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 건가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유지윤님의 기고입니다. 필자는 초기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같은 업계라고 해도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와 중·후기 단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Growth 투자 VC는 일하는 방식이 생각보다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인지 Growth 단계 투자를 하는 VC들에게 "극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또 투자자뿐 아니라,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인 창업기업 대표님들도 "우리 같은 초기 단계 기업을 판단할 때 VC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포인트가 궁금하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극초기 스타트업 투자에서 VC들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지, 그리고 성공적인 초기 투자 유치를 위해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극초기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인을 설립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업 진행은 상당히 진척된 경우도 있고, 대기업·중견기업에서 분사해 독립한 경우도 있으니 단순히 업력을 기준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VC의 관점에서 극초기 스타트업은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거나, 개발되었더라도 매우 초기 단계로서 매출·이익·트랙레코드가 전무한 상태의 기업을 의미합니다. 이 단계의 스타트업은 사실 평가할 만한 기업가치가 없습니다. 매출과 이익이 없으니 PER(Price to Earnings Ratio), PSR(Price to Sales Ratio) 등의 상대가치평가 방식은 적용할 수 없고 (오히려 기업가치가 마이너스로 나올 수 있습니다), DCF(Discounted Cash Flow) 같은 절대가치 평가 방식은 미래 현금흐름 예측이 전적으로 가정에 의존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하려면 반드시 '기업가치'를 정해야 합니다. 투자할 금액과 기업가치, 그리고 그 비율인 지분율은 '투자'라는 행위가 성립하기 위해 사전에 결정되어야 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매출·이익·현금흐름이 없는 극초기 기업의 가치는 어떤 요소로 평가될까요? 1. 창업자(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