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사업계획서를 보면서 시뮬레이션게임이 떠오른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디지털 게임이 다루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게임은 정말 다양한 주제를 놀이의 영역으로 끌어왔습니다. 그 기발한 소재만으로 화제가 된 게임도 적지 않죠. '염소 시뮬레이터'는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한 염소를 조종하여 난장판을 벌이는 게 게임 소재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드러그 딜러 시뮬레이터'는 마약 중개 거래 딜러를 현실적으로 다뤄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두 게임처럼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행위나 체계를 컴퓨터 안으로 불러들여 묘하게 뒤틀거나 재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끌어냅니다. 현실을 그럴듯하게 모사해낼수록 아무래도 '좋은 게임'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의문도 듭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다고 해서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까요? 현실의 행위와 체계가 그처럼 재미있다면, 굳이 게임으로 따로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오늘은 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실 병원 시스템을 재현한 병원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투 포인트 병원(Two point Hospital)'은 2018년에 출시한 병원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1997년에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테마병원' 제작진이 다시 모여서 만든 작품입니다. 병원과 의료는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에 구현됐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의무병이나 여러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의 힐러 직군은 '치료'라는 행위를 아주 간략하게 게임으로 그려냈다고 볼 수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