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룰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유지윤님의 기고입니다. 유니콘의 대부분이 플랫폼이던 시절, 그리고 긴 겨울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유니콘 리스트를 펼쳐보면 이커머스, 배달, 차량공유, 숙박, 콘텐츠 등 각종 플랫폼 회사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쿠팡, 배달의민족, 쏘카, 야놀자, 토스 같은 회사들이 "한국 스타트업의 상징"이 되면서, 플랫폼은 곧 유니콘의 동의어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죠. 그도 그럴 것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원조격인 미국에서조차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며 글로벌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2020년대 중반으로 가면서 상황은 급격히 바뀝니다. 소셜커머스 강자였던 티몬과 위메프는 누적 적자와 유동성 위기로 셀러들에게 정산을 제때 하지 못했고, 결국 수백억원대 미정산 사태와 결제 중단, 파트너 이탈을 겪으며 사실상 붕괴 수순을 밟았습니다. 위메프는 회생 절차 끝에 2025년 파산 선고를 받았고, 티몬 역시 인수 이후에도 사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유니콘 후보군이던 일부 이커머스, O2O 플랫폼들도 후속 투자 실패, 적자 누적, 조기 M&A나 정리 수순을 밟으며 "플랫폼 = 성공 방정식"이라는 믿음이 빠르게 깨졌습니다. VC들의 플랫폼 기피 현상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한국 벤처투자자들 사이에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었습니다. 2025년 기준 국내 스타트업 전체 투자 금액은 전년 수준을 겨우 유지했지만, 딜 수는 30% 이상 줄었고, 초기 단계 투자는 비중이 38.3%에서 26.7%로 급감했습니다. 줄어든 파이 안에서 AI, 반도체 등의 딥테크들이 빠르게 비중을 키웠기 때문에 일반 ICT서비스, 플랫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이 줄었음은 충분히 추정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