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해임한 개미들..주총 뒤바꾸는 소액주주 플랫폼
2025년 2월 26일, 유전자진화기술 전문 기업 아미코젠 임시주주총회에서 국내 재계에서 굉장히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용철 창업주 겸 대표이사가 소액주주들 손에 의해 해임된 것이죠. 회사 지분 35.69%를 확보한 소액주주들이 신 대표(지분 12.6%)를 신임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소액주주들이 신 대표를 불신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였습니다. 신 대표의 개인회사와 모회사를 통해 차입한 자금 상환에 아미코젠을 동원했고, 자회사 투자에도 실패하며 신뢰를 크게 잃었습니다. 게다가 신 회장은 50억원 규모의 사기 혐의로 피소된 상태였고요. 상황을 더 악화시킨 건 SI(전략적 투자자)를 영입하려는 시도였는데 좋지 않은 상황에 이종 업종의 인사를 선정하며 소액주주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해당 인사를 '기업사냥꾼'이라 의심하며 심각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결국 신용철 대표 해임안은 찬성률 53.5%로 가결되었습니다. (참조 - 아미코젠, '창업주' 신용철 회장 해임)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건 단지 창업주가 물러났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소액주주들이 뜻을 모아 연대했고 실제로 안건을 통과시켰다는 점이에요. 예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죠. 소액주주들은 과거에도 지분은 있었지만 늘 흩어져 있었기에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주주운동에 성공한 것인데요. *주주운동은 주주들이 주식회사의 경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사나 경영진에 대해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들을 하나로 모은 건 '소액주주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도구였습니다. *이번 기사에서 소액주주는 지배주주를 제외한 주주를 일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