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클라우드 대전' : 아마존 vs. MS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과장을 조금 많이 보태면 미국 사람들 중에는 시애틀이 캐나다 땅인 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만큼 북서쪽의 변방이라는 얘기겠죠. 하지만 바로 이 시애틀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글로벌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보잉이 있습니다. 요즘 737-맥스 기종의 결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제조업체죠. 보잉의 본사는 시카고로 이사 갔지만 원래 본사는 시애틀이었고 지금도 보잉의 제일 큰 공장은 시애틀 북쪽의 에버렛이라는 도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인 만큼 일자리가 많아서 사실상 시애틀의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애틀 동쪽 근교 레드몬드에 본사가 있고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벅스와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기업인 아마존도 시애틀에 기반을 두고 있죠. 이 밖에도 유통업체 코스트코와 미국 3위의 이동통신사 T모바일, 온라인 여행기업 익스피디아도 시애틀 쪽에 본사가 있습니다. 미국 북서쪽 구석의 한가로운 도시 치고는 글로벌 기업의 밀도가 아주 높다고 할 수 있죠. 제조와 IT, 유통까지 산업 분야도 다양합니다. 이렇게 유명 기업이 많지만 그동안 시애틀에 기반을 둔 글로벌 기업 중 대놓고 경쟁을 벌인 기업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말이죠. 그런데 요즘 MS와 아마존이 그야말로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PC 운영체계 윈도로 유명한 MS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왜 경쟁을 할까요. 둘 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념조차 낯설던 2006년 시작돼 지금은 아마존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부문으로 성장했습니다. MS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가 취임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극적으로 밀기 시작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