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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소버린 AI'는 허상일까?
지난 9월 10일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아랍어 기반 LLM(대형언어모델) 구축 및 서비스 개발'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요. SDAIA는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이끄는 직속 기구입니다. 사우디의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라고 할 수 있죠.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네이버는 아랍어와 아랍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AI 모델 개발뿐 아니라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관련 솔루션 개발 등 사우디의 AI 인프라 개발사업 전반에 밀접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 정부로부터 1억달러(1332억원) 이상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사업'을 수주한 이후 사우디와의 협업이 보다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3월 앞으로 AI 분야에 400억달러(53조564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초대형 클라이언트와의 만남 자리인 만큼 이날 협약식에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수연 대표,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등 네이버 수뇌부가 총출동했습니다. (참조 - 네이버가 지금 사우디 사업에 제대로 꽂힌 몇가지 이유) 그리고 이날 자리의 화두는 '소버린(Sovereign·주권) AI'였는데요. 네이버 역시 '디지털 트윈에 이어 소버린 AI 분야에서도 사우디와 협력하게 됐다'고 협약에 의미를 공식적으로 부여했습니다. "AI 주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독보적인 AI 기술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AI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여는데 기여하겠습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소버린 AI는 최근 몇 년 동안의 네이버의 인공지능 대전략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데요. 지금부터는 네이버가 말하는 소버린 AI란 무엇이며, 네이버가 왜 이를 회사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는지, 과연 네이버의 구상처럼 소버린 AI의 시대가 본격화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AI 개발에 국경을 그으려 합니다 소버린 AI는 주권을 뜻하는 영단어 Sovereign과 인공지능을 말하는 AI를 합한 말인데요.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으로 땅에 떨어진 넥슨의 평판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리스크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 1위 업체인 넥슨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데요. 메이플스토리는 이른바 스테디셀러로서 오랜 기간 인기를 끌며 넥슨의 주력게임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연 매출만 수천억원에 이르죠. 일각에선 구체적인 숫자로서 5000~6000억원이라 추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용자 사이 평판이 극히 나쁜데요. 장기간 거짓 및 기만행위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는 큐브라는 확률형 아이템이 있습니다. 큐브는 단기간 게임 내 캐릭터 장비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입니다. 넥슨은 지난 십수년간 이용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조건과 확률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관련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1)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큐브 사용 시 보상으로 특정 옵션(기능강화)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이용자가 선호하는 옵션이 따로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를 증가시켜주는 옵션, 몬스터 사냥 시 아이템 보상을 높여주는 옵션, 공격 시 몬스터 방어율을 무시하는 옵션입니다.
지금 인력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AI 스타트업 15곳
지난 몇 년 사이 생성형 AI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AI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습니다. 정부는 AI 스타트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고요. 올해 상반기엔 AI 분야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하는 등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습니다. 이에 얼마 전 VC업계에서 주목받고 유의미한 투자 성과를 낸 AI 스타트업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엔 최근 인력 규모를 눈에 띄게 늘리고 있는 AI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참조 - 중기부, AI 스타트업 육성 속도…잠재력 큰 'sLLM·AI 팹리스' 집중) (참조 - 국내 심층기술(딥테크) 창업기업(스타트업) 투자 동향 분석 발표) (참조 - 시리즈A 라운드에서 700억원.. VC들이 눈여겨 본 AI 스타트업 9곳) 인력 규모 확대는 그 자체로 사업적인 성과를 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다만 사업성을 인정받고 유의미한 투자를 유치해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조사 방법 및 참고 사항에 대해 간단히 공유해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올해 상반기 고용 인원이 증가한 AI 스타트업들을 살펴봤습니다. (2) 고용 인원 수는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인 '혁신의숲'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했습니다. 혁신의숲은 국민연금 가입자 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스타트업의 총 고용인원과 입사자 및 퇴사자 수를 월별 집계하고 있습니다. (3) 국민연금 가입자 수와 실제 회사를 구성하는 인원 사이에는 다소간 오차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K-배터리, 산 넘어 산이 기다리고 있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진복님의 기고입니다. 캐즘을 넘으면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전방시장인 전기차 시장이 이른바 '캐즘(Chasm)'에 빠지면서 K-배터리 산업도 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K-배터리 3사 중 대장이라 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IRA 보조금 제외 시 적자라는, 다소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합니다. SK온 또한 창사 이래 지속해온 적자 행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고요. 올해 7월에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를 흡수 합병하는 응급조치까지 단행했습니다. 그나마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SDI조차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배터리 셀 제조사에 소재를 납품하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한국 배터리 업계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는 지금의 캐즘이 언젠가 끝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다시 회복되고 내연기관차를 넘어 주류화된다면 K-배터리 역시 다시 고성장세로 돌아서며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요.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한국 경제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배터리 산업이 앞으로 더 성장할수록 배터리 제조사에게는 호의적이지 않은 사업 환경으로 변해갈 공산이 높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가 주도한다
이진복
테크 칼럼니스트
2024-09-12
삼프로TV는 왜 뉴욕에 현지법인을 만들었을까
해외진출은 모든 사업체에겐 필수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도전에 성공했을 때 극적인 시장확장을 가져다주기 때문인데요. 실제 콘텐츠업계만 하더라도 도전과 성과에 따라 행보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게임, 음반, 웹툰, 드라마 등 엔터 콘텐츠쪽에선 지난 20년간 무수히 많은 시도와 노력 끝에 유의미한 성취를 이뤘습니다. 아울러 해당 영역에서 1위를 한 회사는 수조원, 수십조원의 기업가치를 형성했죠. 반면 뉴스, 도서, 다큐멘터리 등 지식 및 정보성 콘텐츠쪽에선 그간 별다른 시도가 없었고 뚜렷한 성취를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요 플레이어 모두 로컬기업으로만 남았죠. 하지만 최근 들어 후자 영역에서도 글로벌에 도전하는 시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최대 경제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가 해외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삼프로TV는 그 첫 단추로 뉴욕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현지 출연자를 섭외해 현지 방송을 진행하고 있죠. 채널 및 방송명은 '글로벌머니토크'입니다. 사실 지식 및 정보성 콘텐츠쪽에서 별다른 시도와 뚜렷한 성취가 없는 것은 문화장벽 및 언어문제가 크고 참조할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전 자체가 무모한 일일 수 있는데요. 삼프로TV는 어떻게 과업을 진행한다는 걸까요. 삼프로TV는 지식 및 정보성 콘텐츠 스타트업 중에선 가장 크게 규모를 키웠고 가장 많이 투자를 받았기에 세간의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으리라 보는데요. 삼프로TV 운영업체 이브로드캐스팅 대표이자 창업자인 김동환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기업에서 AI를 도입할 때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6가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태영님의 기고입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혹은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 AI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기업이 AI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AI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은 많지 않은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그럼에도 AI 도입을 여전히 명쾌하게 잘하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맥도날드도 AI 주문 기능을 철회한 바 있고 한 해외통계에 따르면 90% 이상이 도입에 실패한다고 합니다. AI는 여전히 신기술이고 여전히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패턴이 자리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비즈니스 관점에서 AI 전문가는 거의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델을 훈련하던 AI 엔지니어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문제는 이 AI엔지니어가 원하는 방향과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형적인 이해충돌 상황입니다. 그래서 의사결정자가 모든 것을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는 직접 체크해야 합니다. 1. AI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 이해하기 ChatGPT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준 지도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하지만 그사이에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박태영
홀릭스 창업자
2024-09-11
음악AI 스타트업은 왜 어려운가
음악AI 사업은 어렵습니다 AI를 키워드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많아졌는데요. 이들에게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수익성'을 중시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퍼졌죠. 음악AI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장과 수익성 고민에 빠져 있는데요. 앞서 음악 관련 AI 스타트업들은 국내외 할 것 없이 투자를 잘 받았습니다. 5월 미국의 음악 생성 AI 스타트업 '수노'(Suno)가 1360억원(1억25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수노는 음악적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텍스트 입력 만으로 몇 초 만에 연주와 보컬까지 완전한 노래를 생성하는 AI 'V3'를 공개했습니다. 수노의 서비스는 음악판 '소라'로 불렸습니다. (참조 - 오픈AI 소라는 기존 콘텐츠 비즈니스를 무너뜨릴까) "출시 8개월 만에 투자를 받았습니다. 아직 초창기지만 이미 1,000만명이 수노를 사용하여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마이키 슐만, 수노 CEO) 우리나라에도 음악AI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습니다. 포자랩스, 뉴튠 등이 음악 생성 AI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포자랩스는 2022년 10월 CJ ENM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받으면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참조 - AI 음원 창작 기업 포자랩스, CJ ENM서 시리즈A 투자유치)
퍼플렉시티-SKT 동맹..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맞설 수 있을까?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같은 전통의 강호들뿐만이 아니라 신생 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죠.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지난 7월 검색 서비스 서치GPT를 선보였고요. 미국의 퍼플렉시티는 이 시장에 뛰어든 대표적인 신생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설립된 지 불과 2년 만에 4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빠르게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이용자를 모아나가고 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 9월 4일 SK텔레콤과 함께 양사의 협업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구글 대항마'로는 불리는 유니콘 기업과 국내 최대 통신사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죠. 이번 기사에서는 퍼플렉시티는 어떤 기업이고, SK텔레콤과 어떤 내용으로 협업해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 같은 협업이 국내 생성형 AI 업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8월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CEO가 동료들과 함께 창업한 회사인데요. 여러 LLM(대형언어모델)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화식으로 답하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입니다. 오픈AI의 GPT-4, 앤스로픽의 클로드 2.1, 구글의 제미나이, 미스트랄 AI의 미스트랄 7B 그리고 메타가 개발한 라마 3.1을 파인튜닝한 자사 모델인 소나 등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LLM을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여러 LLM을 조합하고 최적화해 이용자에게 알맞은 답변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는 회사인 것이죠. "사용자는 답변이 정확한지, 빠른지에만 관심이 있지 그 답변이 어떤 모델에서 나온 것인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LLM)모델에 구애받지 않고, 최고의 모델을 선택해 사용합니다" "오픈AI와 같은 훌륭한 모델을 사용하면서도, 우리만의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참조 - 퍼플렉시티 창업자 "AI가 인간의 두 번째 두뇌 될 것") 2024년 9월 기준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모여드는 검색요청(쿼리)을 매달 2억5000만건 이상 처리하고 있는데요.
사상 최고치 미국 주식을 보면서 경기 침체를 걱정하게 된 까닭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대중 세미나, 혹은 투자자 미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제 지식, 혹은 투자 아이큐가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미국 연준의 행보를 정말 깊이 있게 꿰뚫는 질문들도 많이 받곤 하구요, 환율이나 금리 등에 대해서도 과거와같이 '다음 주에 영국 갈 건데 환전 언제 할까요?'와 같은 단순히 결과를 묻는 질문보다는 외환 시장의 상황과 중장기적인 전망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루곤 합니다. 그리고 답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한 후속 질문이 더욱 날카로운 경우도 종종 경험을 하곤 하죠. 이런 추세가 더 이어진다면,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금융 투자 강국이 되는 날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그런 기대를 한껏 키워봅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질문을 많이 받았던 주제 하나를 다루어보겠습니다. 잘나가던 미국 경제가 조금씩 주춤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인지를 묻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이 나오는 이유가요. 미국 경기 침체 이슈가 제대로 불거졌던 시기가 바로 2022년 하반기였죠. 당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경기 침체도 불사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 등 강력한 금리 인상으로 일관했죠. 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그리고 가장 높아진 수준의 금리를 보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은 크게 위축되었고, 경기 침체는 거의 확정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시장에서는 이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2023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돌입하게 되리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죠. 그렇지만 정해진 미래는 없는 듯합니다. 침체 확률 100% 얘기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AI의 강력한 성장과 탄력적 회복을 보이는 미국 경제에 힘입어 경기 침체 우려는 사라져버렸죠. 그리고 2년 남짓 지난 지금, 실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눈앞에 두고 경기 침체 이슈가 재차 불거지고 있습니다. 침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하고 있죠.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9-10
AI는 개발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강병호님의 기고입니다. Amazon CEO 앤디 재시(Andy Jassy)는 지난 8월 22일, Amazon Q를 통해 50일이 걸리는 개발 작업을 단 몇 시간 만에 완료해 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동안 Amazon Q를 통해 4500명의 개발자가 1년간 해야 하는 업무량을 절감했다고 말했고요. (참조 - 앤디 재시 링크드인) 앤디 재시가 언급한 "50일이 걸리는 개발 작업"은 어플리케이션을 Java 17로 변환하는 일입니다. 오래전에 작성된 코드를 기능을 유지한 채 Java 17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요. IT 회사에서는 종종 수행하는 업무입니다만, 과거 버전과 현재 버전의 차이점을 비교해 가며 변환해야 하는 반복 작업이기 때문에 대체로 선호하지 않는 업무에 가깝습니다. 즉 Amazon Q가 절감한 비용은 단순히 "50일이 걸리는 일을 몇 시간에 끝냈다"는 것 외에도 "비선호 업무를 AI를 통해 몇 시간 만에 끝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한편으론, 이제 AI가 고된 개발 작업도 자동으로 해준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느끼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요즈음의 개발자들에게는 코드 작성을 도와주는 Copilot이 필수에 가까워지고 있는데요, 개발하려는 모듈의 기능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뼈대가 되는 코드를 작성해 주는 기능입니다. 큰 틀은 사람이 잡더라도 세부 요소의 개발에서 AI를 활용하는 건 이제는 일반화되었다고까지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림도 그려주고 음악도 만들어주고 운전마저 대신해 주는 AI가 소프트웨어 개발마저도 알아서 잘해주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병호
데이터 엔지니어
2024-09-09
쿠팡 신사업도 잘나갈까
10조원 버는 쿠팡 쿠팡이 분기 매출 약 10조원 수준을 나타내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의 2분기 매출은 약 9조8274억원으로 (73억2300만달러) 나타났습니다. (2024년 9월 4일 기준, 환율 1342원) 이는 전년 대비 30% 늘어난 수치였습니다. 다만, 8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는데요. 335억원(25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이 가운데 신사업 성적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쿠팡 전체 매출의 10%가 신사업에서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쿠팡의 신사업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파페치, 대만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업적자는 일시적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약 1628억원이 선반영되면서 손실이 커졌죠. 이를 제외하면 신사업 영역에 포함된 파페치의 영업손실(약 424억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사업이 쿠팡의 매출 비중과 성장, 손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건데요. 쿠팡 김범석 의장은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신사업 부문의 상승세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쿠팡 신사업은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신사업으로 얼마 벌었나 쿠팡은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 부문에 대만, 쿠팡이츠, 파페치 등의 신사업 실적을 모두 묶어서 공시하고 있습니다. 분기마다 해당 부문의 실적을 공시하고 있는데요. 2024년 2분기 신사업 매출은 1조1970억원(8.9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신사업의 조정EBITA는 2684억원(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쿠팡은 항상 파페치를 제외한 신사업 실적을 함께 발표합니다.
세상의 모든 비밀을 쥐고 있는 무정부주의자,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파벨 두로프는 2012년 4월 16일 그날이 "회사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파벨 두로프는 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 있는 프콘탁테 사무실에서 사내 행사를 열고 있었습니다. 프콘탁테의 부사장에게 현금 보너스를 주는 자리였죠. 그런데 프콘탁테 부사장이 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저에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닙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입니다" 돈 때문에 일하는 건 아니라는 부사장의 지나치게 겸손한 말씀이었죠. 갑자기 파벨 두로프는 부사장을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아이디어라면 돈은 버려" 당연히 갑분싸였겠죠. 궁지에 몰린 포콘탁테 부사장은 사무실 창밖으로 현금을 쏟아버리려고 했습니다. 파벨 두로프는 한술 더 뜨기 시작합니다. "그렇데 돈을 버리는 건 창의적이지 않아" 파벨 두로프는 지폐로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건물 밖 거리로 날리기 시작했죠. 5000루블짜리 종이비행기를 만든 겁니다. 한화로는 7만4730원입니다. 신사임당으로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린 셈이죠.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09-06
무신사가 공정위의 타깃이 된 이유
최근 무신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현장 조사를 받았다는 뉴스가 떴습니다 무신사는 입점한 브랜드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전략 브랜드'들과는 입점 계약 외에 '파트너십 협약서'를 별도 체결하는데요. 이 협약서에 타 플랫폼 입점 제한, 최혜 대우 요구 등의 조건 등의 내용이 있었고, 이것이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로 해석되며 공정위의 타깃이 되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무신사에 확인해보니 공정위로부터 현장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법조인 등 전문가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공정위 현장 조사는 사실상 경찰이나 검찰의 압수수색 수사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형사 절차상의 수사 혹은 압수 수색에 준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제성은 그보다 낮긴 합니다) 즉, 그냥 지나칠 해프닝은 분명 아니란 것이죠. 오늘 이 기사에서는 무신사가 공정위의 타깃이 된 현재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트너십 협약서에 대해 무신사의 파트너십 협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매체가 보도한 바 있는데요.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파트너십 협약서의 제3조 판매처의 확인에는 '본 협약 체결 후 입점사가 상품을 타 온라인 판매처에서 판매하고자 하는 경우 무신사와 사전에 서면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명시됐습니다. 또한 제4조 유통 범위에는 '무신사의 권한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처는 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판매처 전부로 한정한다'고 명시됐습니다. 그 외 아래의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통해 멀티호밍 제한(타 플랫폼 이용 직·간접 방해), 최혜대우 요구 등을 경쟁 제한 행위로 규정한 것에 상당 부분 해당됩니다.
우울한 VC업계 분위기.. 심사역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2022년 중반을 기점으로 스타트업 투자시장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실제 VC회사들은 기업가치 인정 및 투자집행에 있어서 이전보다 훨씬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냉각된 분위기가 언제 다시 바뀔 것인지 관망을 했습니다. 일각에선 모태펀드가 여전히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고 이미 다수 벤처펀드가 결성됐기에 한번 큰 태풍이 지나가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죠. 아무리 시장이 어려워도 투자사는 투자를 해야 하니까요. 2년 정도 지난 지금 현장의 목소리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상황은 더 암울하게 바뀌었고 전망은 더 부정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에서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재무적 위기를 수습한 곳은 소수에 불과하고요. 그 와중에도 유동성 위기는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불황 및 소비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내부 분위기는 어떨까요? 평소 교류하는 복수 심사역분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봅니다. 1. 신규 투자는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포트폴리오 회사들 관리에 집중하느라 딜 발굴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설사 투자검토를 하더라도 기존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내보고 또한 신규회사 접촉보다는 기존 피투자사 상태파악 위주로 합니다" "특히 문제를 겪고 있거나 생존이 불투명한 경우 어떤 형태로든 수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습니다"
아이폰의 역사적인 업데이트가 될 iOS18 베타버전을 써봤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iOS18이 곧 정식 공개됩니다. 매년 여름은 WWDC와 iOS의 첫 번째 개발자 베타 버전으로 시작되고, 다시 가을은 iOS18의 베타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것으로 오곤 합니다. 8월 29일 8번째 베타 버전이 공개됐고, 9월 10일 새 아이폰의 공개가 예고되었으니 이제 iOS18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WWDC에서 공개된 iOS18의 밑그림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iOS18은 지난 십수년 동안 아이폰의 운영체제 중에서 가장 큰 변화를 담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중심은 인공지능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iOS는 매년 숨 가쁘게 발전해 왔습니다. 그 중요한 변곡점을 돌아보면 앱스토어를 통해 앱 생태계를 만든 아이폰 OS 2.0, 시리가 처음 더해진 iOS5, 그리고 플랫 디자인을 적용한 iOS7을 통해 아이폰은 대부분의 기능과 디자인 언어를 그려냈고 iOS11과 아이폰X을 통해 현재의 스와이프 중심 UX으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개발 관련 도구들이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틀을 바탕으로 세세한 요소를 더해가는 것이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환경이긴 합니다. 한마디로 이전 같은 극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iOS18에 쏠리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애플은 인공지능에 대한 대비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2024-09-05
스타트업도 M&A로 클 수 있을까 (feat. 한국신용데이터, 리멤버, 직방, 프레시지)
최근에는 유니콘급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동종·연관업종 기업들을 인수해 몸집과 매출을 키우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는데요. 한국신용데이터(KCD), 리멤버, 직방, 프레시지 등을 볼트온 전략을 활발하게 추진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소한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볼트온 사례와 그렇지 못 한 것으로 여겨지는 볼트온 사례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해당 기업들에게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이 무엇인지를 물었고요. 사모펀드 운용사(PE) 대표급 임원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볼트온 전략의 필수 요인과 앞으로 스타트업 업계에서 볼트온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볼트온 전략이란? 볼트온 전략이란 몸통, 즉 결합의 구심점이 될 만한 기업을 먼저 인수한 뒤에 동종업계 경쟁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함으로써 시장점유율과 매출, 영업이익을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말하는데요. 사모펀드(PE)를 대표하는 투자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사모펀드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이었지만 최근에는 대형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동종업계 기업들을 인수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스타트업이 본인들이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사례도 볼트온으로 분류했습니다. 또한 엄밀히 말하면 동종업계는 아니지만 전후방 연관산업의 기업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추구한 사례도 큰 틀에서 볼트온으로 분류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업 M&A는 크게 동종업계 경쟁기업을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수평적 M&A와 벨류체인 상하단에 위치한 기업들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추구하는 수직적 M&A로 나눌 수 있는데요" "사모펀드업계에서는 두 M&A 모두 큰 틀에서 볼트온 전략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A씨) 2600억 투자금으로 M&A 주도한 한국신용데이터 먼저 성공한(것으로 평가받는) 볼트온 전략의 사례들에 대해서부터 살펴볼까요?
요기요 대표가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권한 이유
요기요가 희망퇴직을 실시합니다 요기요(운영사 위대한상상)는 8월 29일 창사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희망퇴직 대상은 모든 임직원입니다. 직급이나 직책, 근속연수, 연령에 제한이 없습니다. 출혈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인데요. 이는 전준희 요기요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알려졌습니다. 이에 요기요 측은 배달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실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걸 숨기지 않았습니다.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이 '무료배달'을 내세우면서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실제 요기요는 어떤 상황인지, 시장 상황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이라고 불러야 정확하지만 편의상 '요기요'로 적었습니다. 대표의 이메일 이번 희망퇴직 소식은 전준희 대표가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이 유출되면서 알려졌는데요. 이메일에 담긴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례 없는 시장 위기 (2) 1000억원의 적자 (3) 희망퇴직 시행 먼저 시장 위기에 대한 언급이 나왔습니다. "2011년 창립 이래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했습니다" "경쟁사의 무료배달 및 구독 서비스 출시, 과열된 출혈 경쟁, 각종 규제 강화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카카오브레인과 한발 늦은 카카오의 AI 사업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의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저희가 다소 늦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AI 관련 서비스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2024.05.09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중) "AI는 카카오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사적 리소스를 카카오톡의 톡비즈 성장과 AI를 활용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2024.08.08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중)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카카오의 AI 비즈니스와 관련해 아쉬웠던 점을 인정하며 향후 AI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입니다. 회사는 꽤 오래전부터 AI를 미래먹거리로 낙점해왔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이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자회사를 설립하고 AI 연구와 사업화를 시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정 대표의 말처럼 자체 모델 공개나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 등의 측면에선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카카오의 AI 전략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커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오늘은 AI 전략에 관한 카카오의 지난 행보를 짚어보면서 최근 현황에 대해서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2017년 카카오브레인을 세웠습니다 카카오의 AI 전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자회사는 2017년 2월 설립된 카카오브레인입니다. 설립 당시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브레인의 대표를 맡았는데요.
한국은행 총재가 말하는 '부동산 불패 신화'의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벌써 9월입니다. 2024년도 이제 마지막 4분기를 향해서 가는 건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운 여름이 지나간 건 다행인 듯합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습한 여름을 견디기가 참 어렵더군요. 아침 출근길에 10분만 걸어도 땀이 가득한 것보다는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함을 느끼면서 편안하게 걷는 게 참 좋습니다. 겨울에는 또 다른 생각을 하는 간사함을 보이겠지만 그래도 가을이 찾아오는 건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듯합니다. 지난 8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었죠. 기준금리 인하의 시그널이 나와줄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크게 쏠렸던 회의였습니다. 참고로 연초부터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이 총선이 끝나는 4월쯤에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라 기대했었죠. 그렇지만 금리 인하가 계속 지연되면서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는 단행되지 못했습니다. 실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었기에 이후 시장의 기대는 7월 금리 인하 강력 시사 & 8월 기준금리 인하 돌입으로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지난번 기고에 적었던 것처럼 7월에도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죠. (참조 - 기준금리 인하 시기, 부동산 가격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9-03
미팅이 계약이라고 착각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5단계 점검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최근에 만났던 스타트업 대표님 이야기입니다. 회사의 기술력이 훌륭했는지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도 꽤나 큰 금액을 투자받았습니다. 대표님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회사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목놓아 외쳤습니다. 자신감이 없는 것보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도 바람직해 보였습니다. 저는 조심스레 올해 예상 매출을 물었습니다. 작년 매출은 매우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 치더라도, 올해 예상 매출은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무려 작년 대비 150배 많은 금액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곧장 물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신 근거가 있을까요?" 대표님은 곧장 국내 대기업 3곳의 이름을 거론했습니다. 대부분 먼저 연락이 왔고, 지금 활발하게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진환
경기대 산학협력겸직교수
2024-09-02
야놀자, 호실적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야놀자의 반기 실적이 나왔습니다. 미국상장부터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대금으로 큐텐과 얽힌 사연까지 이래저래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야놀자, 반기 실적은 어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야놀자의 2024년 반기 실적 야놀자의 2024년도 반기 매출은 4350억원, 영업이익은 309억원입니다. 전년도인 2023년의 반기 실적과 비교해 보면 매출도 2023년도 3220억원과 비교해 올랐고 2023년도 반기에는 284억원 적자였으나 2024년도 반기에는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호실적이 맞습니다만 사업 부문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야놀자의 사업 부문은 크게 플랫폼, 클라우드, 그리고 인터파크트리플 부문으로 나뉩니다. (1) 플랫폼 부문의 2024년도 반기 실적 플랫폼 부문 매출은 야놀자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예약 수수료, 광고, 사입 등이 포함됩니다. 예약 수수료는 이용자들이 앱을 통해 결제하면서 생기는 수수료 수익으로, 업체들에 모바일 서비스 상의 특정 구좌를 비용 혹은 객실을 받고 판매하면서 생기는 수익입니다. 2024년도 반기 수수료 부문의 매출은 1793억원, 영업이익은 231억원입니다. 2023년도 반기 매출 1697억원 영업이익 128억원과 비교해 살펴보면 매출은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꽤 큰 폭으로 늘었네요. 연 단위 실적으로 봐도 플랫폼 분야의 매출 성장세는 그리 크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시카우라고 할 수 있죠. (2) 클라우드 부문의 2024년도 반기 실적
컬리가 앞세우는 '조정 EBITDA 흑자',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기사에서는 컬리의 지난 2분기 실적을 살펴본 뒤 컬리를 비롯한 여러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조정 상각전영입이익(EBITDA)이라는 지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영업이익과 같은 전통적인 지표 대신 이를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기업들이 발표한 조정 EBITDA를 살펴볼 때 유의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컬리의 2분기 실적을 빠르게 훑어볼까요? 컬리는 지난 2분기에 연결기준 5387억원의 매출과 82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요. 매출은 2023년 2분기(5078억원)에 비해 6.08% 늘어났고요. 영업손실 폭은 1년 전과 비교해 390억원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실적이 성장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요인으로는 거래액이 늘어났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요. 컬리의 2024년 2분기 거래액(별도 기준)은 7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났습니다. 신선식품과 뷰티용품(화장품 등)을 주축으로 하는 직매입 상품군과 오픈마켓(판매자 배송) 형태로 판매하는 신사업 상품군 모두 판매량이 늘어나며 매출과 거래액이 증가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는데요. 다른 물류센터들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던 서울 송파물류센터를 폐점하고, 그 대신 경남 창원과 경기 평택에 물류센터를 신규 개설하면서 전체적인 물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2023년 2분기에 681억원을 지출했던 운반비 및 지급 수수료를 지난 2분기에는 645억원으로 5.28%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판매비·관리비 지출도 적지 않게 줄일 수 있었는데요. 2023년 2분기에 556억원에 달했던 인건비 지출은 지난 2분기에 48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포장비는 166억원에서 137억원으로, 광고선전비 역시 80억원에서 75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2024년 2분기에 지출한 전체 판관비(별도 기준)는 1778억원에 달하는데요.
토스 이승건 창업자의 주식담보 대출 이슈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상장을 준비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이승건 창업자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토스의 재직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토스의 재무 상황에 대한 글을 남긴 것이 캡처되어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 글의 주요 골자는 이렇습니다. (1) 이승건 토스 창업자가 차명으로 다른 법인을 설립해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수백억원을 대출받아서 퇴사자들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매입해 왔으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조짐을 보이자 2023년에 주식을 처분하고 차명 불법 법인을 청산했다. (2)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서 이승건 창업자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900억원의 대출을 받아 개인적으로 썼다. (3) 또한 FTX에서 받은 대출이 11월에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에 추가로 대출을 받았다. 이외 여러 이야기가 있었으나 너무 사적인 영역에 관련된 일이라 이 기사에서는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위에 거론한 3가지 사안만큼은 상장을 앞둔 기업 입장에서 굉장히 크리티컬한 내용이라 다루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일단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일단은 유니콘 창업자로서 너무도 이례적인 일이고요. 만일 창업자가 본인의 보유 지분을 담보로 하여 대출을 받고 갚지 못한다면 자칫 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죠. 그렇지 않더라도 어쨌든 토스의 지분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을 전달받은 후 토스의 재무제표를 찾아보고 FTX 관련 채무자들 리스트도 찾아봤습니다. 그저 루머로만 치부하기엔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 분명 있었습니다.
카카오 사태는 임원들의 탐욕과 견제장치의 부재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카카오 사태의 시작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지분매각 이슈였습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마치고 주가하락을 겪고 있었습니다. 주주들의 불만이 심화된 상태였죠. 그런데 류영준 대표가 주식을 매도해 450억원 규모의 차익을 봤습니다. 그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되면서 이해관계 충돌을 막기 위해 카카오페이 주식을 팔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본사 대표로서 카카오페이에 유리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는 타당성을 지닌 말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와 별로 상관이 없는 여타 경영진 7명도 주식을 매각했습니다.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 전현성 경영지원실장, 이승효 서비스 총괄 부사장입니다. 사실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주식보상은 회사성장에 기여하고 차익을 실현하라고 고안됐으니까요. 다만 회사와 개인의 동반성장과 상호호혜를 기반으로 이뤄져야겠죠. 하지만 시점이 문제였습니다. 고점매각이란 비판을 들을 만했죠.
씽씽과 킥고잉은 왜 합병할 수밖에 없었나
지난 26일 퍼스널모빌리티(PM) 업체인 씽씽과 킥고잉이 합병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존속 법인으로는 씽씽이 남지만 각 사의 브랜드는 이전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양사는 두 앱을 통해 킥고잉과 씽씽의 기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PM 업계에선 먹고 먹히는 인수, 합병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씽씽과 킥고잉의 합병은 양사 모두 PM업계 1세대 업체라는 점, 업계에선 어느 정도 규모화를 이룬 업체라는 점 등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는데요. 오늘은 씽씽과 킥고잉의 합병 배경과 PM 시장의 현황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매년 수십억씩 내리 적자.. 킥고잉과 씽씽의 지난 3년 업계에선 양사의 합병을 생존에 대한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양사의 지난 3년은 어땠을까요. 감사보고서와 벤처공시에 나타난 양사의 지난 3년치 실적을 보면 지속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존속법인으로 남게 되는 씽씽의 3년치 실적은 다음과 같은데요. 2021년: 매출 112억원 / 영업손익 -75억원 2022년: 매출 118억원 / 영업손익 -11억원 2023년: 매출 148억원 / 영업손익 -31억원 2023년 말 기준 결손금은 215억원이 넘으며 보유 중인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5억원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킥고잉의 실적은 다음과 같은데요.
구글에서 크롬, 안드로이드, 광고부문이 없어지면 일어날 일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2023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공판이 시작된 구글 반독점법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이 다양한 서비스들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여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검색 시장과 광고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고 신규 경쟁자의 시장 진입 기회 자체를 없앴다는 혐의로 구 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소했는데요. 최근 이 소송에서 구글이 패소하면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주요 사업부문인 안드로이드, 크롬, 광고 사업을 강제 매각하도록 해서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업 분할로 구글의 기업 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구글의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평가되는 이유는 아마도 이 3가지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텐데요. (참조 - "美 법무부, 구글 분할 매각 검토") (참조 - 美, 구글에 상대 '반독점 소송 제기…"온라인 광고 사업 떼내라") 이 3가지 사업이 구글의 소유에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게 되면 어떤 상황이 생겨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광고 기반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PC 사용을 배우게 됐을 때, 컴퓨터 설치를 해주러 오신 기사님이 속성으로 가르쳐 주셨던 것은 다름 아닌 부팅과 종료, 그리고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쓰는 방법이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아마도 2000년대 이후 출생이 아니시라면 첫 인터넷만큼은 대부분 IE와 함께하셨을 겁니다. 당시의 IE는 인터넷의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모든 온라인 세상의 관문이었는데요. 지금 그 역할은 크롬으로 넘어간 지 오래됐습니다. 2008년에 처음 등장한 크롬은 출시 이후 말 그대도 급격한 제이커브를 그리면서 성장했죠.
이미준
프로덕트 오너
2024-08-29
샘 올트먼의 기본소득 실험, 사람 아닌 AI 위한 것 아닐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지윤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샘 올트먼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샘 올트먼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월드코인(Worldcoin)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2가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 홍채 인증 - 기본 소득 월드코인 홍채 인식 기기에 본인의 홍채를 스캔해 등록하면 월드코인 암호화폐 25개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암호화폐는 향후 본인 홍채를 인증한 사람들에 한해 현금성 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올 1분기 한국에서도 오프라인에서 홍채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프로젝트의 목적과 우려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교차하며 화제를 낳았습니다. 실제로 홍채 정보 보안 및 사용에 관해 프랑스, 영국, 칠레 등 최소 14개국에서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어요. 홍채 인식 기기를 해킹하는 사례나 무리한 홍채 등록 호객(?!) 등으로 인해 논란이 이어지는 프로젝트에 해당합니다. (참조 - More Than a Dozen Countries Now Investigating Sam Altman's Dubious Eye-Scanning Scheme) "아니, 샘 올트먼 챗GPT 만든 사람 아니었어? 뜬금없이 무슨 블록체인이야?" "기본 소득이랑 샘 올트먼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지?" 그쵸. 사실 샘 올트먼은 국내에서 챗GPT 같은 각종 생성형 AI 제품을 만든 오픈AI의 수장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샘 올트먼은 한때 '대권 출마설'이 돌았던 나름 정치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24-08-28
이커머스 연쇄 폐업 사태, 티메프 탓이 아닙니다
전부 티메프 때문이라고요?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커머스가 많아졌습니다. 2024년 들어서 경영난으로 서비스를 종료했거나 종료를 예고한 이커머스는 8곳이 넘었습니다. 이 외에도 만성 적자에 빠진 이커머스 기업들이 적지 않는데요. 앞으로 폐업하는 곳이 지속해서 나올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약 83만 명의 판매자들이 가입한 한 온라인 카페에선 현재까지 폐업을 공고한 기업 리스트가 여러 차례 올라왔습니다. 특히 오픈마켓 '알렛츠'가 8월 16일 돌연 영업을 중단하면서 피해자 셀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외에도 한스타일, 사자마켓, NHN위투가 운영하는 1300k, 위투MRO, 소쿱, 1200m 등이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티메프 사태의 여파'라는 표현이 흔해졌는데요. 구체적으로 사안을 살펴보면, 티메프와 상황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폐업했거나 서비스를 종료한 이커머스들의 상황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모두 실적이 악화했습니다 폐업하거나 서비스를 종료한 이커머스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들의 실적을 보면 업체마다 상황이 달랐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알렛츠 운영사 인터스텔라는 점점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직방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이유
직방이 유니콘에 등극한 건 2021년이었습니다. 그해 6월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직방의 구주를 매입할 당시 1조1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죠. 직방의 몸값은 이후 빠른 속도로 상승했습니다. 이듬해인 2022년 6월엔 KDB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투자 등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E투자를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2조5000억원 수준이었고요. 이때까지 받은 누적 투자금은 3285억원 규모였죠. 이처럼 직방은 프롭테크 분야의 선두 플레이어로서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는데요. 최근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직방의 구주 거래 시장인 세컨더리시장에서 2022년 투자 당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매입 수요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참조 - 유니콘 플랫폼의 배신…엑시트 고민) "과거 직방은 프롭테크의 대표주자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고 그러한 기대가 밸류에이션에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기대감이 줄어든 상황이라면 밸류에이션도 감소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재용 회계사) 직방은 지금 직방의 최근 실적을 보면 지난 3년 동안 영업손실 폭을 키워온 점을 알 수 있습니다.
3고의 프레임이 바뀌는 변곡점 '잭슨홀 연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올여름이 '역사상 가장 긴 열대야'.. 라는 수식어가 붙었네요. 말은 간결해 보이지만 그런 긴 여름밤을 지내면서 고생한 사람들에게는 고개를 절레절레 하게 만드는 얘기인 듯합니다. 무엇보다 습도가 높으니까 고통이 배가가 되더군요. 샤워를 하고 자도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면 다시 샤워를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끈적한 느낌… 그래도 8월 20일경에 접어들면서 한결 나아지는 듯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리 덥고, 아무리 습하고, 아무리 길어도 결국에 계절은 바뀌게 마련이니까요. 계절처럼 바뀌는 것이 바로 경제죠. 그리고 그런 경제의 흐름을 조절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기 흐름에 맞춰 금리를 인상, 인하하죠. 지난 3~4년의 흐름을 우리는 '3고'라고 불렀습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가지 높은 것들… 이 흐름을 우리는 3고라는 수식어로 기억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높이게 되고… 미국의 금리가 워낙 높아져 다른 국가들과 금리차가 커지게 되니 달러로 돈이 몰리면서 강달러, 즉 고환율이 나타났던 겁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이에 발맞춰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죠. 기준금리 인하는 달러의 약세와 연결이 될 겁니다. 어쩌면 금융 시장이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오랜 기간 지속되었던 3고의 프레임도 결국 언젠가는 바뀌게 되지 않을까요?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8-27
콘텐츠 기업이 아무 협업툴이나 쓰면 안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협찬을 받은 스폰서십 콘텐츠입니다. 콘텐츠 기업과 협업툴의 관계 미디어 콘텐츠 기업은 어떤 협업툴을 써야 할까요? 협업툴 시장이 커지면서, 각 사업군에 특화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미디어 콘텐츠 산업은 다른 분야들과 달리 아이디어 구상과 기획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협업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디어가 추상적일 때가 많고요. 큰 맥락을 이해하며 더 많은 것을 소통해야 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미디어 콘텐츠 기업들이 사용하기 적합한 업무 협업툴을 내놓은 스타트업이 있는데요. 바로 '알로'입니다. 알로는 홍용남 대표가 2014년 한국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인데요. 미디어 콘텐츠 기업에 특화된 협업툴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2019년 미국 알케미스트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본사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옮겼습니다. 하나의 화이트보드를 토대로 다양한 업무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업무협업툴을 개발해 팬데믹 시대에 높은 호응을 이끈 바 있습니다.
일본 크래프트 맥주 회사가 모래시계형 맥주잔을 만든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아래 시원하게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한 남성의 사진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개인적으로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 옆에서 같이 한잔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해보게 되는데요. 그런데 사진을 다시 한번 자세히 보면 맥주잔 모양이 조금 특이해 보이죠. 이것은 일본의 크래프트 맥주 제조사 '야호 브루잉(YO-HO BREWING)'이 모래시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윳구리 비어글라스' 입니다. 이 이름을 우리말로 바꾸어 보면 '천천히/느긋하게 마시는 맥주잔'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맥주잔을 만든 야호 브루잉은 어떤 회사이고 왜 이런 형태의 맥주잔을 만들게 된 것인지 하나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야호 브루잉의 탄생 나가노현 기타사쿠군 가루이자와에서 1996년 5월에 설립된 야호 브루잉은 에일맥주 전문 크래프트 맥주 제조사로, 일본의 약 400여 곳에 달하는 크래프트 맥주 제조사 중에서도 업계 최대 규모이자 맥주 업계 전체로도 대기업 4사에 이어 5위에 랭크된 곳입니다. * 맥주 대기업 4사('23년 연결매출 기준)는 산토리HD(3조2851억엔), 아사히HD(2조7690억엔), 기린HD(2조1343억엔), 삿포로HD(5186억엔) 순 참고로 지난 '20.12월~'21.11월 실적을 보면 매출액의 경우 전년대비 약 30% 증가했고 2002년부터 19년 연속 매출증가와 함께 과거 최고수익 경신이라고 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는데요. 사실 야호 브루잉은 비상장 기업으로 자사 실적을 외부에 구체적인 수치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당시 업계에 알려진 연매출액은 200억엔(약 2100억원) 수준으로,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편의점과 온라인 몰에서의 판매량 증대가 한몫했습니다. 이렇게 지속 성장을 이어온 야호 브루잉의 창업자는 일본의 고급 리조트 브랜드 호시노리조트의 대표이사 사장인 '호시노 요시하루(Yoshiharu Hoshino)' 입니다. 그는 미국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 호텔경영대학원 유학 시절 한 술집에서 당시 일본에서는 거의 유통되지 않았던 수제 맥주를 우연히 접한 후 그 맛에 크게 감동받아 일본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귀국 후 야호 브루잉을 설립하게 된 것이죠. 호시노 대표는 지금의 야호 브루잉으로 성장 기반을 다져올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본인이 창업할 때 가졌던 이념을 시장 상황이나 주변 사람들에 흔들리지 않고 관철시켰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야호 브루잉이 지향했던 컨셉은 당시 라거 맥주가 주류를 이루던 일본에서 개성 있는 맛의 맥주 보급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었고, 다른 맥주 제조사들처럼 목넘김 위주의 라거 맥주가 아닌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에일 맥주에만 집중했던 것인데요.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4-08-26
화성에서 온 CJ, 금성에서 온 쿠팡
다시 만난 CJ와 쿠팡 쿠팡과 CJ제일제당이 약 1년 10개월 만에 다시 거래를 시작합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이 8월 14일부터 직거래를 재개합니다" "이제 쿠팡 고객들은 햇반, 비비고, 스팸 등 CJ제일제당의 인기상품들을 다시 로켓배송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쿠팡 공식입장) 두 회사는 CJ 햇반 등 간편식의 납품 단가, 물량 등을 두고 갈등을 겪었습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공급가를 올리면서 정해진 발주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는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고요.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원하는 마진율을 맞추지 못하자 일방적으로 발주를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갈등은 2022년 11월부터 이어졌습니다. 이 사이에 쿠팡은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2023년 7월 올리브영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쿠팡을 제외한 다른 이커머스들과 연합을 형성하면서 경쟁 구도를 만들었죠. CJ그룹 계열사인 티빙 또한 쿠팡의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와 콘텐츠 출혈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CJ와 쿠팡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CJ제일제당이 쿠팡에 햇반을 다시 납품하면서 두 기업의 태도 변화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CJ와 쿠팡은 태생부터 다른 기업이죠. 이들의 갈등은 여전히 큰 관심사인데요. 두 회사는 왜 갑자기 태도가 달라진 걸까요? 시장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의 화해 무드를 보고 여러 해석이 나왔는데요.
넥슨 상속자의 6600억원 규모 셀프 엑시트.. 배임이슈는 없을까
어라??? 얼마 전 나온 IT뉴스를 우연히 접하고 나온 반응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바로 NXC 관련 뉴스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넥슨 모회사 NXC는 창업자 사후 상속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유정현씨는 김정주 창업자의 지분을 본인 5%, 자녀들에게 16%씩 나눴고 나머지 29% 지분을 상속세로 납부했습니다. 이로써 NXC의 지배구조는 유정현씨 34%, 자녀 2명이 33%를 가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상속세 규모가 워낙 커서 아직까지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상속인 3명은 상속세 납입 부족분을 지분매각을 통해 충당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놀랍게도 매입처가 NXC입니다. 그 규모는 무려 6600억원에 이릅니다. 유정현 이사회 의장은 3200억원 규모 NXC 주식을, 자녀 김정민씨와 김정윤씨는 각각 1600억원 규모 NXC 주식을 NXC에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김정민씨와 김정윤씨는 와이즈키즈 지분 161억원 규모 주식을 NXC에 매각했습니다. 제가 왜 놀라냐면 대주주가 회사에 자기주식을 매각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외부에 매각을 하죠. 뭐랄까요. 이번 건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셀프 엑시트랄까요.
토스, 11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지속 가능할까?
2024년 2분기에 토스가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첫 서비스 출범 이후 약 11년만입니다. 2024년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토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3.7% 증가한 약 4741억원, 영업이익은 약 29억원입니다. 다만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4년도 2분기 영업이익은 29억원이나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반기실적으로 따지면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인데요. 그러나 2023년 반기의 영업손실이 110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을 엄청나게 줄인 것입니다. 어쨌든 2분기에 낸 이익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11년 만의 첫 분기 흑자인 데다 IPO를 준비하고 있는 토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토스는 어떻게 첫 분기 흑자를 냈을까요? 그리고 그것은 지속 가능할까요? 2024년도 토스의 반기 보고서를 통해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흑자에 기여한 자회사 4곳 토스의 2024년도 반기보고서를 보면 본사 격인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주요 자회사 9곳의 2024년도 반기 실적이 나옵니다. 이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토스증권, 토스인컴, 토스인슈어런스, 토스CX로 4곳입니다. 흑자를 낸 자회사 4곳의 2024년도 반기 실적과 전년도인 2023년도의 반기 실적을 비교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토스증권
'스타트업 창업자' 방시혁은 초심을 잃은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혁이 왜 거기서 나와?! 2024년 7월 21일이었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LA 베버리힐스 로데오 거리에서 우연히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로데오 거리의 발렌시아가 매장 앞 건널목을 두 명의 여성과 건너고 있었죠. 3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세 사람은 스치듯이 카메라 앞을 지나쳐갔죠. 방시혁 의장을 촬영한 건 하필이면 유튜브 채널 'I am Walking'이었습니다. 아이 엠 워킹 채널은 LA 베니스 비치를 근거지로 베버리힐스, 로데오 거리, 산타모니카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길 가는 여성과 사람들 그리고 슈퍼카를 찍어서 매일 낮 12시에 업로드하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그렇게 구경거리를 제공하죠. 초상권이 공간 개념인 미국에서만 가능한 유튜브 방송입니다. 미국에선 사적인 공간에서 동의 없이 도촬된 영상만 초상권 침해 대상이니까요. 반면 베버리힐스 길거리는 완전 공적인 공간이죠. 방시혁 의장이 잡힌 영상은 2024년 8월 8일 업로드됐습니다. 방시혁 의장과 두 여성의 모습은 52분 길이의 영상에서 초반 47초 언저리에 등장합니다. 영상은 조회수가 하루 만에 54만회에 이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죠. I am Walking 영상들의 평균 조회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혁이 거기서 나온 덕분이었죠. 과즙세연과 방시혁 하이브는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되자 2024년 8월 8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08-22
카카오페이의 '중국 리스크'는 이제 시작입니다. 9가지 질문들
라인야후 사태를 취재하고 연달아 기사를 쓰면서 '만약 이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자국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 혹은 이관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 정부든, 국민이든 매우 강한 거부감을 가지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라인야후 사태도 지난해를 비롯해서 몇 차례 반복됐던 일본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국외 유출 사건이 일본 정부에게 개입의 명분과 계기를 만들어줬고요. 그리고 라인야후 사태가 어느 정도 소강 국면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재연되려 하고 있는데요. 사실 유출 논란의 대상이 된 개인정보의 양과 질은 라인야후의 사례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죠. 외국(중국)계 자본이 지분의 상당 부분(32%)을 소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서, 자신들에게 돈을 댄 외국 기업의 계열사로 542억건의 개인정보가 이용자들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새어나갔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의혹 수준이 아니라 금융감독원이 현장감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발표한 내용이죠. 카카오페이 이야기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카카오페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개인정보 무단 국외 유출 논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뉴스를 통해서 이번 사태의 얼개를 잘 파악하고 계신데요. 그런 만큼 이번 기사에서는 좀 더 나아가 카카오페이가 중국 앤트그룹(알리페이의 모회사) 과 투자와 사업 면에서 매우 밀접하게 협력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지 등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해하시기 쉽게 9개 항목의 문답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일단 사태의 개요에 대해서부터 빠르게 훑어보겠습니다. 1. 어떤 일이 벌어진 건가요? 지난 8월 13일 금융감독원은 현장감사를 통해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에 가입한 전체 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고객의 동의 없이 중국 핀테크 결제업체 알리페이에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누적 4045만명의 이용자 개인정보 542억건을 2018년 4월부터 현재까지 제공해 왔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에 제공한 정보에는 카카오 계정 ID, 휴대폰 번호, 이메일 및 카카오페이 가입내역과 카카오페이 거래내역 (잔고, 충전, 출금, 결제, 송금내역) 등이 포함되고요. 카카오 계정 ID와 휴대폰 번호, 이메일은 해시처리(정보를 비가역적 코드로 변환해 암호화하는 기술)한 뒤에 전달했고, 카카오페이머니와 등록 신용카드 거래내역은 최근 7일 동안의 내역을 제공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표가 징계를 받은 직원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철용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누가 보더라도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A팀장이 했어요. 조용히 훈계로 넘어가야 할 사안인지 공론화해야 하는 사안인지 모호해 다음 기준을 적용해 보았어요. - 고의적인가? -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혔는가? - 동료에게 피해를 끼쳤는가? - 회사 문화에 반하는가? - 재발 방지를 위해 사내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가? 2번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 해당이 되어서 인사위원회가 열렸고 징계가 내려졌어요. A팀장은 징계보다 자신이 한 실수를 자책하며 앞으로 팀원들에게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괴로워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기 안타까워 그에게 우리는 어떻게 성장하며,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아래와 같이 메일을 보냈어요. 사람은 어떻게 성장할까요? 이번 일을 통해 제가 다시 상기한 점은 사람은 모두 '실수'를 통해서 '성장'한다는 점이에요. 우리는 어릴 적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시작해 자전거 타기, 친구 사귀기 그리고 연애에 이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늘 실수를 통해서 뭔가를 배우잖아요. 어쩌면 모든 인간은 어릴 적 불이 뜨겁다는 걸 한번 이상 체험한 이후부터 불을 조심하게 되었을 거예요. 아무리 엄마가 불조심하라고 얘기해도 직접 불의 뜨거움을 느껴본 후에야 제대로 그 지식을 체화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수를 줄이려고 책도 보고, 유튜브도 찾고, 친구들에게 묻지만 결국 스스로 실수를 하고 그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고 반성하면서 우리는 성장하고 내적으로 더 강해지잖아요. 우리 스스로가 과거의 역할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면 우리는 그 역할에 익숙해질 것이고 실수가 현격히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배움이 없는 '정체의 늪'에 빠지는 걸 거예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성장의 욕구가 있잖아요. 각자가 처한 환경 또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중요하고 큰 역할을 맡게 되고. 그러면 그 새로운 역할을 더 잘 해내려고 또다시 도전하고 실수하고 반성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 성장하게 되죠. 예전에 제가 직장 다닐 때 에피소드 한번 얘기해 준 적 있잖아요. 당시 회사에 대표님 외에 임원이 3분이 더 계셨는데 한분은 일을 잘했고 한분은 사고를 많이 쳤고 한분은 조용하게 계시는 분이었어요. 그룹에서 특별감사가 나왔는데 우리는 당연히 사고투성이인 상무님이 징계를 받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감사가 완료된 후에 조용하게 본인 일만 하시는 이사님이 징계를 받았어요.
최철용
(주)오픈한 대표
2024-08-21
오늘의집, 에이블리, 발란, 정육각.. '완전 자본 잠식'의 의미가 다릅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부쩍 커졌습니다 최근에는 주요 이커머스 4곳인 발란, 에이블리, 오늘의집, 정육각(가나다 순)이 모두 완전 자본 잠식이라는 기사도 났었죠. 자본 잠식이란 기업의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한 자본금이 잠식당하기 시작하는 단계로, 완전 자본 잠식이란 적자 폭 때문에 자본금을 완전히 깎아먹어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가 된 상태를 말합니다. 즉, 사전적 의미로나 회계적 의미로나 완전 자본 잠식은 기업에 있어 위기 신호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업 씬에서는 좀 다릅니다. 무슨 말이냐면 스타트업의 재무 상황이 안정적인지 살펴보려면 자본 총계만 볼 게 아니라 그 외에 살펴볼 만한 것이 더 있단 겁니다. 위에 거론된 4개 기업의 사례를 가지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4개 기업 모두 진짜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가? 대답은 일단 YES입니다. 그러나 4개 기업의 상황은 제각각 다릅니다. (1) 발란 2023년도 감사보고서 기준 발란의 재무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발란은 2023년 처음 완전 자본 잠식 상태가 됐습니다. 2022년도에 이미 자본 총계가 불과 25억원으로 아슬아슬했었죠. 적자경영이 지속되어 결손금이 800억원에 달했고, 2022, 23년도에 투자를 유치하긴 했으나 투자금 규모에 비해 현금 소진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투자 관련한 내용은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보겠습니다) (2) 에이블리 2023년도 감사보고서 기준 에이블리의 재무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이블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습니다.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그만큼 큰 비용을 소진했고 누적 결손금만 2000억원이 넘습니다. (3) 오늘의집 오늘의집은 완전 자본 잠식 기사 관련해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했었죠.
지금 배달 대행 플랫폼들이 위기에 처한 5가지 이유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몇 년 전 수천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던 분야가 있었죠. 바로 배달 대행 플랫폼 시장이었습니다. (참조 - 배달은 누가 하나요? '배달주문앱'과 '배달대행업체'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면면을 보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배달 대행 플랫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분야의 주요 플레이어 중 한 곳인 바로고는 2021년 시리즈C 라운드에서 800억원을 유치했으며 누적 투자 규모는 17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고요. 만나플러스의 운영사인 만나코퍼레이션 역시 같은해 814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준수한 IR 성과를 냈습니다. 같은해, hy에 인수된 부릉(구 메쉬코리아) 또한 2021년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한 바 있죠. 생각대로를 운영했던 인성데이타 또한 2020~2021년 사이 8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수년 전, 특히 2021년엔 배달 대행 플랫폼의 인기가 상당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이들 배달 대행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기대 역시 그만큼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적자 행진 속 구조조정과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많은 기대를 받은 배달 대행 플랫폼 시장. 그런데 최근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상황이 썩 좋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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