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식이 없다고 지혜도 없는 건 아니다".. 정주영의 3가지 사고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선표님의 기고입니다. 한국 경영자에 대해 다룬 책을 읽을 때 좋은 점은 익숙한 지명과 장소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건데요. 직접 가봤던 장소들도 이따금씩 등장하기에 책 속의 풍경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게 되죠. 정주영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도 그랬는데요. 특히 제가 한때 매일 걸어다녔던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있었던 일화는 더욱더 생생하게 그려지더군요. “네가 크게 되어서 부모 형제 다 서울로 불러올려 끌끌이 거느려 나갈 수만 있다면, 애비가 그걸 뭣 땜에 말려” “그러나 너는 보통학교밖에 못 나온 촌놈이라는 걸 알아야지” “무식한 네가 잘되면 얼마나 잘되겠냐. 부기 학원 나와봤자 일본놈들 고쓰가이(사환)밖에 더 하냐” 이 말은 열여덟 살 정주영이 아버지가 소를 팔아 마련한 70원을 훔쳐 들고 세 번째로 집을 뛰쳐나와 부기 학원(회계 장부 작성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다니다 아버지에게 붙잡힌 뒤 들어야만 했던 말인데요. 이 말처럼 그는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한 가난한 촌놈에 불과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오늘날 한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창업자로 불릴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불도저' 정주영? 정주영만큼 불굴의 도전정신 그 자체를 상징하는 인물도 없을 겁니다. 그가 남겼던 수많은 말들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이봐, 해봤어’인 것도 그가 끝 모를 도전정신으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