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의 묘미, 요즘 너도나도 제휴마케팅을 하는 이유
*이 글은 외부필자인 이성길님의 기고입니다. #무한도전X1박2일 # 복서X레슬러 종영된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수많은 짤이 돌아다니는 2000년대 대표 예능프로,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콜라보 방송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1박2일'을 담당했던 나영석 PD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두 간판 예능의 콜라보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다른 방송국과 콜라보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양 방송국의 의견으로 실제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성사되었으면 개성 강한 두 예능의 세계관과 세계관이 만나 소위 대박이 났을 콘텐츠였는데 아쉬움이 남네요. 더 옛날얘기를 해볼까요? 1976년 6월, 당대 최강의 권투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프로레슬링의 전설 안토니오 이노키의 이종격투기 대결이 있었습니다. 복싱이냐 레슬링이냐! 지구촌은 희대의 대결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34개국 생중계 14억명 이상이 경기를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화제성은 컸지만, 결과는 최악의 졸전으로 끝났습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슬라이딩킥을 날린 이노키가 그대로 드러누워 버렸기 때문이죠. 복서의 펀치 테크닉을 당해낼 수 없었던 레슬러가 땅에 누워 버리자, 그라운드의 상대를 공격할 수단이 없는 복서 역시 별다른 수가 없었고 그렇게 15라운드가 지나갔습니다. 복서와 레슬러의 역사적 대결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실제 경기 내용은 차치하고, 왜 이 경기가 14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청할 만큼 관심을 끌 수 있었을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이종 간의 대결이 만드는 화제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종합격투기가 전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했지만 당시에는 서로 다른 종목의 선수가 이종 대결을 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 접하는 복서와 레슬러의 대결에 많은 관심을 보낸 것이며, 서로 다른 이종 간의 만남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주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