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TOP 100 듣는 게 그렇게 잘못됐나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루님의 기고입니다. 2020년 1월 4일 이 날은 국내 음악 스트리밍 역사의 변곡점이 되는 날입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멜론 차트로 대표되는 실시간 음원 차트는 조작되고 있다고 보도한 날이기 때문이죠. (참조 - 음원 사재기? 바이럴 마케팅? 음원차트조작 의혹의 실체) 방송 이후 실시간 차트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급락했습니다. 플랫폼들은 앞다투어 음원 차트에 철 지난 음악 청취 방식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더 세련된 방식인 플레이리스트를 통해서 새로운 청취 경험을 하라며 마케팅했습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인 2020년 2월, 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는 국가별 데일리 탑 텐 차트를 전세계로 서비스한다고 밝혔습니다. (참조 - Now - for the first time - you can see what’s popular on Netflix) 인기 있는 콘텐츠를 빠르게 확인하고 접하라는 겁니다. 넷플릭스는 멕시코와 영국에서 6개월간 탑 텐 차트 기능을 테스트한 결과 이용자들에게 이 기능이 유용하다는 걸 확인했고 이에 전세계로 확대한다는 입장입니다. 참 흥미롭습니다. 한 곳은 순위 차트를 구시대의 잘못된 관습으로 바라보고, 한 곳은 중요한 신규 업데이트 기능으로 바라보는 이 상황이 말이죠. 도대체 음원 차트가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빨리 손절을 당한 걸까요?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 1년이 넘은 이 시점에서 음원 차트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음원 차트는 하나의 추천 리스트다 어떤 차트든, 차트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시장에서의 인기를 나타내는 성적표의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의 구매를 이끄는 일종의 추천 리스트 기능입니다. 우리가 책을 살 때는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고, 영화를 예매하기 전에는 예매 순위를 보며, 심지어 배달 음식을 시킬 때에도 주문량 많은 순으로 정렬하는 것처럼 말이죠. 음원 차트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