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증권사의 모바일 웹트레이딩 시스템(WTS)으로 곧바로 이동하도록 하는 '간편주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는 코스피, 코스닥 등 상장주식에만 국한된 서비스였습니다. 네이버페이가 이번에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인수한 건 ①비즈니스 확장을 위해서는 중개 대상을 비상장 주식으로까지 넓혀야만 하는 네이버페이의 필요와 ②비상장 거래 서비스 인허가 취득을 확신할 수 없었던 두나무의 속사정 ③계속해서 서비스를 운영할 경우 두나무 주식 거래가 제한되는 문제 ④깊어져 가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밀월관계라는 4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지금부터는 각각의 요인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네이버의 비상장 거래시장 진출이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앞으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산정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또 스톡옵션으로 부여받은 주식을 현금화하는 경로가 넓어지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치는 내용입니다.
정권 바뀌었어도 여전히 사면초가 카카오.. 4가지 리스크는 더 커져만 갑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사방에서 초나라 노랫소리가 들린다는 뜻의 고사성어인데요. 천하의 패권을 둘러싸고 유방과 항우, 두 영웅이 최후의 결전을 펼쳤던 해하 전투에서 유래한 표현이죠. 당시 유방의 한나라 군대는 항우의 초군을 궁지에 몰아넣는 데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초군은 사방이 포위된 상태에서도 결사항전을 벌였습니다. 그러자 한나라는 초군의 사기를 꺾기 위한 비책을 내놨는데요. 초군의 포로와 초나라 출신 유민들을 모아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한 것입니다.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던 초나라 병사들에게 멀리서 들려오는 아련한 고향의 노랫소리는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사무치게 불러일으켰는데요. 사기가 크게 떨어진 초나라 병영에서는 탈영병들이 속출했고, 결국 초군은 수백여명만 남긴 채 와해되고 말았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항우는 자신의 최후를 직감하며 지금껏 전해져 내려오는 '해하가'(垓下歌) 읊었죠. 그렇기에 사면초가는 2000여년 동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긴박한 상황'을 뜻하는 말로 사용돼 왔는데요. 최근 카카오가 처한 모습을 보면 사면초가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김범수 창업자의 모습에는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었도다' (역발산기개세) '하지만 시운이 불리하니 추(항우가 타던 명마)도 나아가지 않는구나'(추불서혜가나하) 라는 노래를 홀로 나지막이 읊조리던 비탄에 젖은 항우의 모습이 겹쳐 보이고요. 당초 이재명 정부가 들어설 때만 해도 카카오 안팎에서는 카카오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됐었는데요.
출시 4년만에 유료 모델 도입한 혁신의숲.. 홍경표 대표에게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2021년에 첫 선을 보인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은 유망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현황을 파악하려 하는 스타트업 종사자, 벤처투자업계 관계자, 지원기관 종사자들이 가장 자주 찾는 서비스인데요. 현재 1만5000여곳의 스타트업들에 대해 각 기업별로 최대 110개 항목의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간·월간 고유 방문자수(DUV, MUV), 매출, 영업이익, 고용인원, 직원 1인당 매출액과 같은 비교적 일반적인 정보부터 시작해 서비스 이용자들의 연소득과 지역적 분포 및 가족구성원, 서비스의 거래액·결제액, 재결제율, 투자유치 내역과 해당 시점의 기업가치, R&D(연구개발) 성과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심층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혁신의숲의 운영사는 2020년에 설립된 액셀러레이터(AC) 마크앤컴퍼니인데요. 마크앤컴퍼니는 국내에서 데이터 기반 투자를 가장 일찍, 가장 본격적으로 도입한 벤처투자사로 손꼽힙니다. 한화그룹의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드림플러스에서 6년간 엑셀러레이팅 부문장을 역임했던 홍경표 대표가 창업했죠. 데이터 중심 투자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혁신의숲에 대해 '벤처투자 회사가 투자 비즈니스를 영위하던 중 추가적으로 내놓은 서비스'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홍경표 대표는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선후가 뒤바뀐 인식'이라고 설명합니다. 투자사를 운영하다가 추가적으로 기업 분석 플랫폼을 내놓은 게 아니라, 애초부터 스타트업에 특화된 정보 제공 플랫폼을 목표를 창업을 한 뒤,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보고 투자사를 설립했다는 설명이죠. 그리고 지난 8월 혁신의숲은 서비스 출시 4년 만에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요. 이와 동시에 유료 구독 모델도 전면적으로 도입했습니다. 무료 서비스도 여전히 제공하지만 유료 구독자에게는 보다 심층적인 정보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같이 술 안 마시고, 골프를 안 치더라도 내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좋은 친구"가 되겠다는 게 홍경표 대표가 혁신의숲 운영을 시작하며 다짐한 목표였는데요. 지난 9월 4일 홍경표 마크앤컴퍼니 대표를 만나 지난 수년 사이 크게 달라진 벤처투자업계와 스타트업씬의 투자 트렌드, 데이터 기반 투자사로서 그동안 회사가 달성한 성과, 혁신의숲의 비즈니스 현황, 그리고 구체화된 해외 진출 계획 등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혁신의숲이 AC보다 사실 더 먼저였습니다" Q : 2019년에 마크앤컴퍼니를 설립하셨고, 2020년에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로 인가받은 이후에, 2021년에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을 출시하셨습니다. 액셀러레이터가 이런 플랫폼 운영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우선 궁금합니다.
유니콘 대신 벤처천억기업 시대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들어 예전보다 덜 언급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유니콘(Unicorn)입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달러(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의미합니다. 여전히도 많은 곳에서 유니콘을 키우겠다고 말합니다. 지자체, 공공기관, 심지어 은행까지도 그렇게 하겠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막상 유니콘이 등장했다는 뉴스는 뜸해졌습니다. 유니콘인지 아닌지는 누가 판단할까요? 한때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유니콘 리스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모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서인지 현재는 중단한 상태입니다. 기업 스스로가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유니콘을 자처하거나, 투자자인 VC나 PE에서 언론을 통해 유니콘 소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관점에서는 스타트업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CB Insights의 유니콘 등재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5년 7월 현재 CB Insights의 유니콘 리스트에는 전 세계 1290곳의 유니콘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참조 - The Complete List Of Unicorn Companies) 그중 우리나라 유니콘은 15곳이며 그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토스, 옐로모바일, 컬리, 트릿지, 위메프 에이블리, 무신사, 직방, 메가존, 버킷플레이스 리디, GP클럽, L&P코스메틱, 리벨리온, IGA웍스 이 리스트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김진환
경기대 산학협력겸직교수
14일 전
트럼프의 연준 장악, 어디까지 왔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어느덧 8월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드네요. 지난해에도 가을 날씨가 무지 더웠는데요. (참고로 작년 9월 말이 추석이었는데.. 그때 35도에 육박했죠 T.T) 올해도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그래도 이제 조금 있으면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올해는 계속 생각만 하고 가지를 못했던 단풍 여행을 한 번 생각하고 있는데요, 여러분들도 바쁜 한 해의 갈무리를 진행하시기 전에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는 시간을 한 번 마련해 보시죠. 말씀은 이렇게 드리지만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걸쳐서 뉴스가 너무나 많습니다. 참..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슈가 쏟아지는데요… 그중에서도 최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 바로 연준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이죠. 리사 쿡 이사가 모기지 대출 관련 부정 행위로 연준 이사에서 해임당했습니다. 이 자체로는 부정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연준 이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 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과정을 보면 연준의 독립성 훼손이라는 보다 큰 리스크로 해석될 수도 있는데요, 왜 그런지 잠시 살펴보죠.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로 인한 충격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감세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 7월 4일까지 대규모 감세 내용을 담은 OBBBA법안을 통과시키라고 난리도 아니었죠.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하나하나 미팅해서 OBBBA법안 찬성 쪽으로 돌아서게 만들었습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16일 전
3년반만에 리멤버 매각해 2배 이상 수익.. 아크PE의 비결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지난 8월 중순 전해진 아크앤파트너스의 리멤버앤컴퍼니 경영권 매각 소식은 스타트업씬과 벤처투자업계를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아크앤파트너스가 리멤버 지분 47%를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에 전량 매각한다는 소식이었죠. 매매 과정에서 인정된 기업가치는 5000억원대 중반이고요. 아크앤파트너스는 2021년 말에 리멤버의 지분 47%를 1100억원에 인수했는데요. 이때 평가된 리멤버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중반이었죠. 이번 거래를 통해 아크앤파트너스는 투자원금 대비 2배 이상의 수익과 IRR(내부수익률) 기준 연 20%의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투자 3년 8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였죠. 아크앤파트너스는 국내 1세대 사모펀드 운용사(PE)인 VIG파트너스 출신인 김성민 대표와 안성욱 대표가 2020년에 설립한 사모펀드인데요. 이 회사는 2021년 리멤버에 첫 투자를 단행한 이후 패션 편집샵 카시나(2022년), 생활 서비스 플랫폼 숨고(2024년), IT 교육서비스 팀스파르타(2025년)에 연속적으로 투자하며 벤처투자업계에서 빠르게 세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숨고는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했고, 카시나와 팀스파르타에서는 2대 주주로서 창업자와 함께 사업 확장을 이끌어나가고 있죠. 리멤버는 이곳의 첫 번째 투자처이자 첫 번째 엑시트 사례이고요. 아크앤파트너스의 인수 이후 리멤버는 고속 성장을 달성했는데요. 2021년 58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2024년에 684억원으로 12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이익은 2021년 92억원 영업손실에서 2024년 42억원 영업손실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죠. 지난 6월 리멤버는 월 20억원 이상의 현금성 상각전영업이익(Cash EBITDA)을 달성했는데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는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이번에 아크앤파트너스가 3년 8개월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리멤버의 인수부터 매각까지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성과 덕분이죠. 아크앤파트너스는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드물게 그로쓰 바이아웃(Groth Buyout)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사모펀드인데요. 이 전략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개별 VC가 주도적으로 투자하기에는 그 규모가 크지만 대형 PE가 투자하기에는 아직 그 규모가 작은, 중간지대에 위치한 중견 스타트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실적을 개선시켜 매각하는 전략입니다. 리멤버, 카시나, 숨고, 팀스파르타 모두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들이고요. <아읏스탠딩>에서는 지난 8월 28일 박진우 아크앤파트너스 부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K-콘텐츠가 돈을 벌려면, '장사'를 해야 한다
케이팝데몬헌터스를 바라보는 한국 사람들의 시각이 묘합니다. 한국 문화를 담은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는 현상을 보면 자부심이 드는데, 그 수익은 다른 나라 기업들이 가져가 버리니 배가 아픕니다. 매번 반복되는 한탄 "한국은 재주만 부르나" 사실 뭐, 이런 일이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요.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1위를 차지했을 때도 한껏 국뽕에 차올랐지만 넷플릭스 좋은 일만 시켰다는 씁쓸함이 있었지요. 그저 반복될 뿐입니다. 일반인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문화 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리더들의 대화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케데헌을 우리가 제작할 순 없었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고 그러자 김정한 CJ ENM 부사장은 "양질의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다 보면 선순환 구조에서 제2, 제3의 그 이상의 메가 히트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더 열심히 하고 더 투자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주희 티빙 대표 역시 "뼈 아프다. 우리 IP를 우리가 보유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안타까움에 하는 말이지만, 이들의 발언에 냉소적인 반응이 나옵니다.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도 공허하고, 지금 구조에서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서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겁니다. 창의적인 예술가들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면 이를 수익화할 '장사꾼'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케데헌 만든 소니도 돈을 벌진 못했다 사실 케데헌을 만든 소니픽처스도 우리와 같은 처지입니다. 매기강 감독이 처음 케데헌을 기획했던 건 2018년입니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19일 전
10년간 2번의 폐업 위기와 2번의 피봇 끝에 첫 흑자 달성.. 박병종 자리톡 대표 인터뷰
박병종 자리컴퍼니(구 콜버스랩) 대표는 2010년대 중후반 막 활기를 띠던 한국 스타트업 업계의 혁신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는데요. 신문사 기자 출신이던 그는 2015년 모빌리티 기업 콜버스랩을 창업했습니다. 심야 시간에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려 하는 이용자들의 호출을 받아, 이들을 한데 묶어 전세버스로 태우고 이동하는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 '콜버스'였죠. 고질적인 택시 승차거부 문제를 스타트업의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던 시도였죠. 하지만 콜버스는 등장과 동시에 택시업계의 격렬한 반발에 직면해야 했는데요. 업계뿐 아니라 지자체, 정부 부처에서도 기존 질서에 균열을 내는 반항자의 등장을 그리 반기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박병종 대표는 갓 시작된 사업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업계는 물론 규제당국과도 홀로 맞서야만 했는데요. 정연한 논리와 거침없는 화법으로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가로막으려 하는 기존 업계, 규제당국과의 논쟁을 망설이지 않던 그의 모습은 당시 업계의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참조 -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를 보면서 드는 단상) (참조 - 콜버스, 정식 서비스 시작..이슈만큼 사업성도 있을까?) 하지만 이후 벌어진 우버, 타다 이슈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한 기업이 기존 업계, 규제당국과 맞부딪혀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죠. 이제 막 첫발을 뗀 스타트업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결국 박병종 대표는 2년 만에 심야 콜버스 서비스를 중단해야만 했는데요. 그는 2017년에 곧바로 전세버스 대절 가격비교 및 예약 플랫폼으로 첫 번째 피봇에 나섭니다. 콜버스를 운영하면서 체득한 전세버스 업계의 생리를 바탕으로, 수요자(승객)와 공급자(버스회사, 기사)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승객이 자신의 이동 경로와 탑승 인원·시간을 입력하면 전세버스 기사들이 역경매 방식으로 견적을 제시하는 방식의 서비스였죠. 이를 통해 승객은 견적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고, 또 리뷰 시스템을 통해 전세버스 기사의 신뢰도와 친절성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콜버스는 매년 두 배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인텔 제국의 몰락, 삼성전자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때 외계인을 잡아 고문해 기술을 빼낸다는, 탈인류급 기술력을 자랑했던 인텔의 처지가 곤궁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반도체 기업을 살리려고 미국 정부는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해 보입니다. 누적된 적자에 여기저기 돈을 구하러 다니는 처지입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행여나 인텔의 길을 걷지 않도록, 곤궁한 인텔의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인텔 일병 구하기 2022년에 제정된 반도체법, 이른바 칩스법은 인텔 지원 정책의 핵심입니다. 미국 정부는 최대 108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지원입니다. 없는 공장도 외부에서 데려오려는 트럼프 행정부인데 가장 중요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만드는 인텔이 얼마나 소중하겠습니까. 최근에는 보조금의 일부를 지분 투자 형태로 전환해 인텔의 지분 최대 10%를 확보한다고 하는데 자본주의 국가 미국의 국영기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인텔에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인텔 지분 약 2%를 확보했는데요. 다른 투자자들로부터도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혼자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다 보니 대만 TSMC의 도움을 받기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논의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TSMC는 이를 공식 부인했습니다. 엔비디아이 인수한다, 퀄컴이 인수한다 인텔 주가는 매물로 나왔다는 기사가 나올 때만 오르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스터'의 제국 인텔 인텔은 '반도체'라는 존재의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때 개인용 컴퓨터(PC), 서버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회사였습니다. '인텔 인사이드'라는 문구만 붙어 있으면 나머지는 누가 만들든 상관없다는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줬습니다. 인텔은 모든 면에서 뛰어났습니다. CPU는 '마스터'라는 별칭으로 불렸습니다. 나머지 부품들은 CPU의 명령에 따르는 존재였지요.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6일 전
토스와 네이버, 단말기 업체 두고 대리전.. 테크업계 투키디데스 함정의 시작일까
'투키디데스 함정' 고대 그리스의 역사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유래한 국제정치학 용어인데요. 무럭무럭 힘을 키워가는 신흥세력 아테네를 견제하기 위해 기존 강대국 스파르타가 수십년 동안 이어지는 크고, 긴 전쟁을 일으켰다는 뜻에서 비롯된 말이죠. 기존 강자와 신흥 세력 사이의 치열한 갈등은 국제정치학뿐 아니라 인간 사회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상인데요. 2025년 한국 테크업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토스와 네이버는 여러 서비스의 패권을 둘러싸고 격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최근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선은 '얼굴 인식 결제'(토스·페이스페이, 네이버·페이스사인)를 비롯한 오프라인 현장 결제 분야입니다. 두 회사 모두 얼굴 인식 결제를 오프라인 결제의 미래로 보고 미리부터 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요. 그러던 중 국내 한 결제 단말기 제조업체와의 협업을 둘러싸고 두 회사가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토스측에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MOU(업무협약) 까지 체결한 단말기 제조업체와의 협업을 네이버가 방해했다'는 의혹을 주장하고 있고요. 이에 대해 네이버측에서는 '자사와는 상관없는 두 회사(토스, 단말기 업체) 사이의 법적 분쟁에 네이버를 끌어들여서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얼굴 인식 결제를 비롯한 전체 간편결제시장과 금융 플랫폼 업계의 패권을 둘러싸고 격전을 치르고 있는 두 회사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살펴봤습니다. 토스가 가처분 신청에서 이겼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8월 12일 토스가 결제 단말기 제조업체 SCSpro(에스씨에스프로)를 상대로 낸 '계약체결 및 이행 금지 가처분 등'을 인용했는데요. 법원이 토스의 손을 들어줬다는 뜻이죠.
트럼프가 맺어준 테슬라와 삼성전자의 소중한 인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AI6 칩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약 23조 원 규모의 칩을 납품받겠다고 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과연 삼성전자가 2나노 선단공정 파운드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3나노 공정의 수율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있던 고객조차 떠나갔는데 과연 반도체 설계 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AI6 칩을 두 회사는 잘 만들 수 있을까. 이번 테슬라와의 협업은 AI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동맹의 출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오랜 반도체 산업의 협력과 갈등, 그리고 동맹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1. TSMC를 키운 건 팔할이 애플 처음 아이폰을 만들던 시절 애플은 그리 대단한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인텔과 IBM에게 완전히 밀려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쫓겨났고, 아이팟으로 대박이 나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인 회사였지요. 아이폰이라는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었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외부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애플은 인텔이냐 삼성이냐를 고민하다가 삼성에게 모바일 AP를 맡겼고, 삼성은 세상에 처음 나온 스마트폰, 아이폰의 모바일 AP를 설계·제작했습니다. 애플이 TSMC에 노크하기 전까지만 해도 파운드리 산업 자체가 크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디스플레이까지 아이폰에 납품을 했습니다. 아이폰은 애플이 만들었지만 속은 다 삼성이죠. 하지만 삼성전자가 아이폰에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갤럭시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고,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소송을 걸었죠. 그렇게 애플은 삼성을 떠났습니다. 2014년 A8, A9 칩까지는 삼성전자와 TSMC 양쪽에 파운드리를 맡겼고 그 다음 세대인 칩인 A10부터는 TSMC가 단독 파운드리 공급사가 됐습니다. A10부터 TSMC의 InFO(팬아웃) 패키징이 적용됐고 두 회사가 구축한 설계–공정–패키징 동시 최적화(DTCO/STCO)는 산업 표준처럼 자리를 잡을 정도로 공고한 동맹을 맺게 됩니다. 반도체 제조(파운드리)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당연히 고객사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입니다. 팹리스가 일을 맡겨줘야 일감이 생기니까요.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8-14
지난해 109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씨엔티테크.. ‘뿌리듯 투자한 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전화성 대표의 답변
지난 7월 말 국무회의에서 벤처투자업계로 반가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는데요. 바로 액셀러레이터가 직접 자회사를 설립해 육성할 수 있는 '컴퍼니 빌딩'을 허용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컴퍼니 빌딩은 미국의 와이콤비네이터 등 해외 액셀러레이터들에게는 초기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하는 하나의 보편적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한국에서는 컴퍼니 빌딩은 불법이었습니다.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회사인 액셀러레이터가 실제로 사업을 영위하는 비금융 자회사를 설립하는 건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죠. 컴퍼니 빌딩 허용은 AC(액셀러레이터) 업계가 수년여간 꾸준히 요구해 온 숙원 안건이었는데요. 지난 7월 29일에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제부터는 한국에서도 AC가 직접 스타트업을 설립해 육성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제한 조건이 붙었는데요. AC가 설립 이후 자회사에 추가로 출자하는 것은 제한되고, 또 컴퍼니 빌딩으로 설립한 자회사는 7년 안에 매각(지분율 30% 이하로 조정) 해야만 한다는 조건이 붙었죠. 업계의 숙원이던 컴퍼니 빌딩이 허용된 직후인 지난 8월 5일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을 듣기 위해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AC협회) 협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는데요. 전 회장은 국내 1세대 AC이자 업계 선두권 업체인 씨엔티테크의 창업자이자 대표이기도 합니다. 2003년에 푸드테크 기업으로 설립된 씨엔티테크는 2012년 AC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초기 벤처투자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는데요. 지난해에는 109개 스타트업에, 모두 117건, 21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벤처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와중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이죠. <아웃스탠딩>과 만난 전 대표는 컴퍼니 빌딩 허용에 대해 "분명 투자는 해야 하는 분야, 업종이지만 마땅한 기업이 없어서 투자하지 못하는 '투자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조치"라며 매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AC협회 협회장이자, 씨엔티테크 창업자·대표의 입장에서 진행됐는데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세미나,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스타트업 씬의 주제 중 하나는 여전히 글로벌 진출입니다. 좁은 내수 시장을 넘어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야 진정한 스케일업이 가능하다고 누구나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꽤 오랜 기간 막대한 자금을 스타트업 씬에 투자했는데 왜 아직도 변변한 해외 성공 사례가 없는가?에 대한 자성론이 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삼성, 현대, LG, SK, 한화 등 국내 대기업은 해외 진출에 성공하여 오늘날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주요 그룹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대체로 절반이 넘으며 삼성전자의 경우 86%, SK하이닉스는 98%, LG화학은 75%, GS칼텍스는 54%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 태동해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세계적인 기업이 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개최됩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해외 진출에 관심 갖는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주제, 더 적합한 강연자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또 고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저의 심경은 다소 뒤틀려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세미나가 대체로 특정 국가 진출 방안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XX 국가 진출 방안"을 위해 그 나라의 특징, 문화, 법률, 제도 등을 다루는 식입니다. 만약 미국이나 유럽 어딘가에서 자국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국 시장 진출 방안 세미나"를 개최한다면 여러분은 어떨 것 같으십니까? 저는 황당하기 그지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산업이 존재하고, 그 산업들의 특성이 각각 다른데 그것을 "한국 시장"으로 뭉뚱려서 표현한다는 것이 참으로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진환
경기대 산학협력겸직교수
2025-08-12
‘AI 국대 선발전’, 왜 게임사 NC는 붙었는데 카카오는 떨어졌을까?
정부가 '국가대표' 소버린 AI 개발을 위해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이끌어나갈 5개 정예팀이 지난 4일 선정됐는데요.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정부 발표순)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이들 기업을 주축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AI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매 반기(6개월)마다 한 팀씩을 탈락시켜 최종적으로 2027년 상반기에 한국의 소버린 AI 2개 모델을 선정하고, 이 2개 모델에 대해서는 개발과 운영, 보급 측면에서 보다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번 선정 결과는 최소한 비(非)AI 분야 종사자들에게는 다소 놀라움을 안겼는데요. 한국을 대표하는 빅테크이자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카카오 컨소시엄이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지 못하고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중들에게는 게임사로만 인식되는 NC는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요. 하지만 비(非)업계 종사자들의 이런 반응과는 달리 AI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라는 반응인데요. 지금부터는 선정된 NC AI와 탈락한 카카오를 중심으로 이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선정 결과와 그 의의에 대해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소버린 AI', '오픈소스', '확장'이 평가 기준입니다 먼저 정부가 이번에 이렇게 5개 기업을 선정한 기준에 대해서부터 살펴볼까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선정 결과를 발표하며 5개 컨소시엄의 공통점을 3가지로 요약했는데요. 첫째는 '소버린 AI'(자국 인공지능)입니다. '초기 단계부터(프롬 스크래치, From Scratch) 시작해 인공지능 기초모형(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확보하고자 하는 소버린 AI의 본질을 지향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죠. 둘째는 '오픈소스'입니다. '자신들이 개발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등을 다른 기업 등이 상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오픈소스 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을 공통점으로 들었습니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의지를 의심한다
'수익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말은 세금을 걷는 중요한 명분이지만, 정책 목적을 위해 조정을 합니다. 국민들의 경제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특정 분야의 세율을 낮출 수 있고, 경제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세율을 높이기도 합니다. 뜨거운 화두 대주주 요건 최근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을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해 주식시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식 양도소득세 규정은 특이합니다. 일반 투자자는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데, 대주주는 20~30% 세금을 냅니다. 대주주가 누구냐가 중요한데요. 일반적으로 대주주라고 하면 최대주주를 떠올리지만, 자본시장에서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는 실질적인 대주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와 무관하게 개별 주식을 50억 원 이상 보유한 주주를 대주주라고 간주세 양도세를 부과합니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은 지난달 31일 발표됐고, 다음 날인 1일 코스피 지수는 3.88% 급락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공약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고,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확대 반대' 청원이 14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대주주 요건을 종목당 10억 원으로 하자는 주요 논거는 '부자 증세'입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대주주 요건을 기존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높였을 때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지금은 주식 재벌 감세가 아니라 대다수 국민에게 공정한 세제 개편으로 조세 정의를 회복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개별 주식을 10억 원 이상 들고 있는 사람은 2만 4천 명으로 많지는 않습니다. 개별 주식을 10억 원이나 들고 있는 부자의 세금을 굳이 깎아줘야 하느냐는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세금을 내는 부자들이 아닙니다. 10억 이상 보유한 부자들은 대주주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팔아 10억원 이하로 보유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이후 연초에 다시 사면 되죠.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8-08
크래프톤 역사상 최대 M&A는 왜 3500억원 손배소송으로 돌아왔나
크래프톤은 지난 상반기에 회사 역사상 최대 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요. 매출은 1조5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033억원으로 9.5%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9일 개최된 크래프톤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는데요. 직전 기간인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 25.9%씩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분기에 매출은 6620억원, 영업이익은 2460억원을 벌어들였죠. 또한 지난 상반기에 건실한 성장세를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NH투자증권, SK증권, DS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들이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를 하향 제시했습니다. "2025년 출시를 예상했던 '서브노티카2', 'PUBG : 블라인드스팟의 출시가 2026년 이후로 지연된 점을 반영했습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신규 IP 확보, 2PP 계약 및 자체 개발 인력 확대 등으로 라인업 확장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확인하긴 어렵습니다" "기존 추정치에 반영했던 신작 일정 변경, 하반기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매출 효율을 기존대비 하향 반영했습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를 하향 제시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그 이유에 대해 공통적으로 '이번 하반기 출시 예정이던 서브노티카2의 출시 지연'을 들고 있는데요. 서브노티카2는 2021년에 크래프톤이 지분 100%를 인수한 미국의 게임 개발사 '언노운 월즈'가 개발하는 서바이벌 액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수중 세계에서 생존하고, 탐험하는 내용의 1인칭 게임이죠. 크래프톤 역사상 가장 큰 인수였습니다
막 오른 천하제일 AI대회, 키워드는 오픈소스-프롬스크래치
한국 제일 AI 선발대회, 'WBL(World Best LLM)'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AI 기업 대부분이 도전장을 냈습니다. 면면을 살펴보면 하정우 AI 수석이 몸담았던 네이버클라우드가 참여했고, 배경훈 과기부 장관의 LG AI연구원도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도 이름을 올렸고 카카오도 보이네요. 업스테이지, 루닛, 모티프테크놀로지 등 신생 도전자들도 있고 학계에서는 과학의 자존심 카이스트가 참가했습니다. 한국에서 라지랭기지모델(LLM) 좀 만들어봤다는 업체들은 모두 참가한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안 보이네요. 삼성전자는 왜 안 보일까요?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구글이 직접 AI 모델을 만드는 부분을 견제하는 측면이 있다. 내부적으로 AI 모델 연구는 진행 중이겠지만, 공개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부담스러울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정부 지원 사업을 두고 스타트업과 경쟁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도 감안이 됐을 겁니다. 네이버, 케이티, SK텔레콤 같은 회사도 사실 정부 지원 받기에는 큰 회사들이기는 하지요. 참가 기업 관계자에게 참가 이유를 물었습니다. 참가 기업 관계자는 "지원을 받아서 나쁠 건 없지만 지원을 받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니 여기에 참가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WBL에 흥미로운 포인트를 몇 개 짚어보며 한국 AI 산업의 속내를 살펴보겠습니다. 토너먼트 방식을 선택한 이유 방식을 살펴보면, 일단 15팀 중에 이번 주 서류 심사를 거쳐 5팀이 탈락합니다. 다음 주에는 대면 평가를 거쳐 추가로 5팀이 탈락하지요. 그렇게 남은 5개 팀이 공식적인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7-25
“벤처 생태계, 고속도로는 깔아놨는데 진출로는 없는 상황”.. 김학균 VC협회장 인터뷰
"지금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를 비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고속도로를 쫙 깔아놨는데 진입로는 많이 만들어놨지만 진출로는 없는 상황과 같아요" "지금 부산까지 갔는데, 서울에서 출발해서 부산까지 갔는데 출구가 없어요" "지금이 그런 상황이거든요" "혁신 생태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없는 거죠"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지난 2월, 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경선으로 치러진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 협회) 회장 선거에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가 당선되자 업계에서는 이변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요. 운용자산 규모 1조원 이상의 대형 벤처캐피탈(VC) 오너 CEO가 회장으로 추대되는 관행에서 벗어나 운용자산 3500억원 규모 중견 VC의 창업자인 김 대표가 회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입니다. 김학균 회장은 4명의 후보 중 유일한 70년대생으로 연령도 가장 젊었죠. 국내 VC업계가 성장하며 협회의 회원사도 200여개사로 늘어났고, 그만큼 회원사들 저마다의 상황과 이해관계도 다양해졌는데요. 김 회장의 선출은 새로운 혁신을 원하는 회원사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새정부의 벤처 정책 함께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취임 6개월차를 맞은 김 회장은 역대 VC협회 회장 중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물로 꼽히는데요. 그의 임기가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현 이재명 정부는 '연 40조원 벤처투자시장 육성', '벤처·스타트업 R&D 예산 대폭 확대', '지방 스타트업 투자 2배 이상 확대' 등 벤처·스타트업 분야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는데요. 그런 만큼 정권 초기에 관련 정책들을 입안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 등 업계 대표자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청취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 역시 정권 출범 이후 국정기획위원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같은 성격의 기구) 관계자들과 수차례 접촉하며 업계의 의견을 활발히 전달하고 있고요. (참조 - 이재명 정부에서 스타트업·벤처투자 시장 어떻게 바뀔까.. 공약 총정리)
카카오엔터는 왜 5천억 가치로 인수한 래디쉬를 4년만에 종료할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중인 영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인데요. 2021년에 약 5000억원(4억4000만달러)의 기업가치로 평가해 수천억원을 지불하고 인수한 지 불과 4년 만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시장에서의 웹툰·웹소설,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같은 해에 현지 웹툰 플랫폼 타파스도 약 6000억원(5억1000만달러)에 인수했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타파스와 래디쉬를 합병해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습니다. "합병을 통해 확보한 북미 최고 수준의 스토리 IP 스펙트럼과 대규모 현지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북미 스토리 IP 사업의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게 합병 당시 카카오엔터측에서 밝힌 청사진이었죠. 하지만 두 회사의 인수로부터 4년, 합병으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사업은 애초 계획만큼 매끄럽게 풀리지는 않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카카오엔터가 래디쉬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배경과 2021년에 고가 인수 논란에도 불구하고 래디쉬에 대한 인수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승윤 래디쉬 창업자의 매각 이후 행보 등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래디쉬의 사례처럼 매각 이후 창업자와 기업·인수자의 행로가 극명히 갈리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인수 4년 만에 서비스 종료합니다 래디쉬는 최근 공지를 통해 오는 12월 31일에 서비스를 종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하반기 동안 세부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한 뒤 연말에 최종적으로 서비스의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영문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는 2016년 이승윤 대표가 창업한 회사인데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유서 깊은 토론클럽인 '옥스퍼드 유니언'의 회장 출신인 이 대표는 졸업 이후 곧바로 크라우드 펀딩 기반 저널리즘 플랫폼인 '바이라인'을 창업했습니다. 이 역시 영미권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서비스였고요. 기자들이 본인이 취재하고 싶은 주제와 대략적인 취재 계획을 올려놓으면 이용자들이 이를 보고 취재비를 후원하는 방식의 플랫폼이었죠. 하지만 바이라인은 재무적으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했는데요.
삼성의 위기는 이재용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었을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3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10년이 걸렸습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시작됐습니다.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500여 일간 수감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수사 범위는 합병 비율 조작, 분식회계, 부정거래, 시세 조종 등의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2020년 9월 기소, 2024년 1심 무죄, 올해 2월 항소심 무죄, 지난 17일 대법원 무죄 확정. 참 지난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죄 판결 이후 보수지와 경제지 등 언론에서는 무리한 기소로 삼성의 발목을 잡은 검찰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있습니다. 다른 일각에서는 재벌에 대해 여전히 관대한 한국 사회를 성토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합법적이었는지는 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건이었습니다. 불법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자본시장의 규율이 정당하게 지켜졌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은 삼성그룹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겁니다.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이제 사법 리스크에서 해방된 이재용 회장이 챙겨야 할 과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려 합니다. 무너진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7-18
네이버·놀유니버스 대표 출신 최휘영이 문체부 장관에 지명된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11일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IT·테크업계는 다시 한번 놀랐는데요. 하정우 AI 미래기획수석,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테크업계 출신, 보다 정확히 말하면 네이버 출신이 이번 정부 요직에 임명된 세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죠. 예산 7조원의 문화체육부는 말 그대로 한국의 문화, 체육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인데요. 관광산업부터 시작해 영화, K-팝, 전통 예술, 출판 등 문화 영역 전반의 정책을 담당하죠. 또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문화체육부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대변인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여태껏 정치권이나 문체부 외부에서 장관을 기용할 때는 문화예술인이나 학자 출신을 등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요. 당장 현 장관인 유인촌 장관만 하더라도 유명 배우 출신이고, 도종환 시인과 이창동 영화감독, 고 이어령 작가 등이 문체부 장관직을 거쳐갔죠. 기업인 출신이 문체부 장관에 임명되는 것은 이번이 첫 번째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최휘영 대표는 IT·테크업계에서의 위상을 따졌을 때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와 필적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역시 네이버(당시에는 NHN)의 대표직을 맡아 '닷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닷컴 매출 1조원 신화'의 주인공이죠. 이번 글에서는 기자 → 네이버 대표 → 52세에 트리플 창업 → 놀유니버스(야놀자 자회사) 대표라는 경로를 거쳐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최휘영 대표는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의 인터뷰를 통해 최휘영 후보자가 장관직에 임명될 시 추진할 정책의 방향을 예측해 보고, 이번 정부에서 IT·테크업계 출신들이 정부 요직에 잇달아 기용되는 4가지 이유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최휘영 후보자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동안 연합뉴스와 YTN에서 기자로 일했는데요. 이후 2020년에 포털 야후코리아의 뉴미디어팀으로 입사하며 처음 IT 업계와 연을 맺습니다. 닷컴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했습니다 야후코리아에서 1년 4개월가량 일한 뒤인 2002년 말에는 네이버의 전신인 NHN의 네이버본부 기획실장으로 이직하는데요.
“솔닥은 더 이상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아닙니다”.. 이호익 대표 인터뷰
원격의료 솔루션 기업 솔닥은 최근 굵직굵직한 정부 지원사업에 잇달아 선정됐는데요. 지난 5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이번 달에도 역시 중기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스케일업 팁스(Scale-up TIPS)에도 선정됐죠. 두 사업 모두 선정 기업에게 적지 않은 금전적,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지만 특히 스케일업 팁스는 지원금액이 스타트업 관련 지원사업 중에서 가장 큰 편인데요. 3년 동안 12억원의 R&D(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죠.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된 중소·벤처기업은 한국벤처투자가 결성한 펀드를 통해 최대 20억원을 투자받을 수도 있고요. 2018년에 설립된 솔닥은 코로나 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부터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렇기에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솔닥이라고 하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아웃스탠딩>과 만난 이호익·김민승 솔닥 대표는 "솔닥은 더 이상 비대면 진료 플랫폼만 하는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솔닥이 여러 정부 지원사업에 연속적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단순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이상의 가치를 증명했기 때문에, 원격의료 솔루션 영역에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고요. 솔닥은 얼마 전 기존 투자자와 신규 참여한 한화투자증권, HLB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등으로부터 유치한 시리즈B 투자금을 바탕으로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주력할 계획인데요. 솔닥의 두 대표를 만나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의 현황과 솔닥의 계획에 대해서 들어봤습니다. 이날 자리에는 두 공동 대표가 모두 참석했는데요. 이호익 대표는 서울 논현동에서 1차 의원을 운영해 온 현직 의사이고, 김민승 대표는 대우인터내셔널과 삼성전자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했던 인물입니다. Q : 최근에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되셨죠? 이 사업은 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나 반도체 쪽 첨단기술 기업들이 주로 선정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플랫폼인 솔닥이 선정돼서 뜻밖이라는 반응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3년 후 50% 사라진다는 석유화학산업, 그때 울텐가
화학 산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말 어렵습니다. 단순히 경기가 둔화돼 어려운 것이라면 버티면 되겠지만, 구조적인 둔화는 버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의외로 큰 한국 화학 산업 세계 4위, 국내 제조업 5위 "화학 공장 좀 줄인다고 큰일이 날까?" 싶지만, 한국 화학 산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화학 산업의 기본이 되는 에틸렌의 한국 생산 능력은 연간 1295만 톤, 세계 시장 점유율은 5.7%로 세계 4위입니다. 한국 산업 중 세계 순위가 이처럼 높은 분야는 드뭅니다. 국내 산업 기준으로도 전체 제조업에서 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철강에 이어 5위입니다. 일반인 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한국이 주로 만드는 화학 기초소재는 일반인이 볼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울산, 여수, 대산 등 산업 도시 중심에 분포해 있어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산업이기도 합니다. 화학 산업이 최소한 먹고 살려면 공장 가동률이 85%는 돼야 합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가동률은 80% 초반까지 떨어졌고, 올라갈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2026년 이후에는 70%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입니다. 화학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입니다. 사용처가 워낙 많다 보니 특정 수요보다 경제 성장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하지만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어, 경기가 좋아져도 반등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정부는 화학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며, 화학산업협회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산업 재편 컨설팅을 의뢰했습니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7-11
제때 돈 주는 B2G 시장.. 상반기 벤처나라 매출 실적을 분석해 봤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벤처나라는 "창업 · 벤처기업의 판로개척을 돕고 성장 토대 구축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2016년 10월에 개설되었습니다. 벤처나라에 등록된 창업·벤처기업 제품은 바로 주문 등을 거쳐 손쉽게 공공기관으로 납품될 수 있습니다. 만약 벤처나라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 얼마 안 되는 금액이라도 일일이 계약을 맺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릅니다. 소액 수의계약이라 할지라도 그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지 경험해본 이들은 알 것입니다. 벤처나라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광역자치단체 등 38곳 추천기관과의 협업 및 업체 직접신청에 의해 기술·품질심사를 거쳐야만 합니다. 지정 작업은 매달 진행되며 한번 지정이 되면 6년간 유효합니다. 지정된 제품은 입찰참가자격, 물품목록번호, 벤처나라 상품등록 신청 등을 거쳐 등록됩니다. 조달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3652개사 2만6618개 상품이 등록되어 있고, 매년 거래액이 증가해 2024년에만 1260억원어치의 상품이 벤처나라를 통해 판매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벤처나라 매출 실적은 어떠했을까요? 조달청 조달데이터허브를 통해 2025년 상반기 거래 내역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먼저 총거래액은 580억원가량입니다. 아무리 정부가 상반기 조기 재정 집행을 위해 노력해도 여전히 하반기에 재정 지출이 몰린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 12월에 조달 금액의 상당수가 몰립니다. 벤처나라 역시 하반기에 상반기 거래금액을 훨씬 능가하는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기업은 12곳이었습니다.
김진환
경기대 산학협력겸직교수
2025-07-10
너도 나도 뛰어드는 스테이블 코인..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데요. 은행, 인터넷은행, 카드사, 간편결제기업, 핀테크기업, 플랫폼, 가상자산 거래소, 게임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패션기업까지 이 시장에 진출할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서비스의 효용성은 더욱더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 금융결제업의 특성상 시장을 선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죠. 국내 1위 간편결제기업인 네이버페이와 역시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두나무( 업비트 운영사)는 협업 방침을 밝혔고요. 스테이블코인이 IT·테크, 그리고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건 조만간 이 시장이 법제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국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된 데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찬성론자인 김용범 전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전 기획재정부 차관)가 새 정부의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도 임명됐죠. (참조 - 해시드에서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김용범 가상자산 업계의 구원투수 될까?) 2021~2022년 NFT(대체불가토큰) 열풍 이후 이처럼 특정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업계 전체의 관심이 쏠린 건 수년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업계 일부에서는 최근의 스테이블코인 열풍이 테마주와 같은 흐름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의 스테이블코인 열풍과 이에 대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개별 기업들의 대응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그럼 먼저 어떤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할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혔는지부터 살펴볼까요? 토스와 토스뱅크가 상표권 대거 출원했습니다 간접적인 선언은 특허청 상표 출원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특허청 특허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해 상표권 출원을 신청한 기업은 23곳, 출원 건수는 275곳에 달합니다.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해서 모두 등록되는 것도 아니고, 상표권을 등록했다고 해서 모두 해당 업종에 진출하는 것도 아니지만 일단 해당 시장 진출을 잠재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는 볼 수 있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의 출원 건수가 48건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금융앱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24건의 상표권을 출원해 그 뒤를 이었습니다.
6000억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자는 늘었는데 운용 VC 지원은 줄어든 이유
최근 국내 VC(벤처캐피털) 업계의 관심은 '2025년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위탁운용사(GP) 선정에 쏠려있는데요. 30개 민간 출자자(LP)의 출자금 2500억원과 모태펀드 출자금 1700억원 등을 합해 모두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벤처펀드의 운용사가 되기 위해 32곳(공동운용은 1개사로 계산)의 VC들이 지원서를 접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정부 재정인 모태펀드보다는 민간 LP들의 출자금을 중심으로 운용된다는 점에서 다른 모태펀드 출자 펀드들과는 큰 차별점을 갖는데요. 일반적인 모태펀드 출자 펀드들의 경우 모태펀드가 전체 출자금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데 비해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모태펀드의 출자 비율이 30%대에 그칩니다. 민간의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정부에서도 펀드에 돈을 대는 민간 LP들에게 우선손실충당, 동반성장평가 가점, 정부 포상 등의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고요. 모태펀드를 담당하는 한국벤처투자에서는 지난달 위탁운용사 지원 접수를 마친 뒤 현재 민간 LP들과 함께 어떤 VC들에게 펀드 출자금을 맡길지를 심사하고 있고요. 지금부터는 2025년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에 출자한 30곳의 민간 기업·기관들은 어떤 곳들인지, 이들로부터 출자금을 받아 펀드를 운용하겠다고 손을 든 32곳의 VC는 어딘지, 그리고 민간 LP들과 특수 관계에 있어서 운용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진골' VC들은 어디인지에 대해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VC가 어떤 규모의, 어떤 목적과 특성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투자 유치를 위한 첫걸음인데요. 그런 만큼 VC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스타트업 대표, 임직원분들께서도 꼭 알고 계셔야만 하는 내용입니다. 30곳 기업·기관들이 2500억원 출자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2025년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민간 LP 30곳의 출자금 2500억원, 모태펀드 출자금 1700억원, 그리고 VC들이 따로 모아 온 출자금 1800여억원을 합해 약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운용사로 선정된 VC들이 정해진 기한 안에 다른 기업·기관들로부터 추가로 출자금을 출자받아야만 개별 펀드 조성이 완료되는 방식이죠. 이번에 출자에 참여한 기업·기관은 모두 30곳인데요. 이들을 그 규모·특성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25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자 기업·기관> (대기업: 3개사) 포스코홀딩스, LX세미콘, GS건설, (중견기업 : 11개사)
한성숙 중기벤처 장관, 예상 못했지만 깜짝 발탁은 아닌 이유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는 지난 5월 네이버 유럽사업개발 대표직에서 물러나 고문직으로 옮겨갔는데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CEO로서 네이버를 이끌다 경영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선 지 3년 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23일 전해진 뉴스는 IT·테크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한성숙 전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평소 정치권과는 접점과 교류가 거의 없어 보였고, 특별히 정치색을 드러낸 적도 없었던 그였기에 그만큼 업계의 놀라움도 컸죠. 깜짝 놀란 건 업계뿐만이 아니었는데요. 국회와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한 전 대표의 장관직 지명 소식에 놀란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장관직 지명 소식이 전해진 이후 몇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요. '한성숙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를 묻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의원실 보좌진들의 전화였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관할하는 국회 상임위원회가 산자중기위였고, 장관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보좌진들의 역할이기 때문이죠. IT·테크업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거물이지만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보좌진들에게 한성숙이라는 이름은 낯설 수밖에 없었죠. "솔직히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에 지명될 거라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일이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새 정부가 들어서고 장관직 인사 작업이 시작되면 이런저런 후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마련인데, 한성숙 장관 후보자는 어디서도 그 이름이 나오지 않았었거든요" "네이버 대표였다는 거 정도야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고, 어떤 인연으로 장관직에 지명됐는지 사전에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 예상하지 못한 파격 인사였습니다 당황한 건 중소벤처기업부 관료들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원래 이렇게 인사 시즌이 되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후보자들의 리스트를 정리해 각 후보별로 세부 프로필을 마련해 두는데 전혀 예상치 못 했던 기업인 출신 후보자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조직 안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죠. 당초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이언주 의원, 김교흥 의원, 오세희 의원 등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 장관이 임명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우세했었죠.
소버린 AI 논쟁 끝내자…SK 4차 퀀텀 점프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4차 퀀텀점프'를 선언했습니다. 무슨 데이터센터 하나 짓는데 대한민국 2위 그룹이 거창하게 4차 퀀텀점프를 이야기하는 걸까요? SK 7조 투자해 국내 최초 AIDC 건설 SK그룹이 이번에 울산에 건설하는 AI 데이터센터는 투자금이 7조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오는 9월에 착공해 2027년 41메가와트를 가동하고 2029년에 최종적으로 103메가와트 전체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고성능 GPU는 약 6만 장이 투입됩니다. 한국에 GPU가 몇장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2023년 정부 조사에서 2천 장에 불과했던 점을 보면, 지금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MS는 약 150만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SK그룹에게 AI 데이터센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SK그룹은 AI 산업 진출을 4차 퀀텀점프로 규정했습니다. SK그룹의 첫번째 퀀텀 점프는 석유화학 산업 진출입니다. SK그룹의 모태는 1953년 설립된 선경직물입니다. 물 세탁이 필요 없는 '닭표' 인조견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고 봉황새 이불감은 국민 혼수품이었습니다. 그러다 폴리에스터 원사 사업을 시작하면서 석유화학 산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모태를 형성합니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6-27
역대급 흥행 서울국제도서전, 굿즈가 주인공이면 어떤가요?
*이 글은 외부필자인 기묘한님의 기고입니다. 역대급 흥행과 본질의 상실. 지난 6월 22일에 폐막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관람객 수는 전년과 비슷한 15만명 수준이었지만, 반응은 확연히 달랐는데요. 얼리버드 티켓이 조기 완판되며 현장 판매가 아예 없었고, 일부 굿즈는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구매조차 불가능할 정도였죠. 하지만 이 지점에서 비판도 적지 않았습니다. 도서전의 주인공은 책인데, 굿즈가 주인공이 된 '서울국제굿즈전' 아니냐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왔고요. 2030 세대에 초점을 맞춘 구성 역시 지적받았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미 예전 글에서 '책의 미래는 굿즈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였고요.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한 서울국제도서전은, 최근 유행하는 '텍스트 힙' 열풍 속에서도 유독 도서전이 더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오늘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 생각을 나눠보려 합니다. (참조 - 6일 만에 100만부.. '텍스트힙'은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차이는 큐레이션에 있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요한(기묘한)
뉴스레터 '트렌드 라이트' 발행인
2025-06-24
BYD는 또다른 헝다가 될 것인가…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초부터 촉발된 중국 전기차 BYD 위기설이 진화 되지 않고 더욱 번지고 있습니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긴 하지만 어쨌든 전 세계 판매 1위 전기차 회사입니다. BYD는 지난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해 413만 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4%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저성장에 허덕이는 업체도 아닌데 BYD는 어떤 문제가 있길래 위기설이 퍼지고 있는 걸까요? BYD 위기설은 중국 전기차 구조조정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중국에는 여전히 수백 개의 전기차 업체가 난립하고 있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 세계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중국 정부도 전기차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고용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 함부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힘듭니다. 선두인 BYD는 후발주자를 고사시키기 위해 혹은 더 빠른 성장으로 격차를 벌이기 위해 무리한 방식으로 고속 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 쥐어짜기, 출혈 경쟁 등을 벌이며 불안한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BYD 위기설을 더 키운 출혈 가격 경쟁 최근 BYD는 오션, 다이너스티 시리즈 등 22개 모델을 대상으로 최대 34%를 할인하기로 했습니다. 매우 공격적인 할인 정책입니다. 소형 전기차의 경우 약 20% 인하가 되는데, 그러면 1000만원 초반까지 가격이 내려갑니다. 준대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씰07은 최대 34% 가격이 하락합니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6-20
하정우 AI수석 임명을 둘러싼 막전막후.. 그의 머릿속에 담긴 3가지 키워드
새 정부의 AI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실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센터장이 임명됐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인공지능에 100조원을 투자해 AI 3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데다, AI 미래기획수석이라는 자리 자체가 처음 신설된 직책이기 때문에 하정우 AI 수석에 대한 국민과 업계의 관심도 높은 편입니다. 하정우 AI 수석에 대한 검색량이 '1000만 배우'인 동명이인 하정우 배우에 대한 검색량을 넘어섰을 정도니까요. 하정우 AI 수석이 직전까지 10년간 몸담았던 네이버의 주가 역시 지난 18일 하루 만에 17.92% 급등하는 등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요. 하 수석의 기용을 계기로 네이버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의 핵심 민간사업 파트너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주된 요인 중 하나죠.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은 직급 자체는 차관급이지만 그 위상과 영향력은 웬만한 장관을 뛰어넘는데요. 대통령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최측근 참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하정우 AI 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AI가 국가 경쟁력과 미래의 존망을 좌우하는 시기입니다. 앞으로 3년, 길면 5년이 AI 시대의 중요한 골든타임입니다" "AI 시대 골든타임에 제가 가진 경험들, 역량들을 충분히 최선을 다해 활용하겠습니다" "저조차도 (처음 AI 수석 기용을) 요청받았을 때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AI 생태계를 탄탄하게 만드는 역량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제가 부족하지만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 이번 기사에서는 하정우 AI 수석의 임명을 두고 대통령실과 정치권의 막전막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하정우 수석과 이번 정부가 그리고 있는 소버린 AI의 청사진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1월부터 임명 직전까지 보도된 하정우 당시 전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센터 센터장의 인터뷰 기사 등을 바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텐센트 이번엔 진짜 넥슨 살까.. 인수설의 3가지 배경
최근 국내 게임·IT 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는 중국 빅테크인 텐센트의 게임사 넥슨 인수설인데요. 텐센트가 약 20조원(150억달러)을 들여 넥슨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가 술렁였죠. 텐센트의 넥슨 인수설은 2019년에도 큰 화제가 됐었는데요. 6년만에 다시 인수설이 재점화됐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텐센트의 넥슨 인수설이 잊을만하면 다시 떠오르는 이유와 텐센트가 보유한 한국 IT·게임사들의 지분 현황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텐센트의 넥슨 인수설을 처음 보도한 건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었는데요. 블룸버그는 지난 12일 익명의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 홀딩스가 넥슨의 인수를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NXC(넥슨 그룹의 지주회사)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 측과 접촉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김정주 창업자의 부인 유정현 이사와 두 자녀 등 유족이 보유하고 있는 NXC의 지분은 67.6%에 달하는데요. NXC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넥슨 재팬의 지분 29.08%를 보유하고 있고, 넥슨 재팬은 다시 한국 법인인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넥슨코리아는 네오플(지분율 100%), 넥슨게임즈(지분율 60%)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고요. 그렇기에 만약 텐센트가 유정현 이사 등으로부터 NXC 지분을 상당량 인수할 경우 텐센트는 넥슨그룹 전체에 대해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죠. 넥슨은 지난해 4조원의 매출과 1조11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한국 최대 게임사인데요. 블룸버그 통신을 필두로 한 언론들에서는 텐센트가 넥슨 인수가격으로 150억달러(약 20조원)가량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텐센트는 부인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텐센트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해시드에서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김용범 가상자산 업계의 구원투수 될까?
새 정부가 앞으로 펼쳐나갈 국정 방향을 가늠하는 가장 확실하고도, 손쉬운 방법은 권력 중심부에 기용되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일인데요. 인사가 만사인 건 정부든, 기업이든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 이재명 정부의 '친(親) 크립토'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입장을 보여온 인물들이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속속 배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단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들 수 있는데요. 정책실장은 비서실장과 함께 대통령실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장관급 직책입니다. 이름 그대로 국정 전반의 정책에 대한 기획과 조율을 총괄하는 자리죠. 정권의 실세라고 봐도 아무런 문제없는 직책이고요. 1986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김용범 정책실장은 2021년에 기획재정부 1차관 직책을 끝으로 물러나기 전까지 35년간 공직 생활을 해온 정통 엘리트 관료인데요. 재직 중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금융정책국장, 부위원장, 그리고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금융정책과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입니다. 2022년 해시드 자회사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그런 그가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선택했던 제2의 커리어는 당시 관가와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전직 고관(高官)이었던 그가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자리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2022년 8월 그는 가상자산 전문투자사인 해시드의 컨설팅·리서치, 기술 자문 분야 자회사인 해시드오픈리서치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해시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조직이죠.
자사주 소각해야 코스피 5000 간다
한국 기업 거버넌스의 본질적인 문제는 대주주가 소액주주의 몫을 뺏는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으면 처벌을 받는데 유독 주식시장에서는 제도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자신의 몫을 빼앗겨도 항변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주식의 가치는 하락하고, 그로 인해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되는 양상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하지요. 대주주가 소액주주의 몫을 빼앗아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자사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사주 소각 공약만 했는데 자사주 많은 기업 주가 급등 이재명 대통령은 '상장사 자사주 원칙적 소각 제도화'를 공약으로 걸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회사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신영증권은 올해 들어 주가가 60% 가까이 올랐는데요. 역대 최고 가격입니다. 신영증권이 유전을 발견한 것도 아니고, AI회사도 아니고 뭐 그리 달라진 게 있을까요? 신영증권은 전체 발행 주식의 53%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체 주식이 100주가 있다고 해보지요. 그 중에 50주를 회사가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고 하죠. 기업가치가 100만원이라면, 주당 가치는 1만원입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절반이 사라지니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두배가 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사주는 대주주가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언제든 활용되던 도구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습니다. 정말 자사주 소각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주가가 두배 올라도 전혀 무리가 아닙니다. 발행주식의 42%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국증권도 올해들어 58% 올랐습니다. 신영증권과 마찬가지 이유지요.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6-13
이재명 정부에서 스타트업·벤처투자 시장 어떻게 바뀔까.. 공약 총정리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는데요. 지난 4일 오전 당선 확정과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됐죠. 171석의 민주당 국회 의석수에 여권에 우호적인 정당들까지 더하면 범여권의 의석수는 189석에 달하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은 이 같은 국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앞으로 국정 전분야에 걸쳐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주요 스타트업, 벤처투자, 첨단산업 육성 정책들을 하나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대선 공약집에는 새로운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추진할 정책 과제들의 청사진이 총망라돼 있는데요. 건물로 치면 설계도와 같은 존재죠. 여러 정책들 중에서도 이념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경제·산업 부문 정책은 공약대로 추진되는 비율이 특히나 더 높은 편이고요.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대선 공약집을 정당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아 직접 읽어보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그래서 저희 아웃스탠딩이 독자님들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집에 담긴 스타트업, 벤처투자, AI·테크 분야 공약만을 따로 추려내 봤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공약들을 소개해 드리기 위해 이번 기사에서는 정책에 대한 평가나 전망은 가급적 배제했습니다. 공약집에 담긴 내용들을 있는 그대로 소개해 드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개별 정책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기대·유발 효과 전망, 실현 가능성과 예산 조달 방안에 대한 냉철한 평가 등은 다음번 기사들에서 차차 다뤄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혁신 생태계 구축과 미래 전략사업 육성 △에너지 전환과 산업 업그레이드 △중소벤처 성장과 과학기술혁신 생태계 △지역 성장과 국토 공간 혁신 △공정과 상생의 시장질서 구축, 이렇게 5개 주요 과제의 수행을 통해 '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대의 국력 세계 5강 국가'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는데요.
이석우 7년 만에 퇴장.. 두나무가 새 대표에 법조인 출신을 영입한 이유
지난 5월 29일 IT업계에는 한 가지 큰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가 사퇴한다는 소식이었죠. 지난 7년간 두나무를 이끌면서 업비트뿐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업계를 이끌어온 '빅맨'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에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관심이 몰렸죠. 이석우 대표의 후임으로는 의류 제조기업 팬코의 오경석 대표가 내정됐는데요. 그는 기업인이기도 하지만 판사와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경력을 갖고 있는 법조인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IT업계와 언론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물이기에 업계에서는 오경석 대표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죠. 이번 기사에서는 이석우 대표가 사임을 발표한 배경과 오경석 대표는 어떤 경력을 밟아온 인물인지, 그리고 두나무가 지금 이 시점에 법조인 출신을 새로운 수장으로 앉힌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오경석 대표는 수년간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감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했고, 현재도 무신사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고 있는데요. 그와 함께 일한 무신사 임직원들이 말하는 그의 개인적인 면모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7년여에 걸친 이석우 대표의 경영 마무리됩니다 이석우 대표는 지난 29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사임 결정을 공식 발표했는데요. "건강 등 일신상의 이유로 인해 7월 1일부로 두나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는 내용이었죠. 대표직 사퇴 이후에도 고문 직책으로 회사에 적을 둘 예정이고요. "제가 일신상의 이유로 인하여 7월 1일부로 주식회사 두나무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두나무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개인적인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신임해 주시고 지지해 주신 송치형 회장님과 김형년 부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대표이사 사임 이후에도 회사에 고문으로 남아 두나무를 위해 일할 계획입니다.
카카오T 콜몰아주기 과징금 왜 취소됐을까.. 판결문 분석
시장을 독점한 플랫폼의 가혹한 착취, 영세한 택시 기사들의 눈물, 택시 가맹 사업을 독점하기 위해 벌인 알고리즘 조작, 돈을 안내면 단거리 똥콜만 주겠다는 카카오의 횡포. 이른바 카카오택시의 '콜 몰아주기 사건'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3월 카카오택시가 가맹택시에게콜을 몰아준 행위가 공정거래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2일 법원은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시정명령 등을 취소하라고 판결을 했습니다. 택시 기사들을 그렇게 착취하며 시장을 교란한 카카오가 무죄라고? 플랫폼의 독과점은 매우 엄중하게 다뤄야 할 주제입니다. 플랫폼은 한번 네트워크 효과가 생기면 독점 구조를 깨기가 힘듭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니 택시기사도 많이 이용하고, 택시기사가 많이 이용하니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상황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만약 카카오T가 택시 시장을 다 잠식하고 택시기사들에게 호출에 대한 수수료를 요구한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부분을 당연히 견제해야지요. 하지만 플랫폼에 대한 견제는 공정거래의 영역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거부하고 기존 사업자의 기득권을 보호하며, 소비자 편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안됩니다. 이번 카카오T 콜 몰아주기 사건을 보면 과연 공정위의 조치 과정 속에 소비자의 자리가 있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사건을 한번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5-30
KB인베 심사역 전원 계약직 전환.. 금융지주 VC들이 ‘미운 오리새끼’가 된 이유
운용자산(AUM) 2조5000억원의 대형 VC인 KB인베스트먼트의 내부 속사정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투자 심사역을 전원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 큰폭의 조직 개편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개편은 윤법렬 대표가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졌는데요. KB증권 에쿼티운용 본부장에서 옮겨온 윤 대표는 변호사 출신으로 기업 컴플라이언스(내부 통제)에 정통한 관리형 CEO로 평가받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이하 KB인베)의 CEO는 지난 1년 사이에 벌써 두 차례나 교체됐는데요. 2018년부터 7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KB인베의 운용자산을 6배나 급증시켰던 김종필 전전 대표는 양종희 회장이 새롭게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몇 달 만에 갑작스럽게 사퇴했죠. VC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23년 말 양종희 회장의 취임 이후 한층 더 강화된 그룹 전반의 리스크 관리 움직임이 KB인베의 조직 운영과 사업 방향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벤처투자업계의 침체기가 수년간 이어지며 금융지주 산하 VC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주 차원의 내부 통제 강화와 조직 쇄신,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번 KB인베 이슈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심사역 전원이 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VC업계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6월 1일부터 기존에는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투자 심사역 전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할 예정인데요. 다만 흔히 '백 오피스'로 불리는 경영기획·인사·총무·회계·IT 등 지원 부서 인원들은 계속해서 정규직으로 일하게 됩니다. 심사역들의 계약 기간은 4년인데요. 계약직 전환에 따라 투자·회수 실적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 하는 인원들에 대한 계약 종료가 가능해졌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배경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 호반항공 되나
호반건설이 한진그룹, LS그룹의 지주사 지분을 취득하며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행동주의 펀드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있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사례는 한국에선 거의 없습니다. 호반건설은 아직은 단순 경영 참여라는 입장이지만, 해당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LS-한진칼의 위협적인 2대주주 호반 호반건설은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 18.4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합치면 20.13%입니다. 호반건설과 지분율 차이는 1.67%포인트에 불과합니다. 호반건설은 LS그룹의 지주사 LS의 지분을 3%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S 구자열 의장 지분율은 1.87%에 불과하지만 44명의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치면 32.11%입니다. 지분율 차이가 많이 나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거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다만 지분 3%를 보유하면 주주총회 소집, 주주제안, 회계장부열람 등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호반그룹의 대한전선과 LS그룹의 LS전선은 특허 소송을 벌였고 LS전선이 이겼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대한전선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을 탈취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조단위 소송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분쟁 와중에 지주사인 LS 지분을 호반이 취득하니 압박을 느낄 만하지요.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202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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