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는 언제 다 떨어질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주말에 식당에서 메뉴판 QR코드를 찍다가 남편이 제게 물었습니다. "세상에 QR이 이렇게 많은데, 이거 이제 조합이 끝날 때 되지 않았나?" 솔직히 저도 그 순간 멈칫했어요. 코로나19 이후로 QR코드는 메뉴판, 주차 정산기, 전기차 충전기, 택배 송장, 화장품 뒷면, 심지어 길가 전단지까지 정말 아무 데나 다 붙어 있잖아요. 매일 어딘가에서 새 QR이 태어나고 있는 게 분명한데, 이게 무한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 질문이 참 흥미로운 건, 우리 주변에 88로 시작하는 EAN 바코드(일명 '88코드')를 대체하는 대안 코드가 자꾸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이소나 대형 마트에 가서 결제할 때 보면 일반적인 QR도, 88코드도 아닌 요상하게 생긴 자체 바코드들을 종종 보게 되죠. 재밌는 건 대형 마트 시스템에서는 이런 자체 바코드도 인식되고, 일반 공산품의 88코드도 다 같이 인식된다는 점이에요. 유통사 입장에서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88코드를 발급받을 이유가 없으니 이런 대안들이 자꾸 나오는 겁니다. 같은 흑백 무늬인데 바코드는 자꾸 대안이 나타나고, QR은 매일 무수히 새로 찍어내도 더 많이, 아무 문제 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연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바코드와 QR코드 먼저 하나만 짚고 넘어갈게요. 바코드와 QR코드는 사실 본질적으로 같은 물건입니다. 둘 다 텍스트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무늬로 바꿔 쓴 것뿐이에요. 암호가 절대 아닙니다. 규칙이 다 공개되어 있어서 누구나 원래 텍스트로 되돌릴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