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실패한 무인매장.. '자판기 왕국' 일본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여러분은 무인 매장을 이야기하면 어디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2018년 1월 미국 아마존이 자사 시애틀 본사 1층에 오픈한 '아마존 고(Amazon GO)'가 아닐까 싶습니다. 매장 내 설치된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가 매장 직원을 대신하여 제품과 소비자를 추적하고 소비자는 그저 제품을 들고나가기만 하면 결제까지 자동으로 완료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에 AI를 활용하여 고객의 성향까지 파악하는 말 그대로 최첨단 무인 매장이 등장했던 것인데요. 당시 아마존 고의 등장은 전 세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은 물론 기대감도 한몸에 받게 되었고, 아마존은 아마존 고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는 슈퍼마켓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를 잇따라 개장하며 단순 편의점 수준을 넘어 과일, 채소, 고기 등을 두루 갖춘 완벽한 무인 매장의 미래를 예고하기도 했죠. 어떤 소비자가 다른 이가 보고 있지 않는다고 특정 제품을 주머니에 넣고 그냥 나가려고 해도 매장 내 설치된 수많은 AI 카메라를 통해 빠짐없이 비용이 청구되도록 모니터링되어 무인 매장이 갖는 근원적 맹점을 제거했기에 혁신 매장으로 각광받은 것과 더불어 향후 일자리 소멸도 불러올 거라는 우려까지 여러모로 높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의 미래로 각광받으며 2021년까지 3000곳으로 매장을 확장하겠다는 당초 의지와는 달리 아마존은 2023년 3월 말 시애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당시 미국 내 운영 매장 31곳의 약 25%에 해당하는 8곳의 매장 운영을 공식적으로 중단하며 세간의 기대치와 달리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아마존 고의 철수 이유로는 매장의 대형화에 따른 높은 기술 구현 비용, 카메라나 센서를 통한 신선식품 판독의 한계와 함께 표면적으로는 AI 기술의 산물로 홍보되었으나 이미지 라벨링과 거래 수작업 등에 인도 등지에서 수많은 인력을 동원하며 오히려 노동력 의존도가 올라가는 등 높은 매장 운영 비용과 내부 카메라가 나를 지켜본다는 느낌에 따른 고객 만족도 저하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며 수익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 전반적인 평가였는데요. 한마디로 신기한 매장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아마존 고의 등장은 사업자들로 하여금 무인 매장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한순간에 불러온 것과 동시에 기술 기반의 편의성 증대보다는 만족도 증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라고 하는 매장 운영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아마존 고가 당초 기대만큼 성공하지는 못했더라도 여러 가지 시대적 상황이 기업들로 하여금 무인 매장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최근 저출산 고령화 흐름 속에서 일손 확보가 워낙 큰 과제가 되다 보니 매장 직원을 두지 않는 무인 매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