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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조선일보에서 국제경제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조선 편집장, 위클리비즈 산업팀장, 산업부 자동차산업 담당, 국제부 데스크 차장 등으로 일했습니다. 저서로는 ‘왜 다시 도요타인가’(2016년), ‘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2018년), 번역서로는 ‘디트로이트의 종말’(2004년) 등이 있습니다.
'WFA 시대'로 가는 길에 수많은 부의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줌 붐'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의 매출 신장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줌의 지난 3월 1일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20년 4분기(2020년 11월~2021년 1월)까지 3분기 연속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 성장했습니다. 연간(2020년 2월~2021년 1월) 매출은 4배 이상 증가한 26억5000만달러(약 3조원)였습니다. 일시적 증가가 아니라 코로나 이후 꾸준하게 급성장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이런 비대면·온라인과 관련된 산업의 성장 즉 ‘줌 붐(Zoom Boom)'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줌 붐에서도 알 수 있듯, 코로나가 지속되든 끝나든 ‘WFA(Work From Anywhere)’ 트렌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잘 찾으면 더 많은 기회가 WFA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 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가 작년 말에 재택근무가 가능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70% 이상이 재택근무 중이었으며, 절반 이상이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미 통계가 증명하고 있기도 하지만 WFA 트렌드가 코로나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가 확산되기 1년도 더 이전인 2019년 9월 손태장 미슬토 회장을 싱가포르에서 인터뷰하며 얻은 인사이트 때문이기도 합니다. 손태장 회장이 사무실을 없앤 이유 재일 교포 3세인 손태장 회장은 일본 최고 부자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의 친동생으로 열다섯 살 터울입니다. 손태장 회장은 자수성가한 재외동포 사업가 가운데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최원석
13일 전
이 회사들이 직원에게 부업을 권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조직에 속한 사람의 부업(副業) 문제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속한 기자 직군도 어느 정도 포함되겠지만, 많은 일들이 유무형의 무엇인가를 만들어 다른 이에게 알리고 전달하고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일이지요. 그럴 때 항상 논란이 되는 게 어떤 조직에 풀타임으로 소속돼 있을 경우의 부업 혹은 겸업입니다. 특히 최근처럼 코로나로 사회활동이 크게 줄어들고, 사람끼리의 대면 빈도도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또 직종에 따라서는 이미 1년 넘게 ‘회사로 출근’하는 일이 거의 사라진 경우도 있지요. 이전보다 급여와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분도 있을 테고요. 또 비대면으로 인해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게임·IT·개발 등의 분야에서는 반대로 풀타임 인력을 구하지 못해 다른 조직에 속해 있더라도 부업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애타게 찾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을 개인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업무 영역 혹은 소득을 넓히는 방법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만, 조직의 입장에서 볼 때도 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요. 직원이 조직에 속한 일 이외의 새로운 일을 함으로써 개인은 물론 조직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을 겁니다. '투잡' 권하는 샤넬 대표적인 예로 세계 최고의 패션회사 중 하나인 ‘샤넬’을 한번 얘기해 보죠. 샤넬의 창업자 코코 샤넬은 관습을 깨는 옷을 만들어 세계 여성을 사로잡았죠. 새로운 관점과 사고방식을 의상으로 구현해낸 크리에이터이자 장인이었습니다.
최원석
27일 전
공유경제와 소유경제, 극단만이 살아남는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무엇인가를 온전히 내 소유로 만드는 일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입니다만, 이런 추세에도 살아남는 ‘소유경제’는 존재합니다. 기존엔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분야까지 공유경제가 확대되는 한편, 없어질 것 같던 분야에서 오히려 소유경제가 부활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공유·구독과 소유경제 모두 극단으로 가면 살아남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양극화 경향을 최근에 나온 두 가지 뉴스를 통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하나는 고급패션 의류에서도 구독경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작년 미국 음악시장에서 1986년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엘피(LP·레코드판) 매출이 CD 매출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고급패션 의류의 구독경제부터 말씀드릴게요. 원래 패션은 온라인 판매나 구독경제가 쉽지 않은 분야로 평가됐었지요. 최근 몇 년간 아마존과 SPA(패스트패션) 업계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지만, 여전히 옷은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이고요. 특히 고급패션은 온라인·구독경제가 장악하기 어려운 마지막 보루쯤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도 구독경제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3월2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백화점 대기업인 J프런트리테일링이 이달 내로 고급 여성의류의 구독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월 1만1000엔(약 11만5000원)만 내면, 해외 명품브랜드 등의 고가 여성의류를 매달 3벌까지 빌려 입을 수 있습니다. 일본 유통 대기업에 의한 의류 구독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백화점 방문객이 줄어드는 가운데, 백화점 주력상품인 고급 여성의류 분야에서도 소유가 아닌 공유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죠. 이번 구독서비스는 J프런트 산하의 다이마루·마쓰자카야(大丸·松坂屋) 백화점이 담당합니다.
최원석
2021-03-10
스튜디오 지브리는 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는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거장인 동시에,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기업가이기도 하죠. 1985년에 동료 감독 다카하타 이사오(高畑勲), 프로듀서 스즈키 도시오(鈴木敏夫)와 함께 지브리를 세웠습니다. 지브리는 대규모 인력을 정직원으로 고용한 기업이었기 때문에 매출과 수익을 꾸준히 내야 했지요. 이를 위해 미야자키·다카하타 같은 스타 감독의 작품이 계속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습니다. 게다가 미야자키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후계자 찾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미야자키 이후에도 스타급 감독이 계속 나와주지 않으면 지브리 같은 대형스튜디오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브리의 후계자 찾기, 미야자키 이후를 책임질 리더를 찾는 일은 실패했습니다. 지브리의 주력인 제작팀이 2014년 해체되고 말았으니까요. 그럼 지브리는 왜 후계자를 찾지 못했을까요? 여기에서 기업들이 깊이 생각해볼 문제가 나옵니다. 어떻게 최적의 후계자를 찾아 회사를 오래 지속시키고 더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일 테구요. 조직에 속한 직원, 혹은 크리에이터 입장이라면 조직 내 성장, 혹은 개인적 성취를 위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되겠네요. 이 주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오랜만에 ‘바다가 들린다(海がきこえる)’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최원석
2021-02-22
'전기차 시장의 넷플릭스'가 돼 가는 테슬라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넷플릭스’가 된다는 게 무슨 말인가 싶을 겁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용자 경험’의 경쟁력입니다. 고객이 계속 그 서비스 플랫폼에 머물고 계속해서 만족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죠. 뛰어난 콘텐츠를 많이 구비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시작은 사용의 편리함이었을 겁니다.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는 것, 고객을 괴롭히지 않는 것, 그들이 계속해서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죠. 기업으로서 당연히 추구해야 할 가치이지만, 놀랍게도 많은 기업들이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그것 말입니다. 즉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고객이 전기차를 사용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테슬라가 경쟁사 전기차의 도전을 이겨낼 가능성이 높은 이유도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에 있습니다. 영어로는 심리스(seamless)하다고 표현하지요. 말 그대로 이음새·봉합선이 없거나 그것을 소비자가 잘 느끼지 못하도록 매끄럽게 처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비자가 전기차를 사용할 때 뭔가 돌출되는 불편함, 또는 서비스가 이어지다 중간에 탁 걸리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넷플릭스로 돌아가 봅니다.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시청할 때 심리스한 사용자 경험이 얼마나 강조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많은 콘텐츠·통신사·공중파 플랫폼들이 넷플릭스를 무너뜨리려 시도했는데도 여전히 그들이 굳건한 이유의 핵심이 여기에 있으니까요.
최원석
2021-02-10
'블레이드 러너'가 예측하지 못한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미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SF영화의 걸작 ‘블레이드 러너’(1982)는 내용뿐 아니라 시각적 완성도로도 유명합니다. 당대 최고 스타일리스트와 특수효과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었고요.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묘사로 지금까지도 회자되지요. '블레이드 러너'가 예측하지 못한 것 그런데 이 영화를 살펴보면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설정이 눈에 띕니다. 하나는 너무 성급히 예측해 실현되지 않은 것, 다른 하나는 발전 속도를 과소평가해 설정이 어색해 보이는 것입니다. 너무 성급히 예측해 실현되지 않은 것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스피너(spinner)’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2019년 로스앤젤레스인데요. 영화에선 40년 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보급됐을 것으로 묘사되지만, 결과는 여러분이 보시는 대로입니다. 스피너 같은 탈 것은 없지요. 중국의 이항(Ehang) 같은 회사가 개인 비행체를 내놓고 있고, 현대·GM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도 비슷한 탈 것을 내놓겠다는 생각이지만, 아직까지는 시범사업 혹은 계획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미래에 어디까지 발전할지를 과소평가해 영화 속 설정이 어색해 보이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바로 디스플레이입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브라운관을 사용합니다.
최원석
2021-01-25
일본 공중파 아나운서가 유튜브에 BTS 댄스 영상을 올린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일본의 한 아나운서가 BTS의 ‘다이너마이트’ 댄스를 커버한 유튜브 영상이 크게 히트했습니다. 민영 공중파 방송국인 후지TV의 나가시마 유미(永島優美) 아나운서가 2020년 12월 29일 후지TV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인 ‘메자마시TV’의 유튜브 공식 채널에 댄스 커버 영상을 올린 것이었죠. 2021년 1월 12일 현재, 보름 만에 조회수가 360만회를 넘었습니다. 일반 아나운서 실력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 높은 춤이 입소문을 탄 데다, 인터넷에 관련 기사까지 실리면서 조회수가 치솟았습니다. ‘메자마시TV’도 8개월쯤 전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출연진이 총출동해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지요. 유튜브 진출하는 일본 방송국들 2020년부터 일본 공중파 방송국도 프로그램마다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게 붐입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TV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유튜브 등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메자마시 TV’ 유튜브 구독자는 현재 11만명으로 꽤 분전하고 있지만, 매주 올라오는 동영상의 편당 평균 조회수는 10만건을 넘지 못하는 형편이죠. 나가시마 아나운서가 올린 ‘다이너마이트’ 댄스 커버 영상의 조회수는 이 프로그램의 모든 유튜브 동영상 가운데 비교 불가 수준입니다. 나가시마 아나운서는 올해 30세로, 입사 4년 만인 2016년에 후지TV 간판 프로그램인 ‘메자마시TV’의 7대(代) 메인 캐스터에 올랐습니다. 2020년 말 일본 오리콘에서 조사한 ‘좋아하는 여성 아나운서’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되는 등 후지TV의 얼굴 중 한 명이지요.
최원석
2021-01-12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잘한 것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0년 12월 11일 미국의 로봇개발 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지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지분 80%를 8억8000만달러(약 970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출자 비율은 현대차가 30%, 현대차그룹 산하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20%, 산하 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가 10%인데요. 흥미로운 것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개인 돈으로 20%를 출자했다는 겁니다. 로봇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려고 개인 출연을 결정했다는 게 현대차 설명입니다. 이 회사 인수는 올해 그룹 회장에 취임한 그의 첫 인수 안건이지요. 본업인 자동차뿐 아니라 첨단 분야에 도전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건 잘한 것일까요? 이 얘기에 앞서 우선 보스턴다이내믹스 이력을 얘기해 보죠. 1992년 MIT 대학벤처로 설립됐고, 미 국방성 지원을 받아 이족 보행 로봇 등을 개발해 왔습니다. 구글이 2013년에 인수했다가 2018년에 소프트뱅크에 팔았지요. 로봇 제어 부문 기술력이 높지만, 아직까지 연구개발 중심이어서 수익사업을 찾지 못했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구글에서도 수익사업 찾지 못했고, 소프트뱅크도 찾아보려 무던히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 2020년 말에 현대차로 다시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 주요 성과 중 하나를 꼽자면, 유튜브 동영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2족, 4족 로봇이 걷고 뛰고, 장애물을 넘고, 텀블링하고, 문을 여는 등 다양한 행동을 하는 영상이 인기입니다.
최원석
2020-12-28
테슬라, 생산량에서도 '퀀텀 점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9월 자사의 배터리 관련 신기술 발표 행사인 ‘배터리데이’에서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네, 200만대가 아니고, 2000만대입니다. 도요타나 폴크스바겐 같은 기존 업계의 최강자들도 각각 연간 1000만대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요? 테슬라가 자율주행·모빌리티서비스뿐 아니라, 기존 자동차회사들의 주종목인 제조에서도 혁명적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자동차 업계 상식으로는 테슬라가 10년 뒤인 2030년에 연간 2000만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테슬라는 2019년에 고작 37만대를 만들었고요. 올해 예상 생산량은 50만대 정도입니다. 테슬라가 연간 2000만대를 만들려면 불과 10년 만에 생산량을 40배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증산(增産)하다’는 의미로 ‘램프 업(ramp up)’이라는 말을 즐겨 쓰는데요. 원래 ‘램프’라는 단어는 높이가 서로 다른 도로와 도로 사이를 이어주는 경사로를 의미하지요. 즉 빙빙 돌아 경사로 올라가듯 서서히 생산을 늘려나가는 느낌입니다. 즉 자동차 업계에서 증산은 점진적인 것이지, 갑자기 튀어오르는 법이 없습니다.
최원석
2020-12-14
아이폰12 부품 4분의1을 삼성이 만들었다는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삼성에게 애플이 스마트폰시장의 최대 경쟁자이자 최대 고객이란 것은 잘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미묘한 관계가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지 십수년이 흐른 지금도 전혀 깨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팀 쿡은 애플 CEO일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 전문가입니다. SCM의 기본은 한 부품업체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삼성 부품 의존도가 낮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올랐습니다. 애플 최신 제품인 아이폰12를 뜯어보고 얻은 결과입니다. 11월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분해분석 전문업체인 포멀하우트 테크노솔루션즈 (Fomalhaut Techno Solutions)를 통해 아이폰12 테어다운(teardown)을 했습니다. 테어다운은 경쟁사에서 나온 신제품을 샅샅히 뜯어 성능과 가격 경쟁력 등을 분석하는 일입니다. 자동차나 전자 업계에서는 늘상 하는 일이지요. 이에 따르면, 아이폰 12의 부품 가운데 한국산 비중은 27.3%(가격 기준)였습니다. 아이폰11과 비교해 9% 포인트 상승해 일본과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삼성의 OLED 패널이 채용됐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포멀하우트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12 기본형(64기가) 부품 원가는 373달러(약 41만원)입니다.
최원석
2020-11-30
'전자 → 콘텐츠 → 구독' 소니의 변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소니 주가가 11월 들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1월 4일 소니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장중 2% 넘게 오르며 주가가 9010엔을 찍었습니다. 9000엔을 넘기며 200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요. 올해 저점(5297엔)보다 68%가량, 연초 대비로도 20%가량 높습니다. 물론 가정용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 출시를 앞두고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진 것이 큰 이유였는데요. 플레이스테이션 5 출시로 올해 소니의 게임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입니다. 2013년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4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콘솔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컸지요. 소니의 실적 소니의 최근 매출·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전체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올 상반기(일본 기준 4~9월) 영업이익의 42%가 게임에서 나왔지요. 매출에서는 게임과 전자제품이 각각 24%로 가장 크고, 반도체(13%), 영화(12%), 음악(10%)이 뒤를 이었습니다. 게임 등 콘텐츠 부문의 실적이 오르면서, 소니의 전체 실적도 크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소니가 지난 10월 28일 발표한 2020 회계연도 실적에 따르면 (2020년4월~2021년3월, 소니는 3월 결산법인) 연결 순이익이 전년보다 37% 증가한 8000억엔(약 8조4600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최원석
2020-11-16
전기차 시대, 독일차들의 독보적인 주행성능 우위가 사라지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배출가스 제로인 전기차의 보급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선진국 중심으로 자동차 환경규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또 전기차와 자율주행기술은 함께 가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 역시 전기차의 미래를 밝게 해주죠. 그런데 전기차의 특징은 이 두 가지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주행 특성이 다릅니다. 이런 전기차의 주행 특성이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전망해 보겠습니다. 오로지 주행성능 관점에서만 풀어보려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승차감·주행감이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스티어링휠과 가속페달·브레이크페달을 조작했을 때 운전자가 원하는 대도 차가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중요한 것은 내가 의도한 대로 매끄럽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조금 어렵게 얘기하면 리니어(linear) 즉 선형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움직임이 불규칙하게 끊기거나 거칠어지는 일이 있으면 안 되지요. 또 고속주행 중 핸들을 급조작을 했을 때 차가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또 원상태로 빨리 회복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원석
2020-11-02
디지털카메라 시장으로 본 내연기관차의 5단계 종말 시나리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스마트폰에 밀려 축소되던 디지털카메라(디카) 시장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는 건 더 이상 뉴스도 아닙니다.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세계 디카 판매대수는 48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7% 수준에 그쳤습니다. 원래도 꾸준히 줄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한 외출 자제령이 확산되면서 직격탄을 맞았죠. 작년엔 그래도 1522만대가 팔렸는데요. 이대로 가면 올해는 작년의 절반인 700만~800만대로 떨어져, 1999년 디카 태동기 이후 처음으로 연 1000만대가 무너질 게 확실합니다. 그런데 디카의 종말에는 흥미로운 구석이 있습니다. 디카시장의 소멸 과정이 테슬라의 약진 이후 내연기관차가 겪을 미래에 상당한 시사점을 주기 때문입니다.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2007년 12월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피처폰 시장은 급격히 무너집니다. 피처폰의 거인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부가 공중분해되기까지 채 5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참조 - 기존 자동차업계가 테슬라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레거시 코스트') 잘 생각해보면 스마트폰과 피처폰은 동시에 가질 필요가 없는 완벽한 대체재입니다.
최원석
2020-10-19
손정의는 왜 ARM을 젠슨 황에게 내줘야 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는 것을 보고 무척 혼란스러웠습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孫正義· 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은 2016년 ARM을 무려 320억달러 (약 37조원)에 인수하면서 “바둑으로 치면 30수 앞을 내다본 것”이라며 엄청난 의미를 부여했었지요. 그런데 불과 4년 만에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 패권을 노리는 미국 엔비디아에 ARM을 팔아버린 것입니다. 물론 소프트뱅크로서는 최근의 자금난을 해결할 필요도 있었겠지요. 딜 자체도 나쁘진 않습니다. 소프트뱅크와 엔디비아가 합의한 ARM의 가치는 400억달러(47조원)로, 2016년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가격을 10조원이나 웃돕니다. 소프트뱅크로서도 크게 남는 장사이니 이런 딜을 외면하긴 어려웠겠죠. 하지만 저로선 손정의 회장이 이렇게 허무하게 ARM을 판 것에 대해 의문과 함께 어떤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 1년 뒤였던 2017년, 손 회장을 도쿄 시오도메(汐留)의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인터뷰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참조 - "IQ 1만 컴퓨터' 시대 온다" 손정의의 200조원짜리 꿈) 손정의는 왜? 당시 그는 AI와 사물인터넷(IoT)에 투자하는 1000억달러짜리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운용하려던 참이었죠.
최원석
2020-10-05
일론 머스크와 헨리 포드의 공통점 '수직통합'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테슬라 제국’의 비밀 중 하나로 사업의 ‘수직통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수직통합이라는 말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다한다는 겁니다. 테슬라는 소비자에게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서 전기차를 만들고 있지요. 물론 지구 환경을 위한다는 대의(大義)도 중요하지만, 사업적으로는 차량 판매 수익금보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한 수익에 중점을 둔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테슬라는 소비자 → 운영체제 → 클라우드센터 → OTA(Over The Air·무선 업그레이드) → ECU(Electronic Control Unit·전자제어 유닛) → AI반도체 → 전기차 → 충전소 → 통신 등의 전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수직통합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애플이 자신들만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생태계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았듯이, 테슬라도 이런 폐쇄적 수직통합 구조를 통해 고객을 더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만 모든 사용자 경험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다른 자동차회사들은 어떨까요? ‘전기차’만을 만들 뿐입니다. 테슬라의 수직통합구조에서 본다면, 기존 자동차회사들은 이 구조의 한 부분만을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전기차에서조차도 테슬라처럼 높은 수준의 무선업그레이드와 중앙집중식 전자제어가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 서둘러 설계를 바꿔 따라가는 중이고요.
최원석
2020-09-21
기존 자동차업계가 테슬라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레거시 코스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글에서 ‘테슬라의 전기차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업계가 마음만 먹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쪽으로 설명을 드렸지요. 그 이유는 자동차 업계의 전장(電裝·전자장비) 전문가들이 모여 테슬라 차량을 뜯어본 결과, 테슬라의 ‘통합 전자 플랫폼’이 얼마나 앞선 기술인지를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2025년을 지향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 플랫폼을, 테슬라는 이미 2019년에 나온 모델3 차량에서 구현하고 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참조 - 테슬라의 진짜 경쟁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 자동차업계도 테슬라처럼 전기차를 움직이는 고성능 컴퓨터처럼 만드는 것이 자동차의 미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테슬라를 잡기 위해서는 테슬라보다 더 뛰어난 전자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 자동차업체가 테슬라의 장점도 모두 파악했고,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방향도 다 알고 있지만, 테슬라를 추격하는 게 왜 어려운지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마침 회사의 한 후배님도 제게 묻더군요. “선배, 테슬라가 그렇게 대단한가요? 다른 회사는 그걸 못 하나요? 왜 못 따라가나요? 따라가는 게 그렇게 어렵나요?”라고요. 제 대답은 “기존 업체가 테슬라를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였습니다.
최원석
2020-09-08
테슬라의 진짜 경쟁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테슬라의 진짜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전기차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테슬라 차량의 성능은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라고요. 정말 그럴까요? 전기차라는 ‘하드웨어’ 중에서도 눈에 보이는 부분만 따지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차체 설계와 조립·마감 능력은 기존 자동차회사들이 더 뛰어날 테고요. 배터리와 모터 등은 어차피 외부에서 가져다 쓰면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전기차 하드웨어의 경쟁력은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는 게 뭘 의미할까요. 그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분석한 사례가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전문지 ‘닛케이 오토모티브(Nikkei Automotive)’가 몇 달 전 테슬라 최초의 본격 양산차인 ‘모델3’를 뜯어 분석한 뒤 발간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닛케이 오토모티브의 차량 분석팀이 모델3를 분해해 보고 가장 놀란 것은 차량에 탑재된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의 높은 완성도였습니다. 테슬라에서는 이 플랫폼을 ‘하드웨어 3.0’이라 부르는데요. 일본의 한 자동차회사 엔지니어는 하드웨어 3.0을 들여다본 뒤 “우리 회사는 이렇게 만들 수 없다. 우리보다 최소 6년 앞섰다”면서 백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최원석
2020-08-24
테슬라 모델3 시승기 : 26년간 몰아왔던 내연기관차가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테슬라가 한국의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내연기관(가솔린·디젤)차를 좋아하며, 지난 26년간 수많은 내연기관차를 몰아온 일간지 자동차기자 출신으로서 말입니다. 테슬라의 안쪽에 어떤 것들이 숨어 있는지, 한국 산업 전반에 주는 ‘테슬라 쇼크’가 왜 엄청난지, 그리고 왜 지금이라도 우리가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테슬라의 보급형 양산차 ‘모델3’의 시승기를 써보겠습니다. 최근에 사흘간 몰아보면서 여러 각도로 시험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모델3를 타본 느낌과 장단점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지난 26년간 아주 많은 내연기관차 즉 가솔린·디젤 엔진으로 구동되는 차를 타 보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차를 좋아했고, 또 꽤 오랫동안 자동차 취재를 했기 때문에 시승 기회도 많았습니다. 최고 출력이 400~500마력 정도 하는 고성능차도 숱하게 몰아보았지요. 그런데 모델3를 몰아보고,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수많은 내연기관차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슈퍼카급 가속력 몰아본 차는 모델3 퍼포먼스 모델이었습니다. 모델3는 국내에서 스탠다드, 롱레인지, 퍼포먼스 등 3종류로 판매되는데요. 퍼포먼스는 이 가운데 가속력이 가장 좋은 차입니다.
최원석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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