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 첫 수출의 의미…AI 붐에 심각한 공급부족
한국이 드디어 가스터빈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의 한 빅테크 기업과 380메가와트(MW)급 가스터빈 2기를 내년 말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다섯번째 가스터빈 생산 국가, 한국 현재 가스터빈을 독자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뿐입니다.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리는 가스터빈은 GE 버노바, 지멘스, 미쓰비시 등 3개 기업이 세계 시장의 85% 이상을 장악한 독과점 산업입니다. 한국은 2013년부터 두산이 1조 원, 정부가 600억 원을 투자해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6년간의 기술 축적 끝에 2019년 국산화에 성공했지요. 만들었다고 팔리는 건 아닙니다. 가스터빈은 1500도 이상의 고열과 고압을 견디는 소재·정밀 주조·열차폐 코팅·제어 알고리즘까지 복합적인 기술이 집약된 설비입니다. 고열·고압을 견디기 위해 강한 소재로만 만들 수도 없습니다. 열을 견디려면 블레이드 표면에 수천 개의 미세 구멍을 뚫어 공기를 불어넣는 '에어커튼' 구조로 열차폐를 해야 합니다. 정밀한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지요. 워낙 고급 기술을 요하다보니 블레이드 한 개의 가격이 중형차 한 대 수준인 3000만~4000만 원에 이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스터빈은 복합화력 발전소에 들어갑니다. 가스와 압축공기를 담아 폭발시킨 힘으로 가스터빈을 돌립니다. 가스터빈을 돌리고 난 배기가스의 온도도 500도가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