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의 발목을 잡는 창업자 캘러닉의 '지저분한 유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2008년이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게럿 캠프(Garrett Camp)는 택시 타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탄을 하고 있었습니다. 불러도 오지 않고 세워도 서지 않는 택시에 신물이 났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2006)을 봤는데 한 장면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제임스 본드가 차를 몰고 바하마를 돌아다니는데 휴대전화 화면 속 지도에 그의 차가 화살표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움직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미 인터넷 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는 캠프는 생각했죠. 이 화살표 아이콘과 택시 서비스를 연결할 수는 없을까. 때마침 첫 아이폰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앱을 만들 수는 없을까. 택시 회사에 전화할 필요도 없고 얼마나 좋을까. 무엇보다, 007처럼 멋져 보일 수는 없을까. 그는 만나는 친구마다 이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우버의 전 CEO 트래비스 캘러닉이었습니다. 우버의 첫 번째 버전인 우버 택시(UberCap)는 이렇게 시작이 됐습니다. 싸움닭 CEO 캠프와 캘러닉은 이 사업이 기득권을 가진 택시 업계와의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싸움에서 절대로 지지 않는 ‘싸움닭’이 스타트업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동의했습니다. 그렇게 CEO는 캘러닉의 몫이 됐습니다. 이런 캘러닉의 싸움닭 기질은 초기에 우버의 비약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