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세미나,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스타트업 씬의 주제 중 하나는 여전히 글로벌 진출입니다. 좁은 내수 시장을 넘어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야 진정한 스케일업이 가능하다고 누구나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꽤 오랜 기간 막대한 자금을 스타트업 씬에 투자했는데 왜 아직도 변변한 해외 성공 사례가 없는가?에 대한 자성론이 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삼성, 현대, LG, SK, 한화 등 국내 대기업은 해외 진출에 성공하여 오늘날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주요 그룹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대체로 절반이 넘으며 삼성전자의 경우 86%, SK하이닉스는 98%, LG화학은 75%, GS칼텍스는 54%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 태동해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세계적인 기업이 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개최됩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해외 진출에 관심 갖는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주제, 더 적합한 강연자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또 고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저의 심경은 다소 뒤틀려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세미나가 대체로 특정 국가 진출 방안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XX 국가 진출 방안"을 위해 그 나라의 특징, 문화, 법률, 제도 등을 다루는 식입니다. 만약 미국이나 유럽 어딘가에서 자국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국 시장 진출 방안 세미나"를 개최한다면 여러분은 어떨 것 같으십니까? 저는 황당하기 그지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산업이 존재하고, 그 산업들의 특성이 각각 다른데 그것을 "한국 시장"으로 뭉뚱려서 표현한다는 것이 참으로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