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는 왜 소주보다 훨씬 비쌀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명욱님의 기고입니다. 증류주의 시작 '4원소설'이란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이 물, 불, 공기, 흙이라는 4가지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론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4가지 원소로 세상의 모든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개념은 이슬람권으로 넘어가 금을 만들려는 연금술의 기초 사상이 됩니다. 세상의 모든 금속에 물, 불, 공기, 흙의 개념을 더하면 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건데요. 흥미로운 것은 여기서 증류주의 탄생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연금술사들이 와인과 맥주 등에 불을 대본 거죠. 이는 증류 기법의 발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물은 끓는점이 섭씨 100도이지만, 그보다 낮은 78.3도의 열을 가한 순간 알코올이 먼저 증발합니다. 이것을 먼저 뽑아낸 순간 순도 높은 증류주가 탄생합니다. 영어권에서는 증류주를 스피릿(Spirit)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간단합니다. 바로 맥주 및 와인 등의 발효주에서 알코올만 분리했다는 뜻입니다. 맥주를 증류한 술은 위스키가 되었고, 와인을 증류한 술은 브랜디가 되었습니다. 동유럽에서는 곡주로 증류한 술이 보드카의 기원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 몽골을 통해 이 기법이 들어와 소주의 시작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소주의 한자는 구울 소(燒), 술 주(酒), 즉 '구운 술'이라는 어원을 갖고 있죠.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 역시 어원을 찾아가면 브랜드 바인(brande wijin), 즉, 구운 와인입니다. 소주와 같은 뜻의 어원을 갖고 있네요. 서양의 전유물로만 느껴지는 위스키나 코냑이 알고 보면 이슬람의 연금술에 뿌리를 두었고 소주와 친인척 사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주의 소매가는 1500원, 위스키의 고급 제품은 가볍게 50만원. 역사상 최고가 위스키 제품은 무려 20억원(맥캘란 파인 앤 레어 1926)이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