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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안녕하세요. 최용식입니다. 본업은 회사운영이지만 종종 기업 및 산업에 대한 기사를 쓰고요. 사람과 돈의 흐름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
2024년 하이브 실적에서 읽을 수 있는 시그널링 열 가지
엔터테인먼트 업계 선두업체 하이브의 2024년 실적이 나왔습니다. 지금 이 시점은 여러 모로 중요한 때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기 앞서 잠깐 회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겠습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대흥행에 힘입어 2015~2020년 사이 독립 기획사에서 대형 기획사로 무섭게 성장을 했죠. 창업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상장, M&A, 신사업 및 자회사 설립으로 계속해서 판을 키웠는데요. 덕분에 대기업 반열에 올랐고 경쟁사와 굉장한 격차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내적으로는 사업을 다각화하고 외적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K-POP씬 내에서 평판이 떨어졌는데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는 브랜드와 팬덤에 의존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악재라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주요 지표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죠. 그러다가 바로 얼마 전 2024년 연간 실적이 발표됐는데요. 구체적으로 얼마나 성과를 냈으며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먼저 매출은 2조2500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3% 성장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2024년 실적은 어땠을까
네이버와 카카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테크업계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데요. 얼마 전 2024년 연간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성과를 냈으며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네이버 혁신기업의 실적을 분석할 때 제일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은 성장성, 그 다음은 수익성이라 할 수 있는데요. 네이버의 2024년 매출은 10조7000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11% 성장했습니다. 2023년에는 17% 성장했고 2022년에는 20% 성장했으니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성장성 둔화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수익성은 좋았습니다.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으로 18%대의 이익률을 보였습니다. 2023년과 2022년에는 15%대였으니 수익성 개선의 경우 확연하게 이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각 사업부문별 상황은 어떨까요. 네이버의 주력사업은 포털 광고를 뜻하는 서치플랫폼 부문과 쇼핑 영역을 의미하는 커머스 부문인데요. 각각 연간 기준으로 10%, 15%의 성장성을 보이고 있으며 둘을 합산한 영업이익률도 30%를 훌쩍 넘습니다.
"과거 투자를 받았던 게 후회스럽습니다"
얼마 전 SNS에서 의미심장한 포스팅을 봤습니다. 본인이 창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투자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제안을 거절했다는 내용의 포스팅인데요. 해당 창업자는 과거 우먼스톡을 창업했던 김강일 대표입니다. 아웃스탠딩과도 인터뷰한 적이 있죠. 우먼스톡은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는 컨셉을 도입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미디어커머스 모델이죠. 우먼스톡은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힘입어 11곳의 기관으로부터 14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업계 슈퍼루키로 떠올랐는데요. 이후 상황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적자를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저작권업체 오지큐에 매각되고 말았죠. 김강일 대표는 과거 대규모 투자를 받고 회사가 성과를 내지 못해 힘들어졌을 때 "마치 끊지 못하는 밧줄에 묶여 겨우겨우 연명을 하는 것 같았다"면서 수개월 눈몰로 밤을 지새우는 등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회상했습니다. 그리고 파트너와 직원에게 겉으로는 그럴 듯한 비전을 제시하고 속으로는 불안한 현실을 감춰야 했던 게 후회스럽다고 이야기했죠. 김강일 대표는 우먼스톡 매각 후 면세점 및 해외수출에 관한 사업모델로 재창업을 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매출 50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죠. 그는 투자금 회수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온전히 회사 펀더멘탈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자본조달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는데요. 올해는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하며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더본코리아 위기는 백종원 키맨리스크 때문입니다
더본코리아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발단은 기획상품 프로모션이었는데요. 1월 말 명절연휴 시기에 맞춰 자체 스팸상품인 빽햄 선물세트를 정가 5만1900원에서 45% 할인된 2만8500원에 판매했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시식 광고영상을 공개하면서 농가지원을 위해 100% 한돈을 썼고 맛과 질 모두 훌륭하다고 자평했죠.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빽햄을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면서 논란이 심화됐습니다. 같은 용량의 가격이 쿠팡 등 전자상거래 서비스에서 1만8500원에서 2만4000원 사이 형성됐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죠. 아울러 돼지고기 함량도 90% 이상으로 빽햄의 85% 수준보다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결국 더본코리아가 제품 정가를 과도하게 책정하고 실제 싸지도 않은데 싼 것처럼 기만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백종원 대표는 직접 해명영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가격이 높은 이유는 우리가 후발주자인 터라 대량생산이 가능하지 않아 생산비용을 많이 집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돼지고기 함량이 낮은 것은 맛을 높이기 위해 다른 부원료를 많이 썼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콘크리트 지지층과 같았던 유튜브 여론이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과거 <골목식당>이란 프로그램에서 '사정이 있다고 해서 음식값을 올려받으면 소비자들이 순순히 이해하는 줄 아냐'고 소리쳤던 장면을 인용하면서 이른바 '내로남불'한다는 비판이 나왔죠. 그리고 방송 내내 아나운서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사기 싫으면 사지 말라고 빈정대는 등 방송태도 또한 불량하다는 의견도 나왔죠. 사실 백종원 대표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연돈볼카츠 사태'가 터졌을 때 점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은 바 있는데요.
중국의 DEEPSEEK가 한국에게 DEEPSICK한 이유
딥시크의 설립자, '량원펑'의 인생은 중국 내에서 언더독에 가까웠습니다. 그는 광둥성 우촨시에서 출생했는데요. 우촨시는 도시 분류 최하등급인 5선에 속한 도시에 불과하고 출생지 또한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직업은 초등교사였죠. 마을 학생 대부분은 공부를 포기하고 일찌감치 생업에 나선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고 중국 4대 명문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절강대학교에서 전자정보통신 학위를 땄습니다. 량원펑이 졸업했을 무렵이었던 2008~2009년 금융위기 절정기로 경제가 무척 어려울 때였는데요. 그는 동기들처럼 일반기업에 가는 대신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창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그래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얻은 노하우를 새로운 비즈니스에 적용하려고 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2013~2015년 여러 금융회사를 설립했는데요. 역시 이 또한 큰 두각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퀀트 트레이딩을 하는 헤지펀드 운영회사 '하이플라이어'를 설립하는데요. *퀀트 트레이딩 정량적 분석을 통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 수학적 모델, 통계적 기법, 알고리즘 등을 사용해 금융시장의 패턴을 분석 및 예측해 고수익을 추구.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이사회 복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얼마 전 IT업계에서 한 가지 유의미한 소식이 나왔습니다. 바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에 복귀한다는 것입니다. 7년 만에 사내이사로 다시 돌아온 셈인데요. 참고로 이사회는 지난 3년간 최고경영자였던 최수연 대표가 연임을 하고 이해진 창업자가 함께 하는 형태가 됩니다. 그러면 배경과 취지가 무엇일까요? 여기에 대해 대답하기 앞서 과거 이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진 창업자는 조직 거버넌스(관리체제) 차원에서 여타 빅테크기업 리더들과는 차별화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창업자로서 회사 업무에 전념하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취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단독으로 대표이사 역할을 맡았던 시기는 매우 짧았습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창업 이후 딱 2년에 불과했죠. 2000년 한게임과 합병한 다음에는 2003년 말까지 김범수 창업자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서 활동했고요. 아예 2004년부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본인이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맡고 김범수 창업자에게 단독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줬습니다. "초창기에는 게임사업부(한게임)가 포털사업부(네이버)보다 매출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해진 창업자는 회사 핵심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사람이 대표를 맡는 게 맞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네이버 모 임원) 하지만 어느 순간 매출이 역전되자 자연스럽게 포털사업부로 무게중심이 실렸는데요. 이해진 창업자는 CSO를 겸직하며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때부터 네이버 안에서 강력한 의사결정권을 가져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주요 주주였던 김범수 창업자와 이준호 CTO가 회사를 연달아 떠나자 더욱 그의 리더십이 탄탄해지죠. 하지만 이해진 창업자는 사내 핵심사안을 주도하면서도 전문경영인에게 CEO 자리를 맡겼고요. 회사를 대표하는 공개석상에 가급적 얼굴을 비추지 않았습니다. 정말 꼭 필요한 자리만 가는 식이었죠.
자본시장에서 소비재 스타트업을 주목하는 이유
오늘 주제를 설명하기 앞서 몇 가지 유의미한 소식을 리마인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본시장에서 혁혁한 성과를 낸 회사들이 존재합니다. (1) 먼저 지난해 가장 성공적으로 상장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뷰티 디바이스를 주력으로 하는 소비재회사 에이피알입니다. 2024년 초 공개시장에 입성해 2~3조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했습니다. (2) 이어서 지난해 가장 큰 규모로 엑시트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화장품회사 코스알엑스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를 1800억원에 취득했었고 잔여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콜옵션)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리고 2023~2024년 콜옵션을 행사해 7551억원을 들여 잔여 지분을 매수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선 거의 인수에 1조원을 썼으며 잔여지분을 샀을 땐 코스알엑스의 기업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봤습니다. (3) 마지막으로 요새 들어 가장 유력한 유니콘 후보로 떠오른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화장품회사 더파운더스입니다. 뷰티 브랜드 아누아 운영사로서 2023년 기준으로 매출 1400억원을 찍었고 영업이익 400억원에 도달했습니다. 많은 투자사들이 더파운더스를 제 2의 에이피알 혹은 코스알엑스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던 세 회사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LLM은 돈이 될까요
요즘 가장 핫한 기술 트렌드는 단연 인공지능, 좀 더 구체적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입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2022년 오픈에이아이의 CHAT GPT가 엄청난 파급력을 끼쳤는데요. 이후 빅테크회사들이 속속 시장참여를 선언하고 있으며 어마어마한 자본이 모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우며 과거 닷컴버블과 같이 기대가 너무 과다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현 시점에서 한번 중간점검을 할 필요가 있는데요. 과연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같은 엄청난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메타버스나 블록체인처럼 스토리에서 벗어나지 못할지 말이죠. 통상 기술 트렌드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며 산업화에 이릅니다. (1) 누군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초기 버전의 서비스를 통해 현실화합니다. (2) 그러면 미디어는 대중에 소개하고 엄청난 관심 속에서 투자금과 참여자가 몰리게 됩니다. (3) 그러면 프론티어 집단은 이걸 서비스에 재투자하면서 생태계의 거대화를 모색하죠. (4) 만약 킬러서비스가 나오면 엄청난 관심은 계속됩니다. 투자금과 참여자도 더욱 늘어나게 되죠. (5) 그러나 킬러서비스가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자원의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언젠가는 바닥을 들어내기 마련입니다. (6) 킬러서비스가 충분한 트래픽을 모으고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면 확장의 선순환은 가속을 밟게 되는데요. (7) 나중에는 시장과 산업이 완성되는 것이죠.
"헐값인수 후 구조조정".. 요즘 A&D 모델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아마 독자님들은 메모앱 에버노트에 대해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2008년 모바일 태동기에 출시돼 무서운 속도로 확장을 거듭했으며 2014년 기업가치 1조원에 도달하는 동시에 글로벌 유저 1억명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수백만명의 이용자가 있었죠. 하지만 장기간 수익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하락세를 타고 투자유치에 실패하자 급속도로 입지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 벤딩스푼스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기반의 앱 개발사에 인수됐는데요. 다들 에버노트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고 어떻게 변모할까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벤딩스푼스의 방법론은 무자비했습니다. 미국과 칠레의 직원 250명 중 대부분을 해고하고 회사와 서비스 운영을 유럽에 있는 본사로 이전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무료 플랜을 줄이고 유료 플랜 가격을 올려버렸습니다. 극단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최대화한 것입니다. 대신 그만큼 서비스 개발에 신경을 쓰면서 간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회사가 앱 개발 및 운영에 관해서 충분히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러 서비스를 운영할 때 중복되는 기능을 한번에 처리하면 크게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다만 여기에 대해서 이런저런 잡음이 나왔는데요. 루카 페라리 벤딩스푼스 대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넥슨게임즈가 게임 빙하기 속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이유
지난해와 올해 게임시장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게임회사들이 매출 역성장을 하거나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죠.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모순과 문제점이 한번에 터져나왔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요즘 게임사들은 시장경쟁 격화 탓에 블록버스터급 게임제작을 강요받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개발비가 치솟았고 조직 비대화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위험을 감수하거나 새로운 실험을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부담을 안고 늘 하던 대로 활동할 수 밖에 없는데요. 결국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과도한 과금정책을 내세우고 MMORPG에 편중된 장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이용자는 위와 같은 행보에 큰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권불십년'이라고 시장 트렌드 또한 바뀌고 있습니다. 이용자는 새롭고 신선한 것에 목 마른 상태죠. 그래서 게임사들이 신작게임을 내놓아도 기대하는 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고 개발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불황기라고 해도 잘하는 기업, 돈버는 기업은 존재하는데요. 게임업계에선 모범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회사로서 넥슨게임즈를 거론하곤 합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넥슨게임즈는 2022년 3월31일 넥슨지티와 넷게임즈의 합병을 통해 출범했습니다. 넥슨지티는 국내 최고 FPS 게임 서든어택의 개발사인 게임하이를 전신으로 삼고 있습니다. 2010년 IP가치를 인정받아 넥슨에게 인수됐죠. 넷게임즈는 스타 게임 프로듀서 박용현 PD가 이끄는 MMORPG 개발사로서 히트를 통해 업계 이름을 알린 바 있습니다.
투자 혹한기, 스타트업 회사들이 겨울을 나는 법
스타트업씬 위기론은 꽤 오래 전부터 나왔는데요. 아쉽게도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투자시장 분위기는 냉혹하기 그지 없고 경기불황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가 경제성장률 및 젊은 인구층의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정치적 불안정성 등 뜻하지 않은 악재까지 터졌는데요. 힘든 것은 모든 기업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스타트업 회사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기반의 취약한 데다가 사업모델이 트렌디하고 팬시하기 때문입니다. 시류에 편승하기도 쉽지만 악재와 동반해서 추락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한파가 몰아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혹독한 겨울을 감내해야 하죠. 스타트업 회사들은 요즘 어떻게 활동하고 있을까요? 제가 만나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업계 몇 가지 단면을 공유해보겠습니다. 1. 일상이 된 구조조정 및 해고 아무래도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식은 구조조정 및 해고에 관한 것입니다. 아직까지 매출이 나오지 않거나 적자폭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투자유치 작업까지 실패했다면 대부분 진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번 실무자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요즘은 갑자기 진행을 하거나 우격다짐으로 통보하진 않습니다" "보통 런웨이를 체크하다가 현 구조로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면 희망퇴직을 결정합니다" "통상적으로 2~3개월 급여를 주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줍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현장도입을 돕는다".. 마인드웨어웍스 인터뷰
요즘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CHAT GPT 공개 이후 엄청난 변화가 예고됐는데요. 기업들은 기대감을 보이는 동시에 좋든 싫든 어떤 형태로든 대응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마치 뒤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용성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는 듯 싶습니다. 일부는 최소 주니어급 능률을 보인다면서 '지(GPT) 대리'라 명명하며 만족감을 보이고 있고요. 일부는 전장과 같은 비즈니스 세계에 어이없는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할루시네이션(오답 및 오류) 이슈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리서치 결과가 있습니다. 얼마 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132명의 IT기업 관리자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코파일럿에 대해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응답자 절반이 직원 1만명 이상의 기업에 소속된 관리자입니다. 응답자의 60%가 코파일럿 도입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나 대규모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응답자는 6%, 모든 조직원에게 코파일럿을 배포한 경우는 1%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트너는 실무자들이 어떻게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야 하나 현장도입과 배포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마 많은 업계 종사자분들이 공감하리라 보는데요. 국내 한 벤처기업이 위 작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도전에 나섰습니다. 바로 마인드웨어웍스라는 기술회사인데요. 창업자는 87학번 잔뼈 굵은 시니어, 기업도 설립 15년차 솔루션회사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했고 향후 어떤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이재인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이 에세이를 써주는 시대가 왔다".. 레페토AI 인터뷰
사람들이 CHAT GPT를 쓰면서 와우포인트를 느꼈던 부분은 '정말 인공지능답다'는 표현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실 2022년, 아니 훨씬 이전에도 인공지능이란 말은 널리 쓰였고요. 각종 응용기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중이 체감할 만큼 강한 파급력을 보이진 않았죠. 그러다가 비로소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나와서야 정말 사람에 가깝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그래서 요즘 많은 기업들이 여기서 사업적인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데요. 오늘 소개할 스타트업인 레페토AI도 이중 하나입니다. 회사의 사업모델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인공지능을 통해 에세이를 자동으로 써주는 것인데요. 흔히 얼리어답터들은 간단한 보고서나 기획안 정도는 충분히 CHAT GPT를 통해 작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레페토AI의 모델은 여기서 더 나아가 책을 쓸 정도로 활용도와 실용성을 높인 것인데요. 벌써 레퍼런스도 존재합니다. 롯데그룹 CEO들이 기록한 신격호 창업자의 평전, '신격호의 꿈, 함께한 발자취'가 레페토AI 손에서 만들어졌죠. 과연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앞으로 확장 가능성은 얼마나 될지 이대범 대표, 김웅 CTO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대기업 출신 창업자 2명이 인공지능 회사를 만들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세대차이 느끼는 젊은 심사역과 시니어 심사역
VC업계 활동인구는 크게 두 세대로 나뉩니다. 이를 1세대와 2세대로 나눠서 명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세대는 지금의 VC업계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나이는 대개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입니다. 이들은 보통 닷컴버블 전후로 VC업계 입문하게 됐습니다. 프로필을 보면 금융사 및 대기업 공채 출신이 많은데요. 당시 금융사와 대기업은 닷컴버블을 보고 대주주로서 벤처캐피탈을 설립했거나 펀드출자자로서 자본을 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의로 합류한 사람도 있었지만 타의로 발령받은 사람도 존재했죠. 하지만 화려함은 한순간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긴 빙하기를 맞았으니까요. 모태펀드를 제외하곤 펀드 출자자가 뚝 끊기고 말았죠. 이때 VC들은 살기 위해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우선손실충당제'라고 해서 펀드가 손실날 경우 위탁운용사 출자금부터 먼저 손실처리하는 제도도 생겼죠. 예를 들어 펀드가 100억원 규모고 GP(위탁운용사) 출자금이 20억원, LP(외부출자자) 출자금이 80억원라면 30억원 손실이 났을 때 GP 출자금을 모두 손실처리하고 최대한 LP 출자금을 보존해주는 것입니다. 돈 모으는 일이 너무 어려우니 연대보증 비슷한 제도를 통해서라도 돈을 모아야 했던 것입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망하거나 대주주가 바뀐 벤처캐피탈도 많았고요. 많은 심사역들의 커리어가 꼬였습니다. 심지어 업계를 이탈한 사람도 부지기수였죠. 당시 벤처캐피탈의 위상은 금융 제도권에서 가장 낮은 단계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 이른바 모바일 빅뱅이 터지자 시장은 빠르게 활황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시장이 외산 플랫폼의 무덤에서 놀이터로 바뀐 이유
2000년대 들어 글로벌 인터넷산업은 지역별로 형성되는 것을 넘어 서서히 통합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구글이 있었는데요. 혁신적인 기술력과 풍부한 경영 노하우, 탄탄한 자본력에 힘입어 전세계 검색시장을 장악해나갔습니다. 하지만 딱 5개 국가만을 완전히 정복하지 못했는데요. 얀덱스의 러시아, 바이두의 중국, 야후재팬의 일본, 세즈남의 체코, 네이버의 한국이 그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꽤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야후재팬은 이름 그대로 미국 포털 야후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요. 세즈남은 2010년대 들어 구글에게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경우 자국 고유의 언어와 문화가 강하고 엔지니어 풀이 풍부하다는 점도 있지만 국가의 정보통제 및 개입이 특별히 심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고로 사실상 자유시장 체제에선 한국만이 수성에 성공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일입니다. 실제 구글 뿐 아니라 야후, 라이코스, 마이스페이스, 세컨드라이프 등이 야심차게 한국시장을 공략했으나 번번이 물을 먹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지금은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얼마 전 발행했던 기사를 통해 공유했듯이 사실상 외산 플랫폼이 국내 인터넷 산업을 리드하고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참조 - 지난 2년간 대형 플랫폼 10곳 모바일앱 트래픽 추이 살펴보기)
카드 비밀번호까지 털린 사상 초유 '스티비 보안사고'
최근 콘텐츠업계에서 사상 초유의 보안사고가 터졌습니다. 뉴스레터 서비스 스티비의 이용자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 된 것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프롭테크 스타트업인 알스퀘어의 뉴스레터였습니다. 알스퀘어는 12월18일 외교부가 발신한 것으로 보이는 '귀하의 사회보장 명세서가 준비됐다'는 제목의 메일을 4만명 구독자에게 보냈는데요. 이것은 알고 보니 정식 메일이 아니라 악성코드에 감염된 스팸 메일이었습니다. 참고로 알스퀘어는 스티비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해당 보안사고는 알스퀘어의 계정관리 소홀이 아닌 스티비에 대한 해킹공격이 원인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죠. 관련 사건은 현재 조사 중인데요. 공교롭게도 이틀 후인 12월20일 스티비는 공식적으로 고객사에게 보안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저희는 소중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12월17일 저희 서버가 해킹공격을 받아 일부 개인정보가 외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고 말이죠. 자체 조사결과 유출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비스 로그인 정보 : 이메일 주소, 암호화된 비밀번호, 계정에 등록된 개인 연락처 (2) 신용카드 정보 : 카드번호, 생년월일 또는 사업자등록번호, 카드 비밀번호 앞 2자리 이에 따라 후속 피해가 예상되는데요. 알스퀘어 사태와 비슷하게 공격자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스팸 메일을 보낼 수 있고요. 탈취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다른 웹사이트에 무작위로 로그인하는 모습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난 2년간 대형 플랫폼 10곳 모바일앱 트래픽 추이 살펴보기
1. 네이버 대한민국 플랫폼 터줏대감으로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하는 존재죠. 네이버의 저력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부침이 심한 인터넷업계에서 끝없는 시장적응과 진화를 통해 2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고수하는 것에 있다는 점인데요. 최근 영향력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그러할까요? 모바일앱 리서치기관인 모바일인덱스의 자료를 받아 지난 2년간 모바일앱 트래픽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월간 이용자수는 4200~4500만으로 큰 변화없이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월간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은 530분에서 430분으로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이것은 서비스 트래픽이 천장까지 닿은 상황에서 기존 콘텐츠 외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요인 중 가장 큰 부분은 추후 후술할 해외 대형 플랫폼의 약진으로 추정되는데요. 앞으로도 추세가 쭉 이어진다면 매출 및 영향력 감소가 나타날 전망입니다. 2. 카카오톡 이어서 카카오톡을 보겠습니다. 네이버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검색이란 관문을 차지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메신저란 관문을 차지하고 있죠. 그러면 지난 2년간 트래픽 추이를 살펴볼까요?
인공지능 변혁기, 데이터를 생성하고 공급하는 회사.. 아이케미스트 인터뷰
*이 글은 서울경제진흥원의 협찬을 받은 스폰서십 콘텐츠입니다. CHAT GPT 등장 이후 명실상부 인공지능은 IT업계 최고 핫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여러 차례 기술적 장벽을 넘으면서 이제는 정말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실제 전 산업군에서는 인공지능을 통해 생상선 향상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예컨대 자동차 분야에선 객체인식을 통해 자율주행 성능을 높이려고 하고 제품검사 분야에선 머신비전을 통해 사물인식 및 분류를 하려고 하고 물류 및 유통 분야에선 직원이 필요없는 매장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고 로보틱스 분야에선 실제 사람 손과 같은 디테일을 구현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인공지능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선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데이터 수집, 데이터 정제, 데이터 라벨링, 데이터 인식, 데이터 검수 등 일련의 작업이 이뤄져야 비로소 AI모델 학습을 할 수 있죠. 여기서 핵심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인데요. 이게 참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무엇보다 좋은 퀄리티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모른다" vs. "약속을 어긴다".. 창업자와 투자자의 팽팽한 긴장관계
요즘 업계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창업자와 투자자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미디어에선 양측 사이를 아름다운 관계로 비추곤 합니다. 창업자는 혁신을 이끄는 주인공으로, 투자자는 선구안의 보유자로 묘사되며 둘의 관계는 그 무엇보다 끈끈해보입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엄연히 비즈니스 관계이고요. 협업구조상 많은 분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둘의 관계는 동업자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 상승과 실적개선을 통한 투자금 회수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죠. 하지만 의사결정권을 두고 일치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상반된 자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둘의 관계는 대리인과 의뢰인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창업자는 실무를 한다는 점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투자자는 정말 상대방이 계약에 따라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아울러 둘의 관계는 각자 다른 가격으로 회사주식을 구매한 주주 간 관계입니다. 창업자는 최초 투자자로서 싸게, 투자자는 후속 투자자로서 비싸게 구매했죠. 이에 투자자는 보호수단으로 상환권이나 옵션을 거는데요. 그러면 채무자-채권자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투자자가 투자집행 후 돈을 잃는 게 아닐까 노심초사하다가 마치 손오공의 긴고주를 외우듯이 창업자를 옥죄고 통제하는 것이죠.
"전기차 화재사고를 확 줄인다"..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 중인 ASET 인터뷰
*이 글은 서울경제진흥원의 협찬을 받은 스폰서십 콘텐츠입니다. 얼마 전 인터뷰를 위해 평택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를 방문했습니다. 해당 스타트업은 기술회사로서 차세대 이차전지를 사업모델로 삼고 있는데요. 이차전지는 최근 몇 년간 산업계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큰 화두로 떠오른 바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배경으로는 전기자동차의 급성장을 들 수 있죠.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전기자동차는 동력으로서 석유가 아닌 이차전지를 활용하는데요.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은 연 40%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차전지 산업도 동반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폭발적인 수요를 흡수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이차전지 산업은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조금 꺾이긴 했습니다만 긴 관점으로 봤을 때 추후에도 높은 유망성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관 산업군이 전기자동차를 넘어 여타 모빌리티, 드론, 로봇, 모바일 디바이스 등 다양한 활용처가 있으리라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시장정보업체인 IHS마킷은 이차전지가 메모리반도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고무적인 부분은 국내 배터리 및 재료회사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에서 이들의 상승세가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 바 있고요. 실적 또한 좋았습니다.
어려워진 IPO시장.. 스타트업의 출구가 될 수 있을까
스타트업 투자시장에 한파가 몰아친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투심이 위축됐으니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어려워진 이유는 여러 가지로 따져볼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글로벌 금리 인상과 여기에 따른 유동성 감소라면 지금 당면한 현실적인 원인은 IPO시장의 부진입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스타트업은 여러 차례 투자를 받으면서 성장합니다. 대략 5~7년의 시간이 지나면 투자자의 지분을 팔아줘야 하는데요. 돌이켜보면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점이 2014~2016년이니 시간이 한참 지났습니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은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고도화, 거대화되면서 초기 물량을 세컨더리 펀드에 넘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는데요. 대신 위 솔루션이 작동되려면 후속 투자가 계속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멈췄으니 이제 만기가 다가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투자자 지분의 회수방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M&A 혹은 IPO입니다. 아무래도 스타트업 회사들은 현 상황에선 M&A보다는 IPO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M&A는 철저히 매수자 의지에 좌우되는 반면 IPO는 요건만 맞으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M&A의 경우 철저히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는데요.
"모회사 재무제표를 이쁘게, 기업가치를 높게".. IT벤처업계 효자기업
기업이 일정 수준 규모를 이루면 자연스럽게 여러 자회사를 만듭니다. 통상 방식은 스핀오프 혹은 M&A로 이뤄지는데요. 기업이 자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모멘텀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내부조직을 통해 진행하는 것보다 여러 모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1) 본사와는 별도로 사업체 재무 및 손익상태를 명료하게 집계할 수 있고 (2) 독립적인 의사결정권과 조직문화를 지원해줄 수 있으며 (3) 자본조달 및 조직원 보상 측면에서도 시장의 논리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1) 스핀오프든 M&A든 초기 시장안착 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2) 때론 본사와의 관계가 사업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으며 (3) 내부에서 강력한 리더십이나 오너십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핀오프와 M&A는 실패로 끝나기 마련이며 대부분 자회사는 모회사에 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IT벤처업계는 워낙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인력이동이 빈번한 터라 더욱 그러한 것 같은데요. 뭐든지 예외는 있다고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자회사도 분명 존재합니다. 크게 다섯 곳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들은 공통적으로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요.
"티메프 사태로 회사가 망하게 됐습니다".. 소생을 위한 온다의 몸부림
이른바 티메프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셀러와 파트너사입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이들에게 줄 정산금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모두 써버렸는데요. 이들로선 재무적 손실을 겪는 것을 넘어 자칫 회사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흔히 말해 연쇄부도라고 하죠. 셀러와 파트너사 대부분은 영세업체 및 스타트업으로 여유있게 자금을 쌓아놓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의 주인공 온다가 티메프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존폐의 위기에 놓인 회사 중 하나인데요. 온다는 여행 및 숙박업주와 OTA플랫폼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여행 및 숙박업주 입장에서 수십개 OTA플랫폼을 한번에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신 관리해주는 모델이고요. 두 번째는 OTA플랫폼이 팔지 못한 물량 및 자체 상품을 다른 OTA플랫폼에 판매하는 모델입니다. 회사는 2023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고 누적 투자금 300억원을 이끌어내면서 유망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대신 매년 50억원 이상 적자를 냈고 보유현금이 빠듯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주요 지표는 괜찮았으니 투자유치를 통해 자금수혈을 하려고 했죠. 그 와중에 티메프 사태가 터진 것입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받지 못한 정산금은 60여억원에 이릅니다.
"외주용역에서 종합상사로".. 온라인 광고대행사의 세계
온라인 광고대행업의 기원을 살펴보면 인터넷 산업의 역사와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000년대 포털회사들이 등장하고 검색광고와 배너광고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웠는데요. 이미 광고업계에선 신문, 방송, 잡지, 라디오 등 이른바 4대 매체가 주류였습니다. 여기에 쉽게 끼어들기 어려웠죠. 그래서 상품개발 및 효과입증과 함께 영업망 구축이 숙제였는데요. 아무래도 태생이 기술회사인 터라 상품개발 및 효과입증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영업망 구축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행사에게 영업을 맡기는 대신 취급액의 일정 부분을 대행 수수료로 줬습니다. 이는 집중과 선택을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영업채널을 늘린다는 의미도 있긴 합니다. 어쨌든 그러면 모두 윈윈 구조가 되는데요. (1) 플랫폼회사는 고객접점이 늘어나게 되고 (2) 대행사는 취급액 일부를 매출로 확보할 수 있게 되고 (3) 광고주는 본인이 하는 일을 남에게 맡기니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온라인광고시장은 초기 수백억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수천억원, 수조원이 됐고 지금은 훨씬 더 큰 규모를 이루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행사도 그 흐름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죠.
"신한캐피탈이 12억원 소송걸고 집을 가압류".. 하진우 어반베이스 창업자와 만났습니다
요즘 스타트업씬에서 다시금 연대보증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연대보증이란 통상적으로 회사의 투자금, 대출금, 거래금이 손해가 나는 경우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을 말하는데요. 논란은 유망 프롭테크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어반베이스의 창업자, 하진우 대표가 페이스북 및 미디엄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습니다. 그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어반베이스는 시리즈A 때 신한캐피탈로부터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 형태로 5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2. 신한캐피탈은 계약서상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지면 연복리 15%로 투자원금을 돌려받고 주식을 돌려주는 약정을 걸었습니다. 3. 해당 약정은 이해관계인인 대표이사가 회사와 연대해서 책임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4. 신한캐피탈 심사역은 관례상 넣는 것이고 실제 상환될 가능성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5. 이후 어반베이스는 누적 투자금 250억원을 받고 기업가치 4000억원까지 올랐으나 사업부진으로 파산절차를 밟았습니다. 6. 그러자 신한캐피탈이 해당 약정을 실행해 원금과 이자 포함해서 12억원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걸었고 부부 공동명의 집에 가압류를 걸었습니다. 7. 이에 하진우 대표는 납득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관련 내용을 알리고 있습니다. 많은 창업자와 투자자가 그를 지지하는 포스팅을 올리며 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요. 아웃스탠딩은 전후 사정을 자세히 파악하고 구체적으로 당사자 입장을 듣고자 성수역 근처 카페에서 하진우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울러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로부터 의견을 듣고 신한캐피탈 입장 또한 청취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주제의 성격과 기사의 분량을 고려해 이모티콘과 화자 사진을 넣은 아웃스탠딩 인터뷰 포멧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대형 플랫폼의 횡포" vs. "직원 개인의 일탈".. 법적분쟁에 휩싸인 마이리얼트립
오늘 이야기를 다루기 앞서 잠깐 '민다'란 회사부터 소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업모델을 설명하자면 한인민박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여행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윤희 창업자는 IT회사를 재직하다가 25개국 세계여행에 나서게 됐고 이때 경험을 살려 사업을 했습니다. 전세계 한인민박DB를 쭉 모아 '민박다나와'란 서비스를 오픈했는데요. 2016년에는 민다로 브랜드를 리뉴얼했고 지금은 본업을 앞세우면서 호텔예약이나 투어티켓쪽으로도 확장했습니다.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없으나 나름 탄탄하게 사업을 일궜는데요. 연 거래액이 수백억원에 이르고 매출도 수십억원을 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부투자 없이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십수년의 업력 덕분인데요. 국내에서 어떤 서비스보다 한인민박 관련해 방대한 DB를 보유하고 있으며 업주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인민박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호텔과 다르게 10~20만원으로도 예약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가격상 경쟁력이 있죠. 무엇보다 고객 입장에선 한국인이 숙소를 운영하는 터라 말이 통하고 아침 저녁으로 한식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니치마켓을 잘 공략한 셈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는 무척 힘들었는데요. 매출이 크게 격감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습니다. 한때 40명에 이르렀던 직원을 부득이하게 3명까지 줄이기도 했죠.
급격한 외형성장과 잇따른 상장실패.. AC업계 숙제는?
액셀러레이터는 사업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액셀러레이터에 대해 벤처캐피탈의 일부로서 초기기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회사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활동초점이 투자가 아닌 보육에 맞춰졌으며 법적으로도 서로 다른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은 창업투자회사란 이름으로 정의되고 관리를 받고 있으나 액셀러레이터는 창업기확지란 이름으로 정의되고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숫자도 매우 커졌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어느덧 등록숫자가 460개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벤처캐피탈 250개와 비교해 거의 2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대형 플레이어도 등장했습니다. 퓨처플레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씨엔티테크, 와이앤아처 등은 어느덧 수백억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가 됐습니다. 어떻게 위와 같이 빠른 외형성장이 가능했을까요? 세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는 스타트업 투자시장 활황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초기기업에 투자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진입자가 일종의 유망산업이라 느끼고 들어왔죠. 특히 액셀러레이팅은 일반적인 벤처투자와 뭔가 다르고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두 번째는 낮은 진입장벽입니다.
카카오의 청사진일까, 궁여지책일까.. AI브랜드 카나나 공개
요즘 테크업계에서 AI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맞춰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점점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최근 카카오가 그룹 AI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경쟁사 네이버는 일찌감치 클로바란 통합브랜드를 내놓고 주기적으로 기술성과를 알리고 있습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본사와 자회사를 통해 관련 활동에 나서긴 했습니다만 간헐적 홍보 외 대체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들 기대를 했는데요. 어떤 내용이 발표에 담겨졌을까요. 먼저 네이버와 같이 통합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름은 카나나입니다. '카카오'와 '나'를 합친 말이죠. "카카오의 핵심 경쟁력은 관계의 연결입니다" "저희는 개인의 맥락과 감정까지 고려하는 초개인화 AI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것은 AI열풍에 마냥 따라가기보단 카카오 스타일로 재해석한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그럴려면 결과물이 있어야겠죠. 카카오는 통합브랜드명과 동일한 이름의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이는 메시징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데요. 이용자는 카나나와 일대일 대화를 통해 질의응답과 더불어 여러 가지 개인화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유료 숏폼 콘텐츠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요즘 콘텐츠업계 최고 화두는 숏드라마라 할 수 있습니다. 숏드라마란 회당 1~2분짜리 짧은 분량의 콘텐츠를 말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통상적으로 웹툰 및 웹소설식 부분유료화를 적용했습니다. 총 30~100화로 구성을 하고 초반부 무료로 제공을 하다가 이용자가 몰입하는 씬부터 과금을 하는 식이죠. 가격은 편당 몇백원 수준입니다. 모두 볼려면 몇만원을 내야 합니다. 최근 다수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폭스미디어가 4월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탑릴스란 플랫폼을 선보였고요. 7월 스푼라디오 운영업체 스푼랩스는 비글루라는 플랫폼을 내놓았습니다. 이어서 OTT서비스 왓챠도 9월 숏차라는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크래프톤 자회사 띵스플로우가 스토리릴스라는 플랫폼을 오픈했죠. 이밖에도 여러 대형 콘텐츠회사가 진지하게 사업진출을 검토하고 있거나 플랫폼 런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자체론 무척 고무적인 소식인데요. 코로나 시기 온라인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OTT서비스에 자금이 몰렸고 여기에 맞춰 다수 스튜디오가 나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엔디믹 이후 투자시장이 마르고 소비 또한 감소하자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고로 숏드라마 열풍은 콘텐츠업계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어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숏드라마에 돈과 관심이 몰리고 있는 걸까요.
컬리의 미래는 티메프일까? 쿠팡일까?.. 현주소 살펴보기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크게 강타하고 있습니다. 커머스 모델의 취약함이 노출됨에 따라 각종 규제법안이 논의되고 있고요. 가뜩이나 기근에 가까웠던 투자시장 분위기를 크게 악화시켰죠. 업계는 리스크 확산 가능성을 심히 경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 2의 티메프 사태가 불거지지 않을까 다들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죠. 현재 그 대상으로 거론되는 회사가 몇몇 있는데요. 이중 하나가 컬리입니다. 이른바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사이즈가 크고 주목도가 높으며 한때 제 2의 쿠팡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커머스'란 비즈니스 모델과 '물류 내재화'란 전략도 비슷했죠. 실제 컬리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선투자 행보 아래 장기간 적자상태를 이어나가기도 했죠. 더구나 최근에는 상장을 철회하는 등 불안한 뉴스가 계속 나왔고요. 특히 올해 초 정산주기를 늘렸다는 점이 우려를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에선 대표이사가 해외로 도주한다는 터무니없는 풍문이 돌기도 했죠. 그러면 실제 모습은 어떠할까요. 2024년 2분기 반기보고서 자료와 컬리측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티메프와 쿠팡을 잇달아 비교하면서 진실에 다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컬리를 티메프와 비교하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은망덕" vs. "병폐악습".. 의견 갈리는 하이브 민희진 사태 이해하기
이른바 하이브 민희진 사태는 올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최대 이슈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가장 트렌디하고 화제성 강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것도 가장 큰 규모의 회사에서 말이죠. 아울러 예상 외로 균형추가 한쪽에 크게 쏠리지 않고 양측이 대등한 위치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분쟁 과정에서는 대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가 계속 불거졌죠.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강경한 하이브의 언론플레이로 시작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PR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민희진의 기자간담회, 치열한 법적공방과 대표이사 교체, 뉴진스와 팬덤의 적극적인 태세 표시까지 빅뉴스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포인트는 성별, 세대, 위치에 따라 의견이 아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이브를 지지하는 쪽은 "업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보상과 지원, 업무위임을 했으나 탐욕적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끝내 경영권 찬탈을 시도함으로써 하이브 임직원 및 주주 등에 칼을 꽂았다"는 입장이고요. 민희진 대표를 지지하는 쪽은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하긴 커녕 끝없이 견제하는 동시에 대표 및 뉴진스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줬으며 소중한 아이디어와 지적재산권을 훔쳐서 스스로 분쟁의 씨앗을 만들었다"는 입장입니다. 처음에는 정보가 많지 않아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었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데이터가 나온 것 같습니다. 적어도 둘 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은 듯 합니다. 법적 판단과 별개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견이 명확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시각 차이에 따른 것일 텐데요.
카카오의 고민.. "카카오웨이 없이 우리가 성장할 수 있을까"
최근 취재 목적으로 카카오 내부 사람들을 여러 명 만났습니다. 과거 기사에서 다룬 것처럼 주로 '왜 위기에 빠졌을까', '현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만 앞으로 대응과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통적으로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현재 카카오 내부 최상층 분위기는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올스톱'입니다" "창업자 사법리스크 해소와 기존 비즈니스 운영에 집중할 뿐 신사업 기획이나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파격적인 조직개편이나 M&A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저 당면과제만 하나하나 처리하고 있습니다" (A모 카카오 임직원) 하지만 말이죠. 회사는 위기에 빠져도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고 계속해서 성장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외통수에 몰린 듯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카카오의 고속성장을 견인했던 카카오만의 독특한 경영방식 때문입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카카오웨이라 표현할 수 있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내부분사 및 외부인수를 통해 다수 자회사를 만들고 이들로 하여금 개별 투자유치와 상장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순식간에 그룹의 규모확장을 이룬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죠. 이 과정에서 각 자회사에게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한 의사결정권과 자율성을 보장했고요. 좋은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게는 파격적인 주식보상을 부여했습니다.
배재현 전 투자총괄 대표, 카카오 사법리스크 중심으로 거론되다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먼저 SM 인수 관련, 시세조종 혐의를 두고 법적공방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검찰은 카카오 그룹이 하이브와 SM 인수전을 벌일 때 (1)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2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2) 500회 걸쳐 시세를 높게 형성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 그리고 주요 근거로서 이준호 카카오엔터 부문장이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전 투자총괄 대표로부터 시세조종을 지시받았다는 증언을 내세웠습니다. 이에 카카오 변호인단은 (1)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 및 상의한 사실이 없고 (2) 시세조종이 성립하려면 주식시가에 인위적 조작을 가하거나 고정할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며 (3) 이준호 부문장의 증언은 객관적 증거와 전혀 일치하지 않고 검찰의 압박수사 탓에 모순되고 일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 바람픽처스 고가인수, 카카오모빌리티 콜 밀어주기 및 회계부정 등 이런저런 이슈를 안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여기에 대해 무엇이 맞고 틀린지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실은 재판을 통해 드러나겠죠. 다만 카카오 대내외 관계자와 복수 업계 오피니언 리더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공통적으로 키맨이라 지목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배재현 전 투자총괄 대표입니다. 그가 담당하고 총괄하는 업무는 주요 이슈와 연관됐는데요.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으로 땅에 떨어진 넥슨의 평판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리스크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 1위 업체인 넥슨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데요. 메이플스토리는 이른바 스테디셀러로서 오랜 기간 인기를 끌며 넥슨의 주력게임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연 매출만 수천억원에 이르죠. 일각에선 구체적인 숫자로서 5000~6000억원이라 추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용자 사이 평판이 극히 나쁜데요. 장기간 거짓 및 기만행위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는 큐브라는 확률형 아이템이 있습니다. 큐브는 단기간 게임 내 캐릭터 장비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입니다. 넥슨은 지난 십수년간 이용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조건과 확률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관련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1)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큐브 사용 시 보상으로 특정 옵션(기능강화)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이용자가 선호하는 옵션이 따로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를 증가시켜주는 옵션, 몬스터 사냥 시 아이템 보상을 높여주는 옵션, 공격 시 몬스터 방어율을 무시하는 옵션입니다.
삼프로TV는 왜 뉴욕에 현지법인을 만들었을까
해외진출은 모든 사업체에겐 필수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도전에 성공했을 때 극적인 시장확장을 가져다주기 때문인데요. 실제 콘텐츠업계만 하더라도 도전과 성과에 따라 행보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게임, 음반, 웹툰, 드라마 등 엔터 콘텐츠쪽에선 지난 20년간 무수히 많은 시도와 노력 끝에 유의미한 성취를 이뤘습니다. 아울러 해당 영역에서 1위를 한 회사는 수조원, 수십조원의 기업가치를 형성했죠. 반면 뉴스, 도서, 다큐멘터리 등 지식 및 정보성 콘텐츠쪽에선 그간 별다른 시도가 없었고 뚜렷한 성취를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요 플레이어 모두 로컬기업으로만 남았죠. 하지만 최근 들어 후자 영역에서도 글로벌에 도전하는 시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최대 경제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가 해외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삼프로TV는 그 첫 단추로 뉴욕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현지 출연자를 섭외해 현지 방송을 진행하고 있죠. 채널 및 방송명은 '글로벌머니토크'입니다. 사실 지식 및 정보성 콘텐츠쪽에서 별다른 시도와 뚜렷한 성취가 없는 것은 문화장벽 및 언어문제가 크고 참조할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전 자체가 무모한 일일 수 있는데요. 삼프로TV는 어떻게 과업을 진행한다는 걸까요. 삼프로TV는 지식 및 정보성 콘텐츠 스타트업 중에선 가장 크게 규모를 키웠고 가장 많이 투자를 받았기에 세간의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으리라 보는데요. 삼프로TV 운영업체 이브로드캐스팅 대표이자 창업자인 김동환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우울한 VC업계 분위기.. 심사역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2022년 중반을 기점으로 스타트업 투자시장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실제 VC회사들은 기업가치 인정 및 투자집행에 있어서 이전보다 훨씬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냉각된 분위기가 언제 다시 바뀔 것인지 관망을 했습니다. 일각에선 모태펀드가 여전히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고 이미 다수 벤처펀드가 결성됐기에 한번 큰 태풍이 지나가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죠. 아무리 시장이 어려워도 투자사는 투자를 해야 하니까요. 2년 정도 지난 지금 현장의 목소리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상황은 더 암울하게 바뀌었고 전망은 더 부정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에서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재무적 위기를 수습한 곳은 소수에 불과하고요. 그 와중에도 유동성 위기는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불황 및 소비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내부 분위기는 어떨까요? 평소 교류하는 복수 심사역분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봅니다. 1. 신규 투자는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포트폴리오 회사들 관리에 집중하느라 딜 발굴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설사 투자검토를 하더라도 기존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내보고 또한 신규회사 접촉보다는 기존 피투자사 상태파악 위주로 합니다" "특히 문제를 겪고 있거나 생존이 불투명한 경우 어떤 형태로든 수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습니다"
카카오 사태는 임원들의 탐욕과 견제장치의 부재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카카오 사태의 시작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지분매각 이슈였습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마치고 주가하락을 겪고 있었습니다. 주주들의 불만이 심화된 상태였죠. 그런데 류영준 대표가 주식을 매도해 450억원 규모의 차익을 봤습니다. 그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되면서 이해관계 충돌을 막기 위해 카카오페이 주식을 팔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본사 대표로서 카카오페이에 유리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는 타당성을 지닌 말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와 별로 상관이 없는 여타 경영진 7명도 주식을 매각했습니다.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 전현성 경영지원실장, 이승효 서비스 총괄 부사장입니다. 사실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주식보상은 회사성장에 기여하고 차익을 실현하라고 고안됐으니까요. 다만 회사와 개인의 동반성장과 상호호혜를 기반으로 이뤄져야겠죠. 하지만 시점이 문제였습니다. 고점매각이란 비판을 들을 만했죠.
넥슨 상속자의 6600억원 규모 셀프 엑시트.. 배임이슈는 없을까
어라??? 얼마 전 나온 IT뉴스를 우연히 접하고 나온 반응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바로 NXC 관련 뉴스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넥슨 모회사 NXC는 창업자 사후 상속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유정현씨는 김정주 창업자의 지분을 본인 5%, 자녀들에게 16%씩 나눴고 나머지 29% 지분을 상속세로 납부했습니다. 이로써 NXC의 지배구조는 유정현씨 34%, 자녀 2명이 33%를 가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상속세 규모가 워낙 커서 아직까지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상속인 3명은 상속세 납입 부족분을 지분매각을 통해 충당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놀랍게도 매입처가 NXC입니다. 그 규모는 무려 6600억원에 이릅니다. 유정현 이사회 의장은 3200억원 규모 NXC 주식을, 자녀 김정민씨와 김정윤씨는 각각 1600억원 규모 NXC 주식을 NXC에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김정민씨와 김정윤씨는 와이즈키즈 지분 161억원 규모 주식을 NXC에 매각했습니다. 제가 왜 놀라냐면 대주주가 회사에 자기주식을 매각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외부에 매각을 하죠. 뭐랄까요. 이번 건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셀프 엑시트랄까요.
하이브 2.0 비전을 가로막는 첩첩산중 리스크
얼마 전 일이었죠.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초격차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며 하이브 2.0 사업전략을 밝혔습니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하이브 3대 사업영역을 레이블, 솔루션, 플랫폼에서 음악, 플랫폼, 테크로 재편합니다. (2) 기존 멀티레이블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로 하이브 뮤직그룹 APAC을 신설합니다. (3) 미국, 일본, 라틴시장을 공략하되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멀티홈 멀티장르' 전략을 취합니다. 각 지역에서 아티스트를 발굴 및 배출하고 여기에 K팝 제작 노하우를 이식한다는 것입니다. (4)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구독형 유료 멤버십을 런칭합니다. (5) 게임사업, 오디오보이스, 생성형AI 등 테크 기반의 미래사업을 기획합니다. 하이브는 위 다섯 가지 작업이 이뤄지면 다른 연예기획사와 레벨이 다른 이른바 초격차 기업으로 떠오른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사업과 기술투자가 콘텐츠 산업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창대하면서도 나름 타당한 비전인 셈인데요. 과연 하이브는 비전을 실행하고 이룰 수 있을까요? 그러기에 회사 내부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크게 다섯 가지 리스크가 첩첩산중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갑작스러운 리더십의 변화입니다.
신세대 CEO-CFO와 시니어그룹, 방향성 두고 이견.. 내부변화 겪는 네이버
네이버의 조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회사의 상황을 보면 여타 IT기업과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 속에서 지속성장의 길을 찾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22년 경영진으로 선임됐습니다. 당시 시장에서 이를 두고 파격인사로 해석을 했는데요. 먼저 두 사람의 나이가 81년생, 78년생으로 상당히 젊은 편입니다. 동년배가 차장급에서 이사급이죠. 그리고 재직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최수연 대표는 9년, 김남선 CFO는 4년 남짓입니다. 두 사람이 네이버 경영진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로 크게 두 가지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2021~2022년 사내 조직원의 자살사건이 나타나면서 인사 문제가 거론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오랜 주력사업이었던 검색 및 광고사업이 정점이 달한 가운데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른바 '뉴제너레이션'의 필요성이 제기됐는데요. 당시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는 사내 촉망받는 젊은 인재로서 파격인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두 사람이 경영진이 되고 네이버에선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요? 최수연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했던 것은 근무지 자율 선택제였습니다. 조직원은 원격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맞춰 좌석이 다르게 배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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