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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모빌리티
K-배터리, 산 넘어 산이 기다리고 있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진복님의 기고입니다. 캐즘을 넘으면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전방시장인 전기차 시장이 이른바 '캐즘(Chasm)'에 빠지면서 K-배터리 산업도 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K-배터리 3사 중 대장이라 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IRA 보조금 제외 시 적자라는, 다소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합니다. SK온 또한 창사 이래 지속해온 적자 행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고요. 올해 7월에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를 흡수 합병하는 응급조치까지 단행했습니다. 그나마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SDI조차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배터리 셀 제조사에 소재를 납품하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한국 배터리 업계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는 지금의 캐즘이 언젠가 끝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다시 회복되고 내연기관차를 넘어 주류화된다면 K-배터리 역시 다시 고성장세로 돌아서며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요.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한국 경제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배터리 산업이 앞으로 더 성장할수록 배터리 제조사에게는 호의적이지 않은 사업 환경으로 변해갈 공산이 높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가 주도한다
이진복
테크 칼럼니스트
2024-09-12
LiDAR를 활용한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강병호님의 기고입니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사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죠.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며, TESLA 마저도 경계심을 느낄 정도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으로는 대표적으로 Apollo, WeRide, 그리고 Pony.ai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 라이선스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상용화 라이선스도 받았죠. (참조 - Baidu's robotaxi platform Apollo Go gets permit to offer fully driverless rides in Beijing) (참조 - Pony.ai is First to Receive Permit to Provide Public-Facing, Fully Driverless Robotaxi Service in Guangzhou) (참조 - WeRide received approval to launch a paid service of fully driverless Robotaxis in Beijing) 자율주행 기술을 단순히 운전 보조 기능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무인 택시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자율주행 누적 거리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기도 합니다. (Apollo: 2494만km, WeRide: 1287만km Pony.ai: 2092만km를 누적 자율주행 하였음.)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을 겨냥한 AI 기술 규제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병호
데이터 엔지니어
2024-06-10
전기차 전환, 테슬라가 아닌 전통업체 손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진복님의 기고입니다. 5월 14일, 미국 백악관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전격 인상했습니다. 관세는 기존 25%의 4배 수준인 100%로 대폭 상승했는데요. 쉽게 말하면 중국산 전기차를 미국으로 수입할 시, 자동차 가격만큼의 관세가 추가로 붙는 겁니다. 물론 현재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 중인 전기차는 23년 기준 3억6800만달러, 약 5000억원으로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침공을 막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어떻게든 자체적으로 해내겠다는 의지를 미국 정부가 다시 한번 표방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 텐데요. 사실 글로벌 자동차 3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은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아직 시원찮습니다. 단순 전기차 침투율만 비교해 보더라도 23년 IEA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38%, 유럽은 22%인데 반해 미국은 9.5%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시장의 전통 완성차 제조사(OEM)들이 전기차로의 전환 목표를 늦추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강자라 할 수 있는 도요타는 아예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지속 견지하고 있고요. 루시드 모터스나 리비안 같은 신생 업체들은 아직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채, 말 그대로 신생 업체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요. 결국 미국 시장은 실질적으로는 테슬라 혼자 전기차 전환을 위해 죽어라 뛰고 있는 시장이라 봐도 무방해 보이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테슬라의 위기이자 기회로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통 OEM들이 전기차 전환에 소홀해진 틈을 타 테슬라가 다시 시장 주도권을 잡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시각입니다. 앞으로 1,2년 내에 빠르게 2만달러 내외의 저가 전기차를 개발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긴장감을 놓고 있던 전통 OEM들은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질 수도 있을 겁니다.
이진복
테크 칼럼니스트
2024-06-05
일론 머스크가 모델2 대신 로보택시를 이야기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로이터가 트리거였습니다. 로이터는 지난 4월 5일 오전 테슬라가 저가 보급형 차종인 모델2 개발 계획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죠. (참조 - Tesla scraps low-cost car plans amid fierce Chinese EV competition) 테슬라 주가는 삽시간에 6%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물론 테슬라 주주들한텐 이런 식의 롤러코스터 주가 변동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다만 이번엔 올해 2024년 들어서만 30% 이상 테슬라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라 충격이 컸죠. 설상가상이었던 겁니다. 로이터의 기사는 테슬라의 내부 소식통에 근거한 내용이었습니다.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가 2024년 2월 회의를 통해 저가형 모델2 프로젝트의 폐기를 결정했다고 보도합니다. 로이터는 테슬라 내부 직원이 외부 공급 업체한테 보낸 이메일도 확보했죠. 이메일에는 "H422/NV92이 모두 중단돼야 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NV92는 모델2의 대내적 프로젝트명입니다. 테슬라가 저가형 모델2 개발을 중단했다는 걸 입증할 만한 스토킹건이었죠. 이쯤 되면 로이터가 모델2 폐기라는 특종을 했다고 볼 수 있었죠. 상당수 테슬라 주주들도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테슬라가 저가형 엔트리 모델 프로젝트를 폐기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을 했죠.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04-15
샤오미도 만드는 자동차, 애플은 왜 포기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진복님의 기고입니다. 10년 공들인 애플카, 이제 와서 포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애플카를 이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2월 28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고심 끝에 애플카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2000여 명에 달하던 애플카 개발 인력 역시 일부는 해고, 일부는 AI 개발 부서로 재배치된다고 하는데요. 후속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COO인 제프 윌리엄스는 'AI에 집중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설명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22년 ChatGPT가 등장하며 IT 업계에는 AI 붐이 일어났지만, 애플은 이에 제대로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재빠르게 '코파일럿(Copilot)'을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구글, 메타, 삼성전자 등 많은 테크 기업들이 AI 관련 신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거나 이를 위한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AI와 관련하여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요. 늦게나마 올해 출시될 아이폰 16에 강화된 성능의 Siri를 출시해 경쟁자들을 뒤따라잡을 것이라는 게 업계에서 예상하는 애플의 계획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애플카를 포기하고 AI에 집중하는 것이 일견 타당한 사업적 선택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10여년간 많은 인력과 천문학적 자금을 소모해온 애플카라는 모래주머니를 뗄 수 있다면, 애플은 조금 더 빠르게 AI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찝찝함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애플은 무려 10년 전인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Titan)'이란 이름으로 애플카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무리 AI가 중요하다고 한들, 이렇게 10년을 투자해온 프로젝트를 이제 와서 엎어버릴 만한 일일까요?
이진복
테크 칼럼니스트
2024-03-05
현대차그룹의 생산 실험, 'HMGICS'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취재차 싱가포르에 다녀왔습니다. 현대차 그룹이 'HMGICS', 즉 '현대차 그룹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시설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실험을 위해 구축한 미래의 공장이자 연구소죠.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 6층 건물이지만, 면적은 현대차의 지역 거점 서비스센터 정도로 보였습니다. 건물 외관이 통유리라서 그런지 공장보단 판교나 마곡에 있을 법한 여느 IT 기업의 사무실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자동차 공장이나 자동차 회사 연구 시설을 생각해 보면, 이 정도로 괜찮나 싶을 만큼 협소했습니다. HMGICS는 전기차 공장입니다. IT기업 사무실 같은 외관과는 다르게 건물 내부에는 전기차 공장이 자리 잡았습니다. 나름 많은 자동차 공장을 가 봤다고 생각했는데,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 거의 모든 곳을 흰색으로 칠했고요. 자동차뿐만 아니라 생산 공장에서 흔히 보이는 컨베이어 벨트는 없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12-27
모빌리티 4사 앱 개편, 실적으로 이어졌을까요.. 전략-실적-UX 비교 분석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효선님의 기고입니다. IT기업에서 새로운 사업 방향이나 서비스를 대내외적으로 선포할 때 혹은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강조할 때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전략은 바로 UX 개편인데요. 서비스 기획자로서 비즈니스 방향이 변화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해 봐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앱 내 변화였습니다. 이 변화는 바로 매출의 변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같은 사업을 해도 수익모델에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업별로 표현하는 앱 화면은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차이는 어떤 배경에서 발생했고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성과를 냈을까요. 이를 위해 모빌리티 분야 4개의 기업의 UX-비즈니스 전략-실적을 분석해봤습니다. 세부적으로는 MaaS(티맵 vs. 카카오T)와, 차량 공유 사업 분야(쏘카 vs. 그린카)로 나눠 비교 분석해 봤습니다. * 매출: 2022년 기준, UX 변화 정도: 2021~2023년까지의 UX 변화 정도를 주관적으로 측정 그 결과 UX가 제품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어느 정도의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물론 기업의 경쟁력이 UX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UX가 비즈니스 모델의 완전한 독립변수라 할 수 없습니다. 이번 글에선 UX와 비즈니스 모델 간 주고 받는 영향에 주목한 글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는 점 알려 드립니다. 1. MaaS : 티맵, 카카오T (1) 두 기업의 전략 차이/ 개요 양사 모두 다양한 이동 수단을 묶어 제공하는 통합 이동 서비스,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지향합니다. 모두 내비게이션, 택시처럼 특정한 목표로 시작했지만 확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물론 차별화 전략은 명확히 다릅니다.
김효선
서비스 기획자
2023-12-14
전기차, 정말 살 사람은 다 샀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진복님의 기고입니다. 전기차 산업이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판다던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재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하죠.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기준 전기차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2023년 9월 기준 5만683달러(6626만원)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1만4317달러(1800만원)이나 하락한 수치입니다.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은 수요 둔화에 발맞춰 공장 가동과 투자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 공장 일시 휴업과 함께 임시 계약직 노동자를 대거 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포드, GM 역시 수요 부진을 이유로 전기차 사업 투자를 축소하고 신규 공장 가동을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업계 선두 주자인 테슬라조차 비슷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2025년으로 예정했던 멕시코 공장 가동이 연기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습니다. 이렇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관련된 우려와 대응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슬금슬금 나오고 있습니다. "전기차로의 전면 전환이 과연 가능할지 다시 검증해 봐야 합니다"
이진복
테크 칼럼니스트
2023-12-11
아마존에서 현대차를 구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립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재훈님의 기고입니다. 혹시 아마존 로고에 담긴 의미를 아시나요? 로고를 잘 보시면, A에서 시작한 미소가 Z 아래 보조개에서 끝납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모든 것(A to Z)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듯 이제는 차(Car)까지 판매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시작을 함께하는 업체는 현대자동차입니다. 지난 11월 17일, 아마존은 현대자동차와의 광범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024년 하반기부터 자동차 딜러들이 미국 아마존 스토어에서 차량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최초의 브랜드는 현대자동차입니다. 2) 현대자동차는 AWS를 클라우드 공급업체로 선정했습니다. 컴퓨팅, 스토리지, 분석에서 인공지능(생성형 AI), 사물인터넷(IoT)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하는 데 업계를 선도하는 AWS의 역량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3) 차세대 현대자동차 차량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높일 수 있도록 아마존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를 빌트인합니다. 저는 위 3가지 파트너십 전략 중에서 첫 번째인 '온라인 차량 판매'에 주목했습니다.
이재훈
테크 칼럼니스트
2023-12-05
BMW의 한국 사랑, 생각보다 더 엄청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이쯤 되면 '명예 한국인'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게 외국인이 종종 눈에 띕니다. 매우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SMAP의 멤버 쿠사나기 츠요시가 있고요. 영화만 개봉했다 하면 한국을 찾는 톰 크루즈, '맨중맨'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휴 잭맨, 한국에 집이 따로 있나 싶을 정도로 내한이 잦은 노엘 갤러거와 미카도 생각납니다. 기업 중에서 꼽아본다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의 제작사 블리자드가 있죠. 로케이션은 물론, 한국 배우도 적극 기용하는 마블 스튜디오도 해당될 수 있겠네요. 모두 우리나라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선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와 100년째 경쟁 중인 BMW 이야기입니다. 많은 외국계 자동차 회사가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한 곳', '본사도 주목하는 전략적인 시장' 이라고 언급합니다. 그런데 BMW는 한발 더 나아갑니다. 팬 서비스를 넘어, 우리나라 기업보다도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거든요. 할리우드 스타가 손 흔들고 사인해 주는 수준을 넘어 우리나라에 재단을 만들어서 기부하고, 인재와 문화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면 엄청난 환호를 받겠죠.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11-27
쏘카와 롯데렌탈 중 누가 조급할까
경영권 분쟁일까? "외부의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상황입니다" (박재욱 쏘카 대표) 쏘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10월 10일, 1만1370원이었던 주가가 보름 뒤(25일) 2만350원까지 올랐고요. 일주일 후(11월 2일) 1만4170원으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약 3주 동안 70% 상승했다가 30%가 떨어진 건데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주주들은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최대주주 측과 2대 주주인 롯데렌탈 측이 쏘카 경영권을 두고 지분 싸움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졌기 때문입니다. 발단은 박재욱 쏘카 대표의 장내 지분 매입이었습니다. 박 대표는 10월 13일부터 24일까지 쏘카 지분 64만8984주(1.98%)를 약 97억원에 사들였습니다. 이를 통해 박 대표의 지분율은 종전 1.00%에서 1.98%포인트 올라 2.98%가 됐습니다. 박 대표는 쏘카 최대주주인 소쿠리(SOQRI, 이재웅 대표) 측으로 분류됩니다. 이로써 롯데렌탈과의 지분율 격차가 벌어졌는데요. 2023년 8월 롯데렌탈은 SK로부터 쏘카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죠. 이 작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남겨둔 상황입니다.
테슬라의 세 가지 무기가 모두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남궁민님의 기고입니다. "라이트 형제가 처음 비행한 키티호크에 현명한 자본가가 있어서 그들의 비행기를 총으로 격추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자본가들이 큰 덕을 봤을 테니…" 인류의 뛰어난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비행기의 날개를 뜨기도 전에 꺾어놨어야 한다는 푸념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문명의 발전에 반대하는 반문명주의자 혹은 종말을 바라는 염세주의자의 이야기일까요? 이 말을 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2007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한 말입니다. 코카콜라 한 캔을 마시며 사람 좋은 미소로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던 백발의 신사가 말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말이죠. 그의 말을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최악의 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지만 이익은 거의 나지 않는 기업입니다"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이후 항공산업은 끝없이 자본을 요구했습니다. 주주들은 한공산업의 성장성에 매력을 느껴 밑 빠진 독에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러나 이 성장성은 혐오해야 옳았습니다" 그가 라이트 형제의 시험 비행을 막았어야 했다고 반쯤 농담을 한 이유는 자본자, 즉 주주의 입장에서 한 말입니다. 비행기는 틀림없이 문명을 한 걸음 나아가게 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에겐 대체로 악몽을 선사했습니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서 끊임없이 주주의 돈을 요구했고 전 세계의 쟁쟁한 기업이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했습니다. 수익이 좀 날 만하면 경쟁이 다시 격화되고 시장 변동성은 커서 위기에 빠지는 기업도 속출했죠. 버핏의 항공산업에 대한 평가를 인용한 건 전기차 시장, 특히 테슬라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고민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테슬라의 스토리에 금이 가다 지난 18일 테슬라의 주가가 9.3% 하락했습니다.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약 1200억 달러(약 162조원) 이상 증발했습니다.
남궁민
'오독의 즐거움' 저자
2023-11-01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테슬라가 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월가를 모처럼 들썩이게 만든 자동차 회사가 있습니다. 베트남의 '빈패스트(VinFast)'입니다. 시가총액이 한때 제너럴모터스(GM)를 넘어선 1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이목을 끌었죠. 물론 상장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진 않습니다. 이 원고를 출판하는 9월 26일 기준, 빈패스트 주가는 14달러(1만8760원)입니다. 리비안(21.13달러)보단 낮고, 루시드모터스(5.13달러)보다는 높습니다. 테슬라를 생각하며 단기간에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했던 분들에겐 실망스러운 수치입니다. 얼마나 더 오를지, 전망은 어떤지 상당히 애가 타실 듯합니다. 저는 주식 전문가가 아니라서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회사가 어떤 곳인지 이해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데에 도움을 드려보고자 이번 글을 준비했습니다. 빈패스트의 모기업, 빈그룹을 먼저 살펴봅시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9-26
메르세데스-벤츠의 승부수, 다름 아닌 '디지털'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여러분은 자동차, 특히 고급차를 선택할 때, 어떤 요소를 가장 따지시나요? "아무래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승차감과 하차감이 가장 중요하겠죠?" "일반적인 승용차와는 다른 강력한 성능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종합해 보면, 결국 A에서 B까지 이동하는 '과정' 얼마나 편안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느냐로 귀결됩니다. 실제로 오래전부터 고급차를 선택하는 기준인 동시에 자동차 제조사에서 말하는 '완벽한 차'의 기준이기도 했죠. 메르세데스-벤츠가 딱 그런 브랜드입니다. 라이벌 BMW가 '이동 과정'에서의 즐거움, 즉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해 왔던 반면, 벤츠는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하는 걸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습니다. 두 브랜드 차량의 실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속도계 못지않게 자주 봐야 하는 수치가 회전계, 이른바 'RPM 게이지'입니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회전계가 왼쪽, 속도계가 오른쪽에 있는데요. BMW는 회전계를 더 자주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른쪽에 배치했습니다. 반면, 벤츠는 2000년대까지 RPM 게이지를 아예 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8-10
카카오택시가 욕먹을 걸 알면서 '팁'을 받는 이유
택시 기사에게 '팁'을 주세요 카카오택시 기사에게 팁을 주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8월 19일 카카오T 앱에서 택시 기사에게 '감사 팁'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운행에 만족한 고객이 자발적으로 요금에 더해 팁을 결제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택시 이용 후 서비스 평가 시 별점 5점을 주면 팁 결제 창이 뜨는 방식인데요. 별점 4점을 주거나 별점을 주지 않을 때는 해당 결제 창이 뜨지 않습니다. 팁은 1000원, 1500원, 2000원 세 가지로 나뉘어 있어 이용자가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지급 안 함'도 선택할 수 있죠. "승객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 자율적으로 선택해 제공할 수 있는 별도 옵션 기능입니다" "서비스에 매우 만족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5점 만점을 준 이후에 선택에 의해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 일반 호출 외에 카카오 블랙·모범·택시· 벤티·블루·펫 등에만 서비스가 적용됐습니다. 도입 소식이 전해지자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팁 제도 도입으로 택시 서비스 질이 향상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고요. 반대로 '팁 강요' 혹은 '사실상 택시 요금 인상'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반감을 일으키는 서비스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죠. 그런데 왜 하는 걸까요? 크게 4가지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1.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 잘나가는 듯하지만 어려운 과제가 눈앞에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진복님의 기고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2020년대 한국 주식 시장을 가장 크게 뒤흔든 업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다양한 업종을 연상하실 듯한데요. 제 머릿속엔 '배터리'가 떠올랐습니다. 2022년 상반기에는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분사한 뒤, 코스피에 독립 상장하면서 단숨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2위에 올라서는 일이 있었고요. 올해 2023년 상반기에는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며 코스닥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그중 에코프로는 2022년 종가 대비 무려 8배, 9배 이상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내고 지금까지도 화제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렇게 화제인 배터리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 '만년 유망주' 신세였던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20년까지만 해도 기껏해야 1~3%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거나 툭하면 적자로 전환하기 일쑤였습니다. 투자 비용은 많이 들어가면서 실적은 갉아먹는 미운오리새끼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겁니다. 그런데 아래 도표처럼 2021년, 2022년이 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점점 상승합니다. 심지어 2023년에는 다수의 증권사에서 6~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과연 몇 년 새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요?
이진복
테크 칼럼니스트
2023-07-28
중고차로 세계 재패를 꿈꾸는 멕시코 최초 유니콘 '카박', 무엇이 다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마야님의 기고입니다. 중고차 시장을 흔히 '레몬마켓'이라고 부릅니다. 레몬마켓은 소비자가 제품 정보를 잘 알기 힘든 탓에 속아서 살까 봐 싼값만 지불하려고 해서 저급하고 쓸모없는 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뜻합니다. 중고차는 불량 매물,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 등 정보 비대칭성으로 소비자들이 피해 보는 사례가 많죠. 딜러를 참교육하는 영상이나 매매 현실 등을 다루는 유튜버의 인기는 소비자들의 중고차 시장 불신을 방증합니다. 이런 상황이 해외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멕시코 최초 유니콘이자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트업이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카박(Kavak)'이라는 사실은 꽤 주목할 만합니다. 멕시코 자차 보유율은 약 13%(2021년)이며, 멕시코 자동차 시장은 매년 20%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자차 및 비대면 거래 수요가 늘어나면서 카박의 연간 거래량은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카박은 코로나 통제가 극심했던 2020년 8월, 아르헨티나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체칼스(Checkars)' 인수를 시발점으로 영역 확장도 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선 '글로벌 자동차 거래 넘버원 플레이어'을 목표로 새로운 중고차 거래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카박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차 3대로 시작해 4년 만에 유니콘이 된 카박 2014년, 베네수엘라 출신인 카를로스 가르시아는 멕킨지 컨설팅 콜롬비아 지사에서 퇴사해 멕시코 마켓 플레이스 '리니오(Linio)'로 이직합니다.
김마야
프리랜서 기고가
2023-07-10
쏘카는 앞으로도 흑자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feat. 카카오모빌리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효선님의 기고입니다. 쏘카가 지난해 사상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매출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었지만 영업이익 달성은 하지 못했습니다. 쏘카는 고정 비용이 높은 카셰어링 사업에서 매출의 96% 이상이 나오고 있었는데요. 그 비중이 너무 클 뿐만 아니라 카셰어링 비즈니스 특성상 매출 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비용 통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높은 실행력을 보였던 기업이기에 시장에서의 기대가 높았는데요. 고정 비용 축소, 카셰어링 매출 확대, 슈퍼앱 전략을 위한 신사업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기대만큼 우려도 컸습니다. 하지만 쏘카는 2022년 분기 실적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더니 첫 연간 흑자에 성공했으며, 올해 1분기까지 계속해서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2021년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해 2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으며 티맵모빌리티는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해 아직 고전하고 있는데요.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타다 금지법' 같은 각종 규제로 특정 사업모델을 벗어나기 힘든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어 더욱 영업손실을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죠. (참조 - 카카오·쏘카만 살아남나?)
김효선
서비스 기획자
2023-06-30
애플 vs 구글 vs 자동차업계의 차량용 OS 전쟁이 시작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모니터 없는 자동차 보기가 더 어려워진 시대입니다. 웬만한 승용차는 기본이요, 요즘은 상용차나 경차에도 흔하게 보이죠. 내비게이션 때문에 장착한 경우가 가장 많을 테고, 흔히 '후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후방 카메라 때문에 별 기능은 없어도 모니터가 필요한 분이 많습니다. 차량에 장착한 모니터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나아가 엔터테인먼트도 즐기는 '인포테인먼트' 시대는 생각보다 오래전에 시작됐습니다. 1965년, 포드에서 세계 최초의 차량용 모니터 '오토비전'을 도입했고요. 1981년엔 혼다가 '일렉트로 자이로게이터'라는 세계 최초의 내비게이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 안에서 길을 찾는 내비게이션 목적이 짙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화면이 커지기 시작한 데에는 테슬라의 영향이 큽니다. 2012년 등장한 '모델 S'에 17인치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고, 각종 컨트롤 버튼을 모두 디스플레이 패널에 담았습니다. 디스플레이 사이즈 자체만으로 '첨단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획득했죠. 요즘은 테슬라처럼 실내 인테리어의 대부분을 모니터가 차지하는 신차를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6-27
그 시절, 우리가 열광했던 '타다'... 4년의 기록
"저와 박재욱 대표가 며칠 전 검찰에 고발당했습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 2019년 2월 18일 페이스북에서) "'타다'라는 브랜드가 바꾸지 않으면, 이 산업은 한국에서 평생 바뀌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박재욱 전 VCNC 대표, 다큐영화 '타다'에서) (참조 - 택시업계 '타다' 고발하자, 이재웅 쏘카 대표 "법적 대응") 타다가 무죄를 받았습니다. 4년이 걸렸습니다. 2023년 6월 1일, 대법원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전 VCNC(타다 운영사) 대표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참조 - 타다 무죄 확정...이재웅 "혁신은 죄 없어") 타다는 죄가 없었지만, 그 시절, 타다는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당시 타다가 운영한 '타다 베이직'은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영업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타다는 스타트업 혁신이 규제로 가로막힐 때마다 나오는 상징이 됐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나올 때마다 '제2의 타다'라고 부르는 일이 많아졌죠.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스타트업계에는 타다 사례를 다시 살펴보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타다가 고발당했던 순간부터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때까지, 4년 간의 기록을 정리했습니다. *타다 관련 판결문, 보도, 인터뷰, 다큐멘터리, 책, 업계 관계자가 전해준 이야기 등 관련 정보를 모아서 재구성했습니다.
'e퓨얼' 덕분에 내연기관차의 퇴출이 늦춰졌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소식으로 작년 10월, 유럽연합(EU)이 내놓은 발표를 꼽고 싶습니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소식이죠. 하이브리드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건 엔진이 달린 자동차는 모두 안 됩니다. 오직 전기차나 수소차만 팔아야 한다는 상당히 급진적인 법안입니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2030년부터 나오는 신차의 탄소 배출량은 2021년보다 최대 55% 낮춘 수치여야 하며 2) 2035년부턴 탄소 배출이 없는 자동차만 판매해야 합니다. 트럭·버스 등 상용차는 2040년까지 유해 물질을 90% 줄여야 하는 법안도 패키징으로 함께 공개됐습니다. (참조 - EU,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확정) 자동차 업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EAMA)'는 법안이 제시한 시한을 맞추기 힘들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상용차 충전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인 만큼, 버스와 트럭도 관련 규제를 충족하기 어려우리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큰 독일, 이탈리아도 완전 전동화를 강제하는 내용은 부당하다며 반발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5-09
테슬라가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만든 진짜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정원님의 기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를 '혁신'의 상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확실히 테슬라는 소비자들에게 그동안 자동차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기능들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시스템을 일원화하고 네크워크에 연결해서 말이죠. 그런 차별성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마켓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테슬라는 판매 대수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하지만 주식의 시가 총액은 큰 격차로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참조 - Largest automakers by market capitalization) 그러나, 남다른 차를 만든다는 것만으로 다른 자동차 제작사와의 시총 차이를 설명하긴 쉽지 않습니다. 경쟁사에서도 다양한 전기차 모델들이 출시되고 있고, 특히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중국 비야디(BYD)나 상하이 모터스와 같은 중국 현지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도 1위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를 보면 테슬라가 여전히 1등이지만 격차는 많이 좁아졌습니다. (참조 - 현대차그룹, 2022년 글로벌 전기차 '6위') 일반 자동차 회사라면 점유율이 떨어지면 공장을 늘려서 더 많은 차를 파는 데 집중했을 겁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정원
2023-04-28
디디추싱이 멕시코에서 또 한 번 우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마야님의 기고입니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디디)'만큼 다사다난한 2년을 보낸 빅테크 기업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디디는 중국에서 수백개에 달하는 모빌리티 기업, 심지어 우버마저 백기를 들게 했습니다. 한때 중국 승차 공유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던 디디는 2021년 6월, 중국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미국 상장을 강행했습니다. 상장 과정에서 중국인 이용자 데이터를 미국 측에 넘겼다는 소문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란 명목하에 디디에 철퇴를 휘둘렀습니다. 규제 대상이 된 디디는 각종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했고, 신규 고객 가입마저 막혔습니다. 결국 1년이 지난 2022년 5월, 어렵게 입성한 뉴욕 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그 후로도 약 1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단속 강도가 낮아졌습니다. 디디는 올해부터 신규 가입이 허용되면서 중국 시장 주도권을 다시 공고히 지키기 위한 행보에 나섰습니다. 물론, 중국에서 주춤했을 뿐, 이미 진출한 해외 부문(디디 글로벌)은 운영을 계속해왔습니다. 오늘은 그중 가장 공들이고 있는 멕시코 시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디추싱이 멕시코에 진출한 이유는?
김마야
프리랜서 기고가
2023-04-11
프렌치 테크의 기수 '블라블라카'는 일상적인 도로 위 풍경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두형님의 기고입니다. 프레데릭 마쩰라는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난 직후, 대서양에 접한 방데(Vandée)로 이사 갔습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정보통신을 공부한 뒤, 1999년에 프랑스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2003년 겨울, 마쩰라는 프랑스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맞아 부모님이 있는 방데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차든 버스든 구할 수 있는 티켓이 전혀 없었습니다. SNCF(프랑스국영철도회사) 사이트를 계속 새로고침해도 소득이 없었죠. 한국에도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이 많을 듯합니다. 명절이나 휴일을 맞아 여행 가려고 할 때, 가장 골치 아픈 일 중 하나가 교통편 구하기죠. 원하는 일정에 맞추는 건 고사하고, 일단 표부터 구해놓으려고 며칠 동안 사이트를 몇 번이고 들어가도 될까 말까 합니다. 마쩰라에겐 다행히 자가용이 있는 누나 찬스가 있었습니다. 누나와 함께 고향집으로 가던 그는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대부분에 탑승객이 운전자뿐인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순간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자가용이 있는 사람과 교통편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인터넷 플랫폼을 만들면 유용하지 않을까?!'
이두형
리옹 2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2023-04-03
'안전'의 대명사 볼보자동차, 이제 '환경'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스웨덴으로 날아갔습니다. 볼보자동차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을 초청해 자신들의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Deeped in Blue'라는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었는데요. 저도 운 좋게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20시간 가까이 비행기에 몸을 싣고 예테보리(Göteborg)에 도착했습니다. 영어 이름인 '고텐버그(Gothenburg)'로 더 익숙한 스웨덴 제2의 도시입니다. 무엇보다 볼보의 고향이기도 하죠. 이곳에서 볼보자동차 본사와 생산시설, 디자인센터를 둘러본 뒤, 여러 임원의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인터뷰도 하고 왔습니다. 예테보리에서 며칠 동안 머문 뒤에는 북극권으로 이동해서 혹독한 환경 속에 볼보 전기차 라인업 시승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흔히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라고 생각합니다만, 1주일간 현지에서 살펴보고 경험해보니 그 너머 더 큰 목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기차를 넘어 자동차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많이 고민하고 있음이 느껴졌죠. 이를 위한 실행 계획도 아주 분명했습니다. 당장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는 겁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3-28
재활용까지 책임지지 않으면 차를 팔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정원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De-Carbonization, 탄소 중립화입니다. 기후 변화가 피부로 와 닿는 요즘이죠. 심각해져 가는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금 바로 무언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서 탄소 중립화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배기가스 연비 규제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물론 운송 과정에서 나오는 CO2도 개선해야 하겠지만, 그걸로 충분할까요? 모든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꿔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는 VLCA(Vehicle Life Cycle Assessment)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차량의 탄생부터 주행하고 폐차해서 재활용하는 모든 단계를 관리하는 것인데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진다는 말이 이젠 사람뿐 아니라 모든 제품에도 적용됩니다. 원재료 추출에서부터 제조-운송-사용-폐기 및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모두 책임지는 LCA(Life Cycle Assessment, 전주기평가)는 기업의 당연한 의무가 되고 있습니다. (참조 - Life Cycle Assessment) 탈 때는 자동차, 다 타고 나면 초대형 쓰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를 합니다. 그리고 쓰고 남은 물건들을 버리면 자연스레 쓰레기가 됩니다. 80억 인구가 먹고 입고 즐기는 모든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쓰레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사이즈가 큰 소비재인 자동차는 쓰레기 중에서도 골치가 아픈 녀석입니다. 일단 휘발유, 경유 같은 유기 물질을 다루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폐기하게 되면 직접적으로 환경이 오염됩니다. 유해 물질이 아니더라도 크기가 크니 환경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재활용하는 것이 좋지만,
이정원
2023-03-17
현대차그룹은 왜 포티투닷과 스트라드비젼에 투자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승환님의 기고입니다. 매출액 142조5000억원, 영업이익 9조8000억원. 2022년 현대차그룹이 거둔 성과입니다. 2021년 매출액이 117조6000억원,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이었으니 모두 적잖게 성장했죠. 2023년에는 한술 더 떠 432만대를 생산해 매출액을 10~11% 늘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현대기아차를 국내 1위 완성차 기업으로만 국한하긴 힘듭니다. 일부 통계치로는 도요타, 폭스바겐 다음가는 전 세계 3위 차량 생산 브랜드입니다. 특히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만 따지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죠. 게다가 최근 2~3년 현대차의 행보를 돌아보면 더 먼 미래를 겨냥한 투자가 눈에 띕니다. 이족보행 로봇 기술을 가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2022년 8월에는 4500억원을 들여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종속회사로 편입했습니다. 2017년에 투자한 '스트라드비젼' 역시 정확한 물체 감지 기술을 보유한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사입니다. 현대차의 포티투닷 인수가 주목받은 이유 포티투닷의 M&A 엑싯은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없던 형태라 파장이 꽤 컸습니다. 스타트업의 성공 형태는 크게 2가지, '기업공개(IPO)'와 '매각(M&A)'입니다.
이승환
2023-03-06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는 비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정원님의 기고입니다. 요즘 길거리를 가다 보면 전기차(EV)처럼 '위잉' 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는 차를 자주 만납니다. 전기차인가 하고 보면 하얀색 번호판이 달린 하이브리드 차량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속 모드에서는 EV처럼 모터로만 주행하는 모습은 예전에는 낯선 광경이었지만 이제는 모두에게 익숙한 모습입니다. 지난 10년간 하이브리드 차량의 보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2022년에는 1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참조 - 한국 등록된 하이브리드 차량 대수 추이) 소비자들의 성향도 많이 변했습니다. 전기차가 보편화되면서 전기차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충전의 부담이 없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엔카에서 조사한 자동차 선호도 조사에서 35%가 다음 자동차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한다고 답하면서 선호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아마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치솟았던 기름값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의 대명사로 예전부터 유명했습니다. 프리우스로 하이브리드라는 장르를 처음 열었던 도요타는 다른 메이커들을 압도하는 연비로 친환경 차량의 이미지를 지켜 왔습니다. 친환경주의자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10년간 프리우스 차량을 탔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기업에 밀리지만, 북미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시장의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참조 - Driving Towards A Greener Future)
이정원
2023-02-17
애플은 왜 '완전 자율주행 애플카'를 포기했을까?
*이 글은 외부필자인 박천욱님의 기고입니다.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는 건 이미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이 퍼져있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참조 - Apple Car on track for 2026 release, under $100K price, custom chip, and no full self-driving at launch) 그런데 얼마 전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2026년으로 기존보다 1년 연기하고 완전자율주행은 포기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내용의 골자는 애플카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의 계획을 대폭 수정한다는 것입니다. 당초 애플의 목표는 운전대나 페달이 없는 레벨 5단계의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었는데요.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참조 - 자율주행차,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나) 물론 자율주행기술을 완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부분적으로 동작하는 수준으로의 변형이라고 봐야 할 듯합니다. 그 이유는 앞으로 출시될 애플카에 완전 자율주행이 탑재되는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에서는 작동하는 수준인 레벨3 수준으로 변경될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즉, 운전자들은 고속도로에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는 있지만 도심이나 기상 상황이 매우 나쁜 경우에는 직접 운전을 해야 합니다. 이 기술도 북미 지역에서 먼저 선보인 후에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박천욱
2023-01-20
씽씽의 추가 투자유치, 전동킥보드 시장에 봄이 돌아온다는 소식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승환님의 기고입니다. 공유 모빌리티의 상징 전동킥보드 젊은 직장인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도심지를 가로지르는 모습.. 불과 몇 년 사이에 꽤 익숙해진 풍경입니다. 전동킥보드가 한때 유행한 '세그웨이' 같은 개인 이동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빠르게 우리 일상에 전파되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개념 하나가 더 추가됐습니다. 바로 '공유경제'입니다. 공유경제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협업 소비'로 효과적으로 재화를 이용하는 형태입니다.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가 보여줬듯이 자본주의 경제 질서의 기본인 재화를 '소유'에서 '공유'로 바꿨죠. 전동킥보드가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이유도 모바일 앱으로 공유 서비스를 함께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친환경, 탄소에너지 절감 취지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고요. 이런 공유경제 트렌드를 타고 우리나라에도 공유 자전거와 전동킥보드가 등장했습니다. 공유 자전거는 주로 지자체에서 도입했고, 민간은 다양한 브랜드의 공유 전동킥보드를 시장에 내놨습니다. (참조 - 대만의 '유바이크'는 어떻게 수익이 나는 공공자전거가 됐을까요?)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은 2019년 이후 국내외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성장해왔는데요.
이승환
2023-01-20
전동화, 플랫폼과 함께 성큼 다가온 목적 맞춤형 차량 'PBV'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나만을 위한 맞춤형 자동차'라고 하면, 수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자동차부터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마이바흐는 물론이고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세계 유수의 고급차 회사 대부분이 주문 제작 옵션을 제공합니다. 그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시트는 물론이고, 소재와 자신만의 퍼스널 컬러를 조합해 내외장 색상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원오프' 모델이라고 해서 외형까지 오직 하나뿐인 차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갑자기 왠 뜬구름 잡는 소리냐고 생각하시겠네요.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맞춤형 자동차가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함께 우리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목적에 최적화한 차량 'PBV' 'PBV'라는 용어를 어디에선가 들어봤을 수는 있어도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분은 많지 않을 듯하네요. PBV는 Purpose Built Vehicle, 즉 '목적 맞춤형 차량'입니다. 기존 자동차를 기성복이라고 치면, PBV는 나에게 최적화한 맞춤복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앞에서 말한 슈퍼카와 똑같지 않나요?" 아닙니다. 개념이 조금 달라요. 슈퍼카나 최고급 차량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소재, 색상, 디자인을 고르는 수준입니다. PBV는 이런 '치장'보다 '기능'에 신경 쓴 맞춤형 차량입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1-13
테슬라가 라이다 없는 자율주행을 자신하는 3가지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정원님의 기고입니다. Lidar is doomed. 자율 주행 시장에서 일론머스크의 이 선언은 아주 유명합니다. (참조 - Anyone relying on lidar is doomed) 테슬라는 아주 오래 전부터 카메라만으로도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혀 왔습니다. 라이다라는 레이저를 이용한 장거리 진단 센서를 배제하고 카메라와 AI기술만으로 말이죠. 반면에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은 3단계 이상의 자율 주행을 구현하려면 라이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SAE(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 주행 기술 성숙도를 0에서 5까지 산업표준 레벨로 구분했습니다. 레벨0에서~2는 시스템이 일부 주행을 수행하는 것으로 레벨0(비자동화)/레벨1(운전자보조)/ 레벨2(부분자동화)로 구분됩니다. 레벨3~5는 시스템이 전체 주행을 수행하는 것으로 레벨3(조건부자동화)/레벨4(고등자동화)/ 레벨5(완전자동화)로 분류됩니다. (참조 - SAE Levels of Driving Automation) 이처럼 자율 주행에 관련된 기술적인 논쟁은 라이다 진영과 카메라 진영으로 양분돼 있습니다. 완전 자율 주행에서 안전성을 위해서는 '카메라 + 라이다 + 레이더'를 함께 사용하는 중복성이 필수라는 의견과 그 반대 의견으로 말입니다. 실제 테슬라뿐만 아니라 인텔의 자회사 모빌아이도 2021년 7월, 뉴욕에서 카메라만으로 레벨 2와 3사이인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을 테스트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빌아이조차도 레벨4 이상을 위해선 다른 센서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테슬라는 어떻게 라이다 없이 자율 주행을 자신할까요? 다른 메이커들이 테슬라보다 기술력이 낮아서 일까요. 자동차 회사 차량 개발자 입장에서 기술력과는 별개로 테슬라가 카메라ONLY를 주장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에 대해 고찰해 보겠습니다. AI가 개입하면 사고 확률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자동차 회사에는 저마다 차를 평가하고, 다양한 운전 조건을 구현해 내 주시는 테스트 드라이버분들이 있습니다.
이정원
2023-01-12
자율주행 상용화..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릴 듯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새해를 마무리할 무렵이면 늘 하는 업무가 여럿 있기 마련입니다. 제 경우에는 자동차 회사가 연초에 공개했던 목표치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종합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회사와 업계의 약속이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도 함께 체크하는데요. 2016년에 BMW-인텔-모빌아이 연합전선이 약속했던 미래상이 하나 있습니다.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겠습니다아!!" ..아시다시피 2022년이 끝나가는 지금도 우리는 아직 자율주행차를 살 수 없습니다. 오히려 업계 전반에 깔린 먹구름이 더 짙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10월에는 세계 3위 자율주행 대표 업체 '아르고 AI'가 사업 종료를 선언했고요. 미국의 자율주행 라이다(LIDAR) 제조업체 '아우스터'와 '벨로다인'은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참조 - '몸값 9조' 美 '아르고AI' 폐업…자율주행업계 '퍼펙트스톰' 될까) (참조 - 자율주행 '라이다' 아우스터·벨로다인 합병 합의) 자율주행 시대, 왜 오지 않았을까요?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12-20
CO2 규제 시대에 현명한 자동차 선택은?.. 김책임의 고민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정원님의 기고입니다. 여기는 국내 IT대기업 '유니콘컴퍼니' 본사사옥. '새해엔 뚜벅이 생활을 청산해야지'하고 마음먹은 김책임은 요즘 고민입니다. 전기차가 대세라지만 지금 지내는 아파트에는 아직 충전기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뉴스에도 나오는 화재도 무섭지만, 가격도 사실 만만치 않습니다. 연비를 생각하면 하이브리드 차도 많이 타는 것 같은데, 차값을 비교하면 일반 차량보다 비싼 것 같습니다. 아, 무슨 차를 사야 하는 거야 고민이 깊어집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동아리 선후배 골프방에서 송년회를 하는 자리에서 자동차 회사에 오래 근무한 이선배를 만났습니다. 이때다 싶어서 김책임은 궁금했던 점을 이야기합니다. 김책임의 고민 "선배, 내가 새 차를 사려고 하는데 하이브리드 차 살 만해요?" "하이브리드 차 괜찮지. 나도 하이브리드 타는데. 연비 좋고 조용하고 좋아" "근데 하이브리드는 왜 그렇게 비싼 거예요?" "흠, 그래 차값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근데 사실 하이브리드차는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차보다 손해보면서 파는 차야" "예?"
이정원
2022-12-20
소니와 혼다가 함께 만들면.. 어떤 전기차가 나올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2022년 2월 9일 발행된 '소니가 자동차를 만드는 이유, 혹은 만들지 않는 이유'라는 아티클을 통해서 일본 전자제품의 대표 브랜드 '소니(SONY)'가 자동차에 진심임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혹시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이번 아티클의 맥락상 먼저 확인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참조 - 소니가 자동차를 만드는 이유, 혹은 만들지 않는 이유) 올해 초 개최된 세계 최대 ICT 융합 전시회 'CES 2022'를 통해 공개된 여러 가지 정보들과 참여한 기업들의 다양한 행보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그중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차량 내에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경험 제공을 위해 'BMW'가 발표한 31인치 대화면 기기인 '씨어터 스크린(Theatre Screen)'으로 전시회 종료 후 약 3개월여가 지난 4월 21일 new i7시리즈에 정식 채택한다고 발표해 BMW 고객들을 크게 설레게 만들었죠. 이처럼 세계 최대 ICT 융합 전시회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과 여기서 선보인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하여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모습 속에서 필자는 소니에 다시 한번 주목해 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CES 2022 행사에서 소니는 크게 4가지를 발표했다고 보는데요. 먼저 첫 번째는 컨셉이긴 하지만 승용 타입 전기차 'VISION-S 01'과 SUV 타입 전기차 'VISION-S 02'를 실물로 함께 공개했고, 두 번째는 소니 모빌리티라는 법인설립을 통해 EV 외에도 엔터테인먼트 로봇, 드론 등 자동차 이외의 아이템도 다루면서 일상 속에서 AI와 로보틱스 기술로 감동을 주겠다는 행보를 확실히 보여주었으며, 세 번째로 크리에이티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 다양한 게임 콘텐츠 IP를 활용한 영상/음향은 물론 가상현실, 센싱, 트래킹 기술 고도화 및 e스포츠 개최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실감 나는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고, 네 번째는 '탐험(exploring)'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 EV자동차 상용화에 대한 암시를 준 부분입니다. 이는 다시 돌이켜보면 디바이스 - 기술 - 콘텐츠를 수직통합하여 그저 뜬구름 잡기식의 비전이나 계획만이 아닌 VISION-S라는 현실 공간 속에서 실제로 많은 것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2-11-14
소프트웨어가 자동차를 지배하는 세상이 머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자동차는 이제 가솔린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달립니다" 지난 2012년, 당시 메르세데스-벤츠 CEO였던 디터 제체가 한 말입니다. 자동차와 소프트웨어. 조금 낯설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계 덩어리 그 자체, 그러니까 하드웨어의 표상인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로 달린다? 차량에 iOS나 안드로이드,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가 있다는 말일까요? 일단 조금은 쉽게 접근해보죠. 20세기엔 자동차 고르는 기준이 아주 간단명료했습니다. 저희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늘 강조하던 '좋은 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자고로 차는 잔고장 없이 튼튼하고, 에어컨은 춥다 느낄 정도로 잘 나와야 돼!" "사륜구동까지 달려있다면, 아주 든든하니까 금상첨화지!" 여전히 통용되는 좋은 차의 기준이기도 하지만, 그 시절에는 사실 이 정도가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의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곱씹어보면, 위 요소 모두 하드웨어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11-01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을 입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자동차 업계에 때아닌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8월에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입니다. 이름만 들어선 자동차 업계와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요. 이 법안 때문에 현대차그룹(현대, 기아)이 타격을 입게 됐다는 소식, 많이 들어보셨겠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이 단어만 들어도 한숨을 푹푹 쉽니다. "물 들어와서 열심히 노를 젓는데 갑자기 누가 노를 뺏어간 느낌"이라는 반응이 인상적이더군요.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지 않으면 보조금이 나오지 않는다' 정도로만 이해하는 분들이 많을 듯한데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입니다. 전기차 생산 구조를 전반적으로 뒤집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후발 주자에게 기회가 된 기존 전기차 보조금 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앞서 기존 전기차 보조금 제도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전기차 보조금에 상한을 두는 '쿼터제'를 시행했습니다. 브랜드마다 20만대까지만 보조금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어느 나라 배터리를 사용하건 차량 가격이 얼마건 상관없이 각 브랜드의 전기차 20만대에 7500달러(1000만원)를 지급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9-16
쏘카의 상장은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상장 흥행에 참패한 쏘카 "저희가 시장을 어떻게 할 수는 없잖아요. 시장이 언제 좋아질지 아무도 몰라요" (박재욱 쏘카 대표) (참조 - 쏘카 1.5조 고평가 논란, 대표 직접 등판) 쏘카가 2022년 8월 22일 코스피에 상장했습니다. 이날은 쏘카에게 좋으면서 씁쓸한,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날이었을 겁니다. '상장'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시가총액 감소'와 차가운 투자자들의 반응을 얻었으니까요. 쏘카의 시초가는 공모가와 같은 2만8000원에 형성됐는데요. 이날 시초가 대비 6.07%(1700원) 내린 2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고요. 시가총액은 8607억원으로 공모가(2만8000원) 기준 시가총액인 9163억원보다 약 500억원 적은 규모였습니다. 쏘카의 상장 성적표가 나온 이날 많은 분들이 쏘카 앞에 '흥행 참패', '날개 접힌 유니콘' 등의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참조 - 혹시 했지만 역시, 쏘카 상장 참패) (참조 - 날개 접힌 쏘카… 상장 첫날 6% 하락) 마치 쏘카가 당장 망한 것처럼, 쏘카 때문에 다른 스타트업이 상장을 못할 것처럼, 상장해도 잘 안 될 것처럼, 부정적인 의견만 쏟아졌는데요. (참조 - '컬리' 상장 예비심사 다음 주 결론…쏘카 흥행 참패 '악영향') 사실 쏘카의 상장은 경영상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터쇼, 이대로 사라질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서울모터쇼'에 취재를 다녀오면서 정말 착잡했습니다. 서울모터쇼는 2021년부터 '서울모빌리티쇼'로 개명하며 새 출발을 알렸는데요. 참가 업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유일하게 참가했고, 수입차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그룹코리아(BMW, 미니), 아우디, 포르쉐, 마세라티 정도에 그쳤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 여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기다 보니 매년 참가했던 일본 업체는 모두 불참했고요. 캐딜락, 포드, 폭스바겐, 재규어-랜드로버, 푸조-시트로엥 같은 브랜드도 고사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2021 서울모빌리티쇼는 킨텍스의 모든 구역을 썼던 과거와 달리 2관 9, 10홀에서만 열렸습니다. 흥행력도 떨어졌습니다. 아직 코로나가 유행 중인 시점이긴 했지만, 방문객 25만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60만명은 꾸준히 동원했던 예전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쪼그라들었죠. 수도권 상황이 이럴진대 당장 개막을 앞둔 '2022 부산국제모터쇼'도 걱정입니다. 부산국제모터쇼는 4년 전만 해도 국내 8개, 수입 11개사가 참가해 성황리에 개최됐는데요. 올해에는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과 BMW그룹코리아(BMW, 미니, 롤스로이스)만 참가한다고 합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7-11
정말, 이대로 전기차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주요 자동차 브랜드에서 발표한 내용만 보면 당장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만 같습니다. "2030년까지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하고, 전 라인업을 전기차로 구성하겠습니다!" "저희는 판매량의 일정 부분 이상을 전동화 라인업으로 팔겠습니다!" 이런 야심 찬 계획만 봐선 장밋빛 미래가 그려집니다. 모든 차가 전기차로 바뀌고, 우리 모두 전기차를 사면 당장 환경이 좋아지겠죠? (참조 - 자동차업계는 기후변화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나) 그런데 저는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기차 관련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습니다. 니켈,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같은 비철금속도 물론이고요. 가장 크게 오른 자재는 '리튬'입니다. 리튬 거래 가격은 2022년 4월 말 기준, 톤당 55만1870원(432.5달러)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7%나 급등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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