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반감기 10일' 시대, 편의점이 살아가는 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보면 그 시절에는 같은 동네 사는 아이들이 한집에 모여 같이 TV 보고, 온 식구들이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훌쩍이고, 대학가요제 같은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함께 응원하고 우승자를 가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권위주의 시절이었지만 어쨌든 '함께'나 '같이' 같은 개념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조금 긍정적으로는 집단주의 문화, 부정적으로는 획일적 문화 같은 것이 있었다고 할까요. 케이블TV마저도 등장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공중파 채널이라고 해봤자 서너 개밖에 없었고, 전국 거의 모든 가정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고, 다음 날 "어제 그거 재밌더라" 하면 '그게' 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TV뉴스도 공중파 3사 가운데 어떤 채널을 보느냐에 따라 약간의 성향 차이는 있었지만 다루는 이슈는 거의 비슷했고, 신문도 예닐곱 개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었지만 일부 매체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요컨대 TV, 신문 이외에는 이렇다 할 정보 유입과 전파 통로가 없었고, 전 국민의 관심사가 일정한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지극한 개인주의 시대가 됐달까요. 자녀가 즐겨 보는 SNS 플랫폼을 부모는 '그런 게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마저 있고, 각 세대별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통로도 각자 다양해, 같은 플랫폼 안에서도 정보의 바다는 넓고 넓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에게 특정한 쇼츠 영상을 보여주며 "너, 이거 봤어?" 하더라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죠. 트렌드가 파편화되고, 트렌드 회전 주기도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은 모르고, 당신이 그것을 알았을 즈음에 유행은 이미 끝물에 가 있는 경우가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