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병 걸린 창업자와 말 안듣는 직원들
"저는 부동산앱 운영업체 '큰손'의 디자인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소라라고 합니다" "요즘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회사 대표님이 잡스병에 걸렸다는 겁니다" "잡스병이 뭐냐고요?" "언론과 대중문화에 묘사된 스티브잡스는 폐쇄적이고, 신경질적이고, 독선적이지만 경영 및 제품기획에 관한 천재성을 지녔고 매사 굉장한 추진력을 보였잖아요" "이걸 어설프게 따라하고 있다는 거죠. 능력도 안되면서 말이죠" "업무지시와 관련해서는 배경과 당위성에 대한 설명없이 '빨리 해라', '일단 해라' 독촉하기만 해요" "제가 봤을 때 대표님은 말로만 '이노베이션', '크리에이티브', '엣지'를 외치지,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거든요" "전문가와 실무진을 존중하고 위임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죠" "이걸 왜 하는지 납득이 안된다는 말을 조금 돌려서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이에 대한 답은?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 그냥 하랍니다" "자기가 디자인은 잘 몰라도 서비스 감과 고객니즈는 빠삭하니 시키는대로 하면 된대요" "에고.. 방향 자체가 잘못됐는데.. 사실 뭐 대표님이 바쁜 건 압니다" "하지만 쓸데없이 회의하는 시간, 투자자와 언론 만날 시간을 조금만 빼도 좀 더 상황이 나아질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