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카레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6월 5일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신용조사 및 DB서비스 기업 '제국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가 '카레 전문점의 도산동향(2024년도)'이라는 리포트를 공개하며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도(2025년3월기, 2024년 4월~2025년 3월) 카레 전문점 도산 건수는 13건으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과거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제국데이터뱅크에서는 그동안 유럽식 향신료 카레 열풍 등 시장 성장에 일부 긍정적 측면도 있었지만, 배달 특수가 한풀 꺾였고 다른 업종과의 경쟁 격화 및 각종 원재료비와 광열비 등의 증가로 인해 전반적으로 경영 압박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전년도인 2023년 12건을 기록해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고 2024년은 이를 넘어선 과거 최대 수치였으며 2025년(4~5월 집계) 결과에서도 이미 2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집계 기준이 부채 1천만엔(약 1억원) 이상의 법적 정리가 완료된 곳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이 기준에 들어가지 못한 개인이나 소규모 가게의 폐업이나 폐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카레 전문점이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레 전문점 도산 건수 추이를 좀 더 살펴보면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카레 전문점이 많았고 코로나에서 안정화된 2021년, 2022년에도 도산 건수는 4~5건에 불과했기에 2024년도의 결과는 일본 사회에서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최근 채소류와 함께 고기·야채나 밥(쌀) 등 식재료 원가가 급상승한 점도 중소 카레 전문점 경영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가정에서 카레라이스를 조리할 경우 원재료나 광열비 등의 전국 평균 비용을 기반으로 가정 밥상에 미치는 물가 영향을 가시화한 '카레라이스 물가'를 보면 2024년도 카레라이스 한 끼는 365엔으로 과거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죠. 특히 '밥'의 경우 쌀값 폭등으로 인해 5년 전 대비 1.43배 상승했고 카레의 주재료인 '고기·야채'의 경우에도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소고기 가격 급등과 기후 변화에 따른 채소값 급등으로 5년 전 대비 1.3배 상승했으며 그 외에도 광열비나 인건비 등 매장 운영에 소요되는 여러 비용들도 전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비용 상승과 경쟁 격화 등으로 인해 카레 전문점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고 더불어 카레에 들어가는 향신료는 물론이고 향후 쌀이나 채소값의 흐름도 쉽게 전망하기 어렵기에 당분간 카레 관련 업계의 향후 동향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와 가깝게 이웃한 일본의 카레 전문점 관련 시장 상황을 함께 살펴보며 이해도를 높여보고자 합니다. 일본인이 사랑하는 먹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