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닷컴은 어떻게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한 번에 추월했을까
국내 여행 앱 1위가 처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트립닷컴 약 478만명, NOL(구 야놀자) 약 452만명, 여기어때 약 381만명. *2026년 6월 MAU 기준 2021년 3월 이후 최초로 트립닷컴의 MAU가 두 국내 대표 여행 플랫폼을 모두 넘어섰습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변화의 폭은 더 큽니다. 2021년 6월, 트립닷컴의 월간 이용자는 약 19만 5000명이었는데요. 당시 야놀자의 월간 이용자는 약 348만명이었고 두 앱의 격차는 18배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5년 뒤, 트립닷컴의 월간 이용자는 약 24.5배 늘었고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동시에 앞질렀습니다. 18배 뒤처졌던 앱이 5년 만에 여행 앱 1위로 올라선 겁니다. 이번 순위 변화는 단순히 최근 한 달에만 나타난 변화는 아닙니다. 오랫동안 국내 여행 앱 시장을 이끌던 국내 플랫폼의 이용자 규모를 글로벌 OTA가 처음으로 앞섰기 때문이죠. 트립닷컴은 어떻게 18배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이번 역전은 일시적인 변화일까요? 모바일인덱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 여행 플랫폼의 달라진 경쟁 구도를 살펴봤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가 운영하는 AI로 시장과 고객 이해를 돕는 커스터머 인텔리전스 서비스, 모바일인덱스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았습니다. 역전의 신호는 2025년 초부터 나타났습니다 트립닷컴의 성장은 2026년 6월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닙니다. 우선 3사의 이용자 흐름을 시간순으로 살펴봤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트립닷컴의 최근 상승세입니다. 트립닷컴의 MAU는 2024년 6월 약 104만명에서 2025년 6월 약 149만명으로 늘었습니다. 1년 동안 약 45만명이 증가했는데요. 그 이후 상승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습니다. 2026년 6월 약 478만명으로 불과 1년 만에 약 329만명이 늘었고 증가율은 221.3%에 달했죠. 이 추세가 얼마나 가파른 건지 NOL과 여기어때와 비교해봤습니다. NOL의 MAU는 2024년 6월 385만명에서 2025년 6월 372만명으로 1년간 약 12만명(3.2%)이 감소했습니다. 이후 2026년 6월에는 약 452만명으로 반등하며 약 80만명(21.5%)이 늘었습니다. 여기어때도 비슷했습니다. 2024년 6월 약 369만명에서 2025년 6월 약 365만명으로 약 4만명(1%)이 줄었는데요. 2026년 6월에는 약 381만명을 기록하며 1년 동안 약 16만명(4.4%) 증가했습니다. 최근 1년의 데이터만 놓고 보면 세 플랫폼 모두 이용자가 늘었지만 증가 속도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NOL과 여기어때가 기존의 300만~400만명대에서 움직이는 동안 트립닷컴은 100만명대에서 400만명대로 올라섰습니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신규 설치에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신규 설치는 앱을 새로 내려받은 기기의 수입니다. 3사의 신규 설치 추이를 보면 2025년 초부터 트립닷컴으로 유입되는 이용자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 변화는 2025년 2월부터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트립닷컴의 MAU는 약 132만명으로 NOL(약 324만명)과 여기어때(약 309만명)에 크게 뒤처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달 신규 설치 데이터는 조금 달랐습니다. 트립닷컴 약 27만건, 여기어때 약 26만건, NOL 약 20만건 순이었습니다. 월간 이용자 규모와 달리 새로 앱을 내려받는 이용자 흐름이 트립닷컴 쪽으로 움직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트립닷컴이 매달 신규 설치 1위를 지킨 것은 아니었는데요. 여름 성수기에는 NOL과 여기어때의 신규 설치가 더 많은 달도 있었습니다. 다만 2025년 전체로 보면 트립닷컴의 신규 설치는 약 388만건으로 여기어때(약 347만건)와 NOL(약 333만건)을 모두 앞질렀습니다. 특히 2025년 9월부터 2026년 3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세 앱 가운데 신규 설치가 가장 많았습니다. MAU에서는 트립닷컴이 여전히 국내 플랫폼을 뒤쫓고 있었지만 새로운 이용자를 모으는 경쟁에서는 이미 순위가 바뀌고 있던 겁니다. 기존 이용자도 다시 움직였습니다 앞서 신규 설치 추이에서 트립닷컴의 상승 신호가 먼저 나타났다는 점을 살펴봤는데요. 여기에 더해 기존 이용자까지 다시 앱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립닷컴의 MAU는 2026년 5월 약 290만명에서 6월 약 478만명으로 늘었습니다. 한 달 만에 187만 6660명이 증가한 것이죠. 한편 같은 달 신규 설치는 33만 8767건이었습니다. MAU는 한 달 동안 앱을 사용한 사람, 신규 설치는 앱을 내려받은 기기를 집계하기에 두 숫자를 1대1로 비교할 수는 없는데요. 그래도 MAU 증가폭이 신규 설치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면 6월에 처음 앱을 설치한 사람뿐 아니라 이미 앱을 설치해 두고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이용자가 다시 앱을 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주간 이용자 흐름도 살펴보았는데요. 트립닷컴의 주간 이용자는 5월 초 약 96만 6000명에서 6월 마지막 주 약 274만 4000명까지 늘었습니다. 5월부터 주간 이용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난 겁니다. 또, 이 시기에는 할인 행사도 이어졌습니다. 2026년 3월부터는 매일 새로운 호텔 특가와 선착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트립타임'을 운영하고 있고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결제 제휴 행사는 물론 6월부터는 여름 브랜드 캠페인과 함께 항공권과 호텔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특가 행사도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5월부터 이어진 주간 상승세와 6월의 MAU 증가폭, 여름 프로모션을 함께 보면 이번 역전의 중심에는 새로운 설치뿐 아니라 기존 설치 이용자의 재활성화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새로 설치한 이용자도 더 오래 남았습니다 이번엔 사용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신규 설치는 할인이나 광고를 계기로 단기간에 늘어날 수 있는데요. 중요한 건 앱을 내려받은 뒤 얼마나 오래 사용하느냐입니다. 설치 후 곧바로 앱을 지우거나 다시 찾지 않는다면 신규 설치 증가는 일시적인 것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몇 주 뒤에도 앱을 다시 연다면 실제 사용으로 이어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설치 후 30일 이내 삭제율과 주차별 재방문율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먼저 앱을 설치한 뒤 30일 안에 삭제한 비율입니다. 트립닷컴의 30일 이내 삭제율은 34.6%였습니다. NOL은 41.2%, 여기어때는 43.8%로 나타났습니다. 앱을 설치한 기기 100대를 기준으로 보면 트립닷컴은 약 35대, NOL은 약 41대, 여기어때는 약 44대에서 한 달 안에 앱이 삭제됐습니다. 남아 있는 비율로 살펴보면 트립닷컴은 약 65대 기기 안에서 앱이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NOL보다 6.6%포인트, 여기어때보다 9.2%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기기에 앱이 남아 있는 것과 실제로 다시 사용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인데요. 이번에는 비슷한 시기에 앱을 설치한 사람들이 몇 주 뒤에 다시 접속했는지도 살펴봤습니다. 설치 4주차 재방문율은 트립닷컴이 34.1%였고요. NOL은 21.2%, 여기어때는 13.9%였습니다. 트립닷컴은 새로 설치한 이용자 3명 중 1명 정도가 한 달 뒤에도 앱을 다시 사용한 셈입니다. 6주차에도 이 격차는 이어졌는데요. 6주차 재방문율은 트립닷컴 28.9%, NOL 18.7%, 여기어때 10.1%였습니다. 세 앱 모두 전반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재방문율이 낮아졌지만 트립닷컴은 1주차부터 6주차까지 계속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트립닷컴은 30일 내 삭제율이 가장 낮고 재방문율은 가장 높았습니다. 국내 서비스 이용자들이 트립닷컴을 함께 쓰기 시작했습니다 트립닷컴의 이용자가 늘었다고 해서 NOL이나 여기어때 이용자가 온전히 트립닷컴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여행 앱은 항공권과 숙소의 상품 및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여러 개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NOL과 여기어때 이용자 가운데 트립닷컴도 함께 사용한 사람이 얼마나 늘었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NOL 이용자 가운데 트립닷컴을 함께 쓴 비율은 2025년 6월 9.61%에서 2026년 6월 25.92%로 올랐습니다. 같은 달에 두 앱을 함께 사용한 이용자도 2025년 6월 약 35만 8000명에서 2026년 6월 약 117만 3000명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늘었습니다. 1년 전에는 NOL 이용자 10명 중 1명 정도가 트립닷컴을 함께 썼다면 2026년 6월에는 4명 중 1명 이상이 함께 쓴 것이죠. 여기어때도 흐름은 비슷했습니다. 여기어때 이용자 중 트립닷컴을 함께 쓴 비율은 2025년 6월 10.51%에서 2026년 6월 26.48%로 올랐습니다. 두 앱을 함께 쓴 사람은 같은 기간 약 38만 4000명에서 약 101만명으로 늘었습니다. NOL과 여기어때 이용자 모두 트립닷컴을 함께 쓰는 비율이 1년 만에 25%을 넘어선 것이죠. 이번에는 두 앱을 함께 쓰는 사람들이 어느 앱을 더 자주 열었는지도 확인했습니다. 2025년 6월, 트립닷컴과 NOL을 함께 사용한 사람들은 월 평균 트립닷컴을 4.31일 사용했고 NOL을 4.92일 사용했습니다. 1년 전에는 NOL을 조금 더 자주 찾았는데요. 2026년 6월에는 트립닷컴을 6.22일, NOL을 6.07일을 사용하면서 자주 찾는 앱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차이는 0.15일에 불과해 두 앱의 사용 빈도가 비슷해졌다고 보는 편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여기어때와 비교하면 변화가 더 뚜렷합니다. 2025년 6월, 두 앱을 함께 쓴 사람들의 월 평균 사용일수는 트립닷컴이 4.28일, 여기어때가 4.04일이었습니다. 이미 트립닷컴이 소폭 앞서 있었는데요. 1년 뒤인 2026년 6월 수치를 보면 트립닷컴은 5.81일, 여기어때는 4.02일이었습니다. 두 앱의 격차가 0.24일에서 1.79일로 벌어진 겁니다. NOL과 여기어때 이용자가 트립닷컴도 함께 쓰기 시작한 데 이어 함께 쓰는 사람들의 손이 트립닷컴으로 더 자주 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립닷컴만 사용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단독 사용률은 해당 앱 이용자 중 같은 달에 다른 여행 앱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입니다. 2026년 6월 트립닷컴의 단독 사용률은 33.61%였습니다. NOL은 30.78%, 여기어때는 26.84%였죠. 트립닷컴 이용자 3명 중 1명은 오직 트립닷컴만 사용한 겁니다. 또 트립닷컴의 단독 사용률은 2025년 6월 25.26%에서 1년 만에 8.35%포인트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정리해보면, 국내 OTA 이용자가 한꺼번에 트립닷컴으로 옮겨간 것은 아닙니다. 기존 앱을 쓰면서 트립닷컴도 함께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함께 쓰는 사람들의 사용 빈도에서도 트립닷컴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다른 여행 앱 없이 트립닷컴만 단독으로 쓰는 이용자도 늘었습니다. 이제 단순히 가격을 확인하는 비교용 앱을 넘어서 여행을 알아볼 때 자주 찾는 앱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겁니다.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건 '항공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용자들은 왜 트립닷컴을 찾았을까요? 데이터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분야는 바로 항공권이었습니다. 먼저 글로벌 항공권 가격 비교 앱 스카이스캐너 이용자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확인했습니다. *스카이스캐너는 2016년 트립닷컴그룹(당시 씨트립)이 인수했습니다. 2025년 6월 스카이스캐너 이용자 중 트립닷컴을 함께 쓴 비율은 27.49%였습니다. 2026년 6월에는 비율이 51.79%로 1년 전보다 24.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항공권을 알아보려고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한 사람 2명 중 1명이 같은 달에 트립닷컴도 사용한 셈입니다. 스카이스캐너 이용자 중 NOL을 함께 쓴 비율은 24.96%에서 30.86%로 5.9%포인트 상승했고요. 여기어때는 26.41%에서 27.34%로 0.93%포인트 올랐습니다. 한편 스카이스캐너 이용자의 MAU는 1년 전과 거의 비슷합니다. 2025년 6월 약 107만명에서 2026년 6월 약 109만명으로 1.4%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요. 스카이스캐너의 몸집은 비슷했는데 트립닷컴이 함께 쓰이는 비율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입니다. 다만 이 데이터는 두 앱을 같은 달에 사용했다는 것까지만 보여줍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항공권을 검색한 뒤 트립닷컴에서 결제했는지 실제로 항공권을 예약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항공권을 알아보는 이용자 사이에서 트립닷컴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졌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여기어때는 스카이스캐너와의 병행률 차이에 대해 플랫폼마다 강점을 가진 여행 상품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