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모른다" vs. "약속을 어긴다".. 창업자와 투자자의 팽팽한 긴장관계
요즘 업계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창업자와 투자자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미디어에선 양측 사이를 아름다운 관계로 비추곤 합니다. 창업자는 혁신을 이끄는 주인공으로, 투자자는 선구안의 보유자로 묘사되며 둘의 관계는 그 무엇보다 끈끈해보입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엄연히 비즈니스 관계이고요. 협업구조상 많은 분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둘의 관계는 동업자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 상승과 실적개선을 통한 투자금 회수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죠. 하지만 의사결정권을 두고 일치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상반된 자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둘의 관계는 대리인과 의뢰인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창업자는 실무를 한다는 점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투자자는 정말 상대방이 계약에 따라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아울러 둘의 관계는 각자 다른 가격으로 회사주식을 구매한 주주 간 관계입니다. 창업자는 최초 투자자로서 싸게, 투자자는 후속 투자자로서 비싸게 구매했죠. 이에 투자자는 보호수단으로 상환권이나 옵션을 거는데요. 그러면 채무자-채권자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투자자가 투자집행 후 돈을 잃는 게 아닐까 노심초사하다가 마치 손오공의 긴고주를 외우듯이 창업자를 옥죄고 통제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