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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포스팅
넥슨 상속자의 6600억원 규모 셀프 엑시트.. 배임이슈는 없을까
어라??? 얼마 전 나온 IT뉴스를 우연히 접하고 나온 반응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바로 NXC 관련 뉴스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넥슨 모회사 NXC는 창업자 사후 상속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유정현씨는 김정주 창업자의 지분을 본인 5%, 자녀들에게 16%씩 나눴고 나머지 29% 지분을 상속세로 납부했습니다. 이로써 NXC의 지배구조는 유정현씨 34%, 자녀 2명이 33%를 가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상속세 규모가 워낙 커서 아직까지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상속인 3명은 상속세 납입 부족분을 지분매각을 통해 충당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놀랍게도 매입처가 NXC입니다. 그 규모는 무려 6600억원에 이릅니다. 유정현 이사회 의장은 3200억원 규모 NXC 주식을, 자녀 김정민씨와 김정윤씨는 각각 1600억원 규모 NXC 주식을 NXC에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김정민씨와 김정윤씨는 와이즈키즈 지분 161억원 규모 주식을 NXC에 매각했습니다. 제가 왜 놀라냐면 대주주가 회사에 자기주식을 매각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외부에 매각을 하죠. 뭐랄까요. 이번 건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셀프 엑시트랄까요.
토스, 11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지속 가능할까?
2024년 2분기에 토스가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첫 서비스 출범 이후 약 11년만입니다. 2024년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토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3.7% 증가한 약 4741억원, 영업이익은 약 29억원입니다. 다만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4년도 2분기 영업이익은 29억원이나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반기실적으로 따지면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인데요. 그러나 2023년 반기의 영업손실이 110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을 엄청나게 줄인 것입니다. 어쨌든 2분기에 낸 이익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11년 만의 첫 분기 흑자인 데다 IPO를 준비하고 있는 토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토스는 어떻게 첫 분기 흑자를 냈을까요? 그리고 그것은 지속 가능할까요? 2024년도 토스의 반기 보고서를 통해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흑자에 기여한 자회사 4곳 토스의 2024년도 반기보고서를 보면 본사 격인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주요 자회사 9곳의 2024년도 반기 실적이 나옵니다. 이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토스증권, 토스인컴, 토스인슈어런스, 토스CX로 4곳입니다. 흑자를 낸 자회사 4곳의 2024년도 반기 실적과 전년도인 2023년도의 반기 실적을 비교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토스증권
'스타트업 창업자' 방시혁은 초심을 잃은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혁이 왜 거기서 나와?! 2024년 7월 21일이었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LA 베버리힐스 로데오 거리에서 우연히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로데오 거리의 발렌시아가 매장 앞 건널목을 두 명의 여성과 건너고 있었죠. 3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세 사람은 스치듯이 카메라 앞을 지나쳐갔죠. 방시혁 의장을 촬영한 건 하필이면 유튜브 채널 'I am Walking'이었습니다. 아이 엠 워킹 채널은 LA 베니스 비치를 근거지로 베버리힐스, 로데오 거리, 산타모니카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길 가는 여성과 사람들 그리고 슈퍼카를 찍어서 매일 낮 12시에 업로드하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그렇게 구경거리를 제공하죠. 초상권이 공간 개념인 미국에서만 가능한 유튜브 방송입니다. 미국에선 사적인 공간에서 동의 없이 도촬된 영상만 초상권 침해 대상이니까요. 반면 베버리힐스 길거리는 완전 공적인 공간이죠. 방시혁 의장이 잡힌 영상은 2024년 8월 8일 업로드됐습니다. 방시혁 의장과 두 여성의 모습은 52분 길이의 영상에서 초반 47초 언저리에 등장합니다. 영상은 조회수가 하루 만에 54만회에 이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죠. I am Walking 영상들의 평균 조회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혁이 거기서 나온 덕분이었죠. 과즙세연과 방시혁 하이브는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되자 2024년 8월 8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08-22
대표가 징계를 받은 직원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철용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누가 보더라도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A팀장이 했어요. 조용히 훈계로 넘어가야 할 사안인지 공론화해야 하는 사안인지 모호해 다음 기준을 적용해 보았어요. - 고의적인가? -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혔는가? - 동료에게 피해를 끼쳤는가? - 회사 문화에 반하는가? - 재발 방지를 위해 사내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가? 2번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 해당이 되어서 인사위원회가 열렸고 징계가 내려졌어요. A팀장은 징계보다 자신이 한 실수를 자책하며 앞으로 팀원들에게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괴로워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기 안타까워 그에게 우리는 어떻게 성장하며,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아래와 같이 메일을 보냈어요. 사람은 어떻게 성장할까요? 이번 일을 통해 제가 다시 상기한 점은 사람은 모두 '실수'를 통해서 '성장'한다는 점이에요. 우리는 어릴 적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시작해 자전거 타기, 친구 사귀기 그리고 연애에 이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늘 실수를 통해서 뭔가를 배우잖아요. 어쩌면 모든 인간은 어릴 적 불이 뜨겁다는 걸 한번 이상 체험한 이후부터 불을 조심하게 되었을 거예요. 아무리 엄마가 불조심하라고 얘기해도 직접 불의 뜨거움을 느껴본 후에야 제대로 그 지식을 체화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수를 줄이려고 책도 보고, 유튜브도 찾고, 친구들에게 묻지만 결국 스스로 실수를 하고 그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고 반성하면서 우리는 성장하고 내적으로 더 강해지잖아요. 우리 스스로가 과거의 역할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면 우리는 그 역할에 익숙해질 것이고 실수가 현격히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배움이 없는 '정체의 늪'에 빠지는 걸 거예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성장의 욕구가 있잖아요. 각자가 처한 환경 또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중요하고 큰 역할을 맡게 되고. 그러면 그 새로운 역할을 더 잘 해내려고 또다시 도전하고 실수하고 반성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 성장하게 되죠. 예전에 제가 직장 다닐 때 에피소드 한번 얘기해 준 적 있잖아요. 당시 회사에 대표님 외에 임원이 3분이 더 계셨는데 한분은 일을 잘했고 한분은 사고를 많이 쳤고 한분은 조용하게 계시는 분이었어요. 그룹에서 특별감사가 나왔는데 우리는 당연히 사고투성이인 상무님이 징계를 받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감사가 완료된 후에 조용하게 본인 일만 하시는 이사님이 징계를 받았어요.
최철용
(주)오픈한 대표
2024-08-21
오늘의집, 에이블리, 발란, 정육각.. '완전 자본 잠식'의 의미가 다릅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부쩍 커졌습니다 최근에는 주요 이커머스 4곳인 발란, 에이블리, 오늘의집, 정육각(가나다 순)이 모두 완전 자본 잠식이라는 기사도 났었죠. 자본 잠식이란 기업의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한 자본금이 잠식당하기 시작하는 단계로, 완전 자본 잠식이란 적자 폭 때문에 자본금을 완전히 깎아먹어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가 된 상태를 말합니다. 즉, 사전적 의미로나 회계적 의미로나 완전 자본 잠식은 기업에 있어 위기 신호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업 씬에서는 좀 다릅니다. 무슨 말이냐면 스타트업의 재무 상황이 안정적인지 살펴보려면 자본 총계만 볼 게 아니라 그 외에 살펴볼 만한 것이 더 있단 겁니다. 위에 거론된 4개 기업의 사례를 가지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4개 기업 모두 진짜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가? 대답은 일단 YES입니다. 그러나 4개 기업의 상황은 제각각 다릅니다. (1) 발란 2023년도 감사보고서 기준 발란의 재무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발란은 2023년 처음 완전 자본 잠식 상태가 됐습니다. 2022년도에 이미 자본 총계가 불과 25억원으로 아슬아슬했었죠. 적자경영이 지속되어 결손금이 800억원에 달했고, 2022, 23년도에 투자를 유치하긴 했으나 투자금 규모에 비해 현금 소진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투자 관련한 내용은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보겠습니다) (2) 에이블리 2023년도 감사보고서 기준 에이블리의 재무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이블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습니다.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그만큼 큰 비용을 소진했고 누적 결손금만 2000억원이 넘습니다. (3) 오늘의집 오늘의집은 완전 자본 잠식 기사 관련해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했었죠.
지금 배달 대행 플랫폼들이 위기에 처한 5가지 이유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몇 년 전 수천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던 분야가 있었죠. 바로 배달 대행 플랫폼 시장이었습니다. (참조 - 배달은 누가 하나요? '배달주문앱'과 '배달대행업체'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면면을 보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배달 대행 플랫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분야의 주요 플레이어 중 한 곳인 바로고는 2021년 시리즈C 라운드에서 800억원을 유치했으며 누적 투자 규모는 17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고요. 만나플러스의 운영사인 만나코퍼레이션 역시 같은해 814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준수한 IR 성과를 냈습니다. 같은해, hy에 인수된 부릉(구 메쉬코리아) 또한 2021년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한 바 있죠. 생각대로를 운영했던 인성데이타 또한 2020~2021년 사이 8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수년 전, 특히 2021년엔 배달 대행 플랫폼의 인기가 상당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이들 배달 대행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기대 역시 그만큼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적자 행진 속 구조조정과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많은 기대를 받은 배달 대행 플랫폼 시장. 그런데 최근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상황이 썩 좋지 못합니다.
직장에서의 정중함(civility at work)이 뜨고 있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도영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 문화 키워드는 정중함(civility)입니다. 정중함은 단순히 예의와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실적과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 열린 세계 최대 HR 컨퍼런스인 SHRM24(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에서는 AI와 함께 정중함이 주요 키워드로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정중함이 조직의 전략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정중함의 중요성은 이 분야를 오랜 기간 연구한 크리스틴 포래스 교수의 저서 '무례함의 비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참조 - 무례함의 비용) 정중함의 긍정적 영향과 무례함의 해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SHRM의 연구결과와 '무례함의 비용'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왜 직장에서의 정중함이 주목받고 있으며 무례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지금 정중함인가? (1) 다세대 직장으로의 변화 2019년 한국에서 MZ세대라는 키워드가 주목받을 때 SHRM19에 참석했는데요. MZ세대를 주제로 한 강연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다세대 구성원들이 함께 협업하며 일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많았는데요. 다세대 직장으로의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죠. 현재 직장은 베이비부머, X세대, 밀레니얼, Z세대까지 4세대가 함께 일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5세대가 함께 일하는 공간이 되겠죠.
김도영
휴넷 인재경영실 수석
2024-08-19
스레드는 네이버를 품을 수 있을까
이용자 2억명이 넘은 스레드 스레드가 이용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스레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2023년 7월 5일 출시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SNS)인데요. 출시 5일째 가입자 1억명을 확보한 바 있는데요. 출시 13개월 후 2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스레드의 사용자 수가 거의 2억명에 도달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2분기 실적 발표) 2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 실제 2억명을 넘어섰습니다. "스레드에서 2억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공유하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스레드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아이디어에 영감을 주고, 이 커뮤니티가 계속 성장하길 바랍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 국내 이용자도 빠르게 늘었는데요. 저는 출시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스레드를 이용 중인 이용자입니다. 게시물의 조회수 증가를 2024년 4월부터 느꼈습니다. 수백 회, 수천 회 나오던 게시물 조회수가 수만 회로 뛰는 경험을 했는데요. 실제 데이터로도 나타났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첫 달인 2023년 7월, 스레드 국내 MAU는 9만명이었습니다. 12월에 163만명을 넘었고요. 2024년 3월에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하이브 2.0 비전을 가로막는 첩첩산중 리스크
얼마 전 일이었죠.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초격차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며 하이브 2.0 사업전략을 밝혔습니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하이브 3대 사업영역을 레이블, 솔루션, 플랫폼에서 음악, 플랫폼, 테크로 재편합니다. (2) 기존 멀티레이블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로 하이브 뮤직그룹 APAC을 신설합니다. (3) 미국, 일본, 라틴시장을 공략하되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멀티홈 멀티장르' 전략을 취합니다. 각 지역에서 아티스트를 발굴 및 배출하고 여기에 K팝 제작 노하우를 이식한다는 것입니다. (4)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구독형 유료 멤버십을 런칭합니다. (5) 게임사업, 오디오보이스, 생성형AI 등 테크 기반의 미래사업을 기획합니다. 하이브는 위 다섯 가지 작업이 이뤄지면 다른 연예기획사와 레벨이 다른 이른바 초격차 기업으로 떠오른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사업과 기술투자가 콘텐츠 산업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창대하면서도 나름 타당한 비전인 셈인데요. 과연 하이브는 비전을 실행하고 이룰 수 있을까요? 그러기에 회사 내부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크게 다섯 가지 리스크가 첩첩산중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갑작스러운 리더십의 변화입니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의 이순신이 될 수 있을까? 그 앞에 놓인 5가지 길
출장입상(出將入相), 나가서는 장수가 되고 들어와서는 재상이 된다는 뜻의 사자성어인데요. 오늘날로 치면 전시에는 해병대 사령관이 돼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평시에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해 나라를 번영의 길로 이끌어나갈 만한 문무겸비의 큰 인재를 뜻하는 말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정도의 인재는 결코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요. 하지만 최근 카카오 그룹이 처한 상황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에게 출장입상의 자질을 엄숙하고도 단호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표로 취임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총수의 구속기소라는 카카오 역사상 가장 큰 위기와 맞닥뜨렸기 때문이죠. 지난해 12월 정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것은 김범수 창업자를 도와 카카오의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고,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을 이끌기 위해서였습니다. 내정자 신분이던 정신아 대표에게 지난해 12월 곧바로 카카오 본사의 쇄신TF장을 맡겼다는 사실이 이 같은 점을 잘 보여주죠. 그리고 자신을 발탁한 창업자가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정신아 대표는 김 창업자의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재계 15위의 대기업 집단을 이끌어야만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재상으로 임명돼 이제 막 정사를 돌보려 할 참에 큰 전쟁이 터져서, 이제는 총사령관이 돼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채 큰 칼을 차고 직접 전장에 나가야만 하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현재 카카오 그룹의 상황은 풍전등화(風前燈火),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이 위태로운 처지인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정신아 대표 앞에 놓인 다섯 가지 길과 그가 해결해야만 하는 네 가지 핵심 과제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파격 인사, 모두를 놀라게 하다 지난해 말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IT업계에서는 '깜짝 발탁 인사'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요. 정 대표 역시 카카오 그룹의 VC(벤처캐피탈) 계열사인 카카오벤처스의 대표를 맡고 있긴 했었지만, 카카오벤처스는 여러 주요 계열사들 중에서 매출과 인력 수가 모두 최하위권에 속하는 계열사였기 때문이죠. 2023년 기준 카카오벤처스의 매출은 162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290억원에 달했습니다. 2024년 3월 기준 직원 수는 27명에 불과하고요. 당시 정 대표를 여러 주요 계열사 대표 중에서 가장 말석에 앉아있었던 인물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이유입니다.
한화가 투자한 스타트업은 왜 자꾸 폐업할까?
2024년 2곳의 스타트업이 문을 닫았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바로 명품 커머스 플랫폼인 '캐치패션'의 운영사인 스마일 벤처스와, 3D 인테리어 플랫폼 기업인 '어반베이스'입니다. 두 기업은 스타트업 씬에서도 제법 많은 투자를 받으며 이름을 알렸고 아웃스탠딩에서도 취재한 바 있습니다. 이 두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바로 한화 그룹이 투자했다는 것인데요. 한화 그룹은 대기업들 중에서도 오래 전부터 스타트업에 꽤 열심히 투자해 왔던 대기업으로 손꼽히죠. 그런 한화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 중 2곳이나 사실상 폐업한 것입니다. 그 자세한 내역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그게 다였던, 캐치패션 캐치패션은 2017년에 설립한 명품 커머스 및 유통사 입점 플랫폼입니다. 이우창 창업자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들어가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고 뉴욕과 영국에서 일했습니다. 영국에서 유통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영국에 본사를 둔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의 온라인 시장에서 빠르게 크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후 한국에 들어온 뒤에는 한화갤러리아에서 온라인 신사업TF 팀장으로 약 2년간 일하다 창업했습니다. 막 창업한 캐치패션에 시드투자를 투자한 곳은 이우창 창업자의 전 직장인 한화갤러리아와 티몬입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 당시 25억원을 투자해 캐치패션의 지분 17.69%를 보유했습니다. 캐치패션은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의 후발주자였으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는데요.
신세대 CEO-CFO와 시니어그룹, 방향성 두고 이견.. 내부변화 겪는 네이버
네이버의 조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회사의 상황을 보면 여타 IT기업과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 속에서 지속성장의 길을 찾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22년 경영진으로 선임됐습니다. 당시 시장에서 이를 두고 파격인사로 해석을 했는데요. 먼저 두 사람의 나이가 81년생, 78년생으로 상당히 젊은 편입니다. 동년배가 차장급에서 이사급이죠. 그리고 재직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최수연 대표는 9년, 김남선 CFO는 4년 남짓입니다. 두 사람이 네이버 경영진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로 크게 두 가지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2021~2022년 사내 조직원의 자살사건이 나타나면서 인사 문제가 거론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오랜 주력사업이었던 검색 및 광고사업이 정점이 달한 가운데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른바 '뉴제너레이션'의 필요성이 제기됐는데요. 당시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는 사내 촉망받는 젊은 인재로서 파격인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두 사람이 경영진이 되고 네이버에선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요? 최수연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했던 것은 근무지 자율 선택제였습니다. 조직원은 원격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맞춰 좌석이 다르게 배치됐습니다.
이번엔 SNS 론칭한 김봉진의 그란데클립.. 뉴믹스커피는 아마존 입점
지난달 중순이었습니다. 김봉진 전 의장이 우아한형제들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가 지난해 7월 의장직에서 물러난 지 약 1년 만,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지 약 13년 만이었죠. 그리고 비슷한 시기 김 전 의장이 이끄는 그란데클립은 속도감 있게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으며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란데클립은 김 전 의장이 지난해 9월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비전 아래 설립한 회사로 꾸준히 업계의 이목을 끌어온 바 있죠. 김 전 의장과 그란데클립의 최근 행보를 살펴봤습니다. 폐쇄형SNS를 출시했습니다 그란데클립과 관련한 가장 최근 소식은 지난달 29일 신규 SNS를 출시한 것입니다. 서비스의 이름은 '클로즈' 기존 대부분의 SNS와 달리 초대 코드가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알리고 유저를 모으는 단계는 아니며 iOS버전만 출시되어 있는 만큼 아이폰 유저가 아니라면 사용해 볼 수 없는데요. 회사 측은 일단 제한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달앱 두잇은 고래 싸움판에서 어떻게 살아있나
두잇은 어떻게 살아있나 배달앱 '두잇'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두잇은 2022년에 설립됐는데요. 스스로 '국내 최초 배달비 없는 음식배달 서비스'로 알리고 있습니다. 두잇의 특징은 소비자 관점에서 '무료배달'이면서 공동구매 형식의 '팀배달'을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소비자 관점에서만 보면, 배달비가 없기 때문에 매력적인 서비스일 수 있는데요. 2024년 4월부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배민의 쿠폰 살포와 무료배달, 쿠팡이츠의 10% 할인과 멤버십 무료배달로 소비자를 무자비하게 끌어들였고요. 두 배달앱은 2024년 7월 역대 이용자 수 최대치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양강 구도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는데요. 요기요가 시장 3위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매달 550만명이 사용하는 대형 배달앱입니다. 7월부터 배달 중개 수수료를 쿠팡이츠, 배달의민족보다 낮게 설정하면서 상생 키워드로 홍보하고 있죠. 배달앱 3사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두잇'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는데요. 실제 두잇은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면서 버티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어떻게 무료배달하는가 먼저 두잇이 어떻게 배달을 '무료'로 할 수 있는지 알아봅시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는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 소비자에게 무료배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잇은 시작부터 '무료배달'을 내세우며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는데요.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팀배달'이라는 묶음배달 형식으로 배달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한 소비자가 팀배달을 엽니다. 이 팀배달에 다른 소비자 2명이 참여하면 3건의 주문을 음식점에 전달합니다.
분할 10년.. NHN 주가가 네이버 40분의 1인 이유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네이버와 NHN이 한 회사에서 갈라선지 말이죠. 1대 주주인 이해진님과 2대 주주인 이준호님이 사업방향을 두고 여러 차례 갈등과 이견을 겪으면서 분할을 결정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과 일본사업을 가져갔고 NHN은 게임과 투자사업을 가져갔죠. 그리고 이해진님은 네이버, 이준호님은 NHN의 지배권을 갖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NHN은 한게임이라는 이름을 짓는 게 맞을 수 있으나 모체라 할 수 있는 NHN이란 이름이 시장에 많이 알려졌고 게임회사로서 정체성을 바꾸고 싶어선지 NHN엔터테인먼트란 이름으로 출발을 했고 나중에 NHN으로 사명변경을 했습니다. 이해진님과 이준호님의 관계는 조금 미묘한 관계일 것입니다. 1대 주주, 2대 주주 관계를 유지하다가 흔치 않게 2대 주주가 1대 주주 그늘에서 벗어나겠다며 독립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10년이 지났습니다. 두 회사의 차이는 어떨까요? 가장 간단하게 기업가치를 보겠습니다. 2024년 8월9일 기준으로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6조원이고 NHN의 시가총액은 6000억원입니다. 6조원이 아니라 6000억원입니다. 6000억원! 무려 4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네이버는 국내 1위 인터넷기업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반면 NHN은 코스피에서 활동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가치가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서 혹자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1) 이미 시작부터 둘의 차이는 무척 컸고
채널톡 논란,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최근 채널톡의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이 여러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채널톡은 국내 대표적인 B2B SaaS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기업인데요. 최근 SNS와 블라인드를 통해 채널톡의 재직자 혹은 퇴직자로 추측되는 인물들이 회사에 대한 여러 불만을 털어놓았고 그것이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불만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 가능한데요. 1) 입사 전과 입사 후 회사가 말하는 연봉 체계가 다르다. 2)가혹한 조직문화로 영업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3) 대표가 공개적으로 폭언과 가스라이팅을 행한다 채널톡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사업 성과를 내고 있고 최근 미국진출도 진행 중일 정도로 가열차게 뛰고 있는 팀이죠. 그 때문에 이러한 논란에 대해 업계의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이에 채널톡 최시원 대표에게 직접 논란에 관해 물었습니다. 논란에 대한 채널톡의 입장 논란 1) 입사 전과 입사 후 회사가 말하는 연봉 체계가 다르다. 블라인드의 글에 따르면 채넉톡이 입사 전에는 연봉을 많이 주는 척하면서 수습기간 중에 기본급과 인센티브 구조를 반강제적으로 제안했다고 합니다. 또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수습기간 중 탈락을 시킨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시리즈A 라운드에서 700억원.. VC들이 눈여겨 본 AI 스타트업 9곳
몇 년 전부터 생성형AI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 역시 올라갔죠. AI를 앞세운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관련 서비스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AI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온 스타트업들은 생성형AI 열풍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AI 활용 방식이나 AI로 해결하려는 문제는 저마다 다르지만 말이죠. 이들 스타트업은 크고 작은 성과를 내며 시장의 이목을 끌어왔는데요. 투자시장에서도 AI 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오늘은 지난 약 2년 동안 VC 등 투자씬으로부터 유의미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AI 스타트업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인 혁신의숲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AI스타트업들이 어떤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조사 기준은 다음과 같이 세웠는데요. (1) 우선 2022년 7월부터 2024년 7월 사이에 투자 받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때 상장(IPO)했거나 M&A가 이루어진 경우, 지원금을 받은 경우는 제외했습니다. (2)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인 혁신의숲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했습니다. 스타트업의 성장 추이를 알 수 있는 핵심지표인 '월간 방문자 수, 소비자 거래액, 고용인원' 데이터 중 최소 1개 이상을 기반으로 작성했고요. 최근 36개월간의 데이터를 시계열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으면서 전반적으로 우상향을 띄는 기업을 선정했습니다. (3) 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곳 중 2023년 기준 유의미한 규모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4) AI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관련 기술로 수상한 이력이 있거나, 그외의 방식으로 주목받은 사례가 있는 경우를 살펴봤습니다. 1. 노타
'지마켓 700억 신화' 구영배는 왜 파이어족 대신 워커홀릭을 선택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2010년 4월 23일 구영배 전 지마켓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지오시스라는 새로운 이커머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있었습니다. 지오시스는 구영배 대표와 이베이가 51대 49로 합작한 조인트 벤처였습니다. 2009년 4월 16일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지 정확하게 1년 만이었죠. 이베이는 지마켓의 대주주 인터파크의 지분 67%를 8억8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지마켓을 인수합병했습니다. 구영배 대표가 가진 지마켓 주식은 5.1%로 256만 주였죠. 2006년 6월 지마켓이 나스닥에 상장될 때 주당 100원에 스톡옵션을 행사에서 2억원 남짓에 사들인 것이었습니다. 이베이는 지마켓을 인수하면서 구영배 대표의 개인 지분도 구주매입으로 전량 715억원에 인수해줬죠. 덕분에 구영배 대표는 2억원을 360배 불려서 700억원대 부자가 됩니다. 지마켓 신화로 불리게 됐죠. 구영배 대표가 700억원으로 맨 먼저 한 일은 역시나 강남권 아파트 구매였습니다. 구영배 대표는 2009년 4월 아내와 공동명의로 20억원 안팎에 90평형대 반포자이 아파트를 구매합니다. 정작 구영배 부부는 반포자이 아파트에선 1년도 채 살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로 이주했기 때문이죠. 인도인인 아내의 친정과 구영배 대표의 고향 전라남도 구례의 딱 중간 지점쯤 됐습니다. 2010년 여름 큐텐과 쿠팡 싱가포르에서 구영배 대표는 파이어족이 되기보단 다시 한번 워커홀릭이 되기로 선택합니다.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08-07
티몬·위메프는 머지포인트 같은 '악의'가 없을까
티메프 사태는 머지포인트와 다릅니다 티몬, 위메프, 큐텐 사태로 많은 분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기 혐의가 입증된 머지포인트 사태와 비교되며 비난이 이어지고 있죠. (참조 - 머지포인트가 할인해준 돈은 '누구' 돈이었을까) 이 가운데 머지포인트 이용자들이 집단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7월 28일 서울중앙지법은 A씨 등 300명이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머지플러스 등이 총 2억245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함께 지급하라" (판결문 중에서) (참조 - 머지포인트 이용자들 또 승소…"티몬·위메프는 배상책임 없어") 다만 티몬, 위메프가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봤는데요. 티몬, 위메프가 머지포인트를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은 통상적인 영업활동이라고 봤습니다. 또한, 불법행위 방조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머지포인트와 티몬, 위메프는 성격이 다르다는 겁니다. 머지포인트 사태와 티몬, 위메프 사태 역시 다른 점이 많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두 사태가 어떤 관점에서 다른지 정리해봤습니다. *티몬, 위메프는 편의상 '티메프'로 표기했습니다.
3개월만에 매입채무 700억 급증한 컬리, 속사정을 살펴봤습니다
티몬-위메프 사태의 여파가 개별 기업을 넘어 이커머스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는데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판매자(셀러)들에게 지급해야 할 판매대금을 마치 자신들의 쌈짓돈처럼 '유용'해왔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 관계 부처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쿠팡, 카카오 등 주요 오픈마켓 플랫폼의 담당자들을 불러 판매대금 정산 실태를 점검했고요. 그다음 날에는 기획재정부 주최로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가 개최돼 '제2의 티메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정산주기를 단축하고, 이커머스 기업들이 판매대금을 제3자인 에스크로 업체에 의무적으로 예치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이미 정부와 국회에서는 '대규모유통업법', '전자상거래법', '전자금융거래법' 등의 관련 법률을 개정해 플랫폼들이 셀러들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정산주기를 법제화하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판매대금을 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유용하는 일을 규제하는 방안이 심도 깊게 이야기되고 있고요. 정부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연내에 법을 개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죠. 셀러들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갑고, 다행스러운 소식이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규제가 생기는 셈인데요. 매출보다 매입채무 증가속도 20배 빠른 컬리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규제 강화로 인해 가장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업체 중의 하나로 컬리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상장 자진 철회를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상장에 도전하기 위해 정산주기를 늦춰 매입채무를 빠르게 늘리는 방식으로 회사의 현금흐름을 개선시켜왔기 때문이죠. 실제로 2024년 1분기에 컬리의 매입채무는 매출보다 19.2배나 더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전분기(2023년 4분기) 대비 매출은 2.4% 늘어나는 동안에 매입채무는 46.28%(692억원)나 급증했으니 말이죠.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중 컬리는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업체로 평가받는데요. 그런 만큼 최근 진행되고 있는 규제 강화의 포화도 컬리 진영에 가장 큰 화염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부터는 그동안 컬리가 매입채무를 회사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이커머스 관련 규제 강화는 컬리의 상장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컬리의 최대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를 매개로 이번 티메프 사태와 컬리의 상장이 서로 어떻게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등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3달 만에 매입채무 700억 급증 컬리의 지난 1분기 매입채무 금액은 2187억원이었는데요.
금리 인하를 목전에 두고, 주식시장은 왜 퍼렇게 질려 있는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올해는 유독 매미가 많이 보이네요. 그리고 밤늦게도 매미 울음소리가 쉽게 그치지를 않습니다. 어렸을 때 도시에서 살아서인지 매미를 구경하기 매우 어려웠거든요. 산에서도 매미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 매미를 잡아본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진짜 매미가 너무 많아서 집 앞 나무를 보면 나무 하나에 3~4마리가 붙어있는 경우도 종종 보곤 합니다. 2년 전쯤에는 집 주변 뒷산에 대벌레가 엄청 많이 보였었죠. 대벌레 한 마리 보기도 어려웠는데, 가는 곳마다 넘쳐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지난 6월 정도에는 러브 버그라는 과거에는 좀처럼 본 적이 없던 벌레들이 날아다녔죠. 기후 변화 때문인가요? 열대 스콜성 강우를 겪으면서 진짜 우리나라도 열대성 기후로 접어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우리나라 기후가 변한 것처럼 마켓 분위기도 무언가 확연히 변한 듯합니다. 7월 FOMC에서 연준은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죠. 물론 워딩 자체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라는 식으로 완곡하게 말했지만, 전 세계가 미국 금리 인하를 언제 하는지에 잔뜩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의가 가능하다는 정도까지 말할 정도면 9월 인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봅니다. 시장이 기다리던 금리 인하가 드디어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그럼 이제 자산 시장은 로켓처럼 치솟을 일만 남았나요? 그런데요, 치솟기는커녕 잔뜩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8-05
백종원 대표의 상장(IPO) 불안요소 6가지
코스피에 도전하는 백종원 대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냈습니다. 만약에 더본코리아가 상장에 성공하면 코스피 시장에 직상장한 두번째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됩니다. 2020년 11월 교촌에프앤비가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직상장했죠. 그 이후 프랜차이즈의 상장 사례는 더 나오지 않았습니다. 과거를 돌아봐도 프랜차이즈 기업이 상장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프랜차이즈의 IPO는 흑역사, 잔혹사 등으로 묘사되는데요. 더본코리아의 상장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IPO가 어려웠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트렌드에 민감해서?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장이 어려운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유행에 민감한 산업'이라는 내용입니다. 유행에 바뀔 때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살아나거나 죽거나 요동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데요. 2024년 상반기에는 탕후루의 인기가 탕후루 프랜차이즈 창업 열풍이 불었습니다. (참조 - 삼일천하 창업열풍史.. 탕후루 인기는 언제까지 갈까?)
티몬, 위메프에 투자한 투자사들은 어떻게 되나?
지난 7월 29일 티몬과 위메프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하며 티메프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요.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법원이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 신청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와는 상관없이 두 회사의 모회사 큐텐의 주식은 이미 '휴지 조각'이 돼버렸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티메프 사태로 인해 큐텐 그룹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큐텐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고 해도 매수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죠. 큐텐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 3월까지 티몬(2022년 9월), 인터파크커머스(2023년 3월), 위메프(2023년 4월), 미국 온라인 쇼핑몰 위시(2024년 2월), AK몰(2024년 3월) 등 국내외의 여러 이커머스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왔는데요. 이 같은 거래의 상당수는 인수대금을 현금으로지불하는 대신 피인수 기업의 주식을 큐텐이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지분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 대표적인 회사들이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티몬과 위메프죠. 큐텐과 큐익스프레스의 주식을 담보로 피인수 기업 투자자들에게 매입대금을 빌리기도 했고요. 이처럼 큐텐은 현금을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는데요. 피인수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당장 현금을 받는 대신 큐텐 그룹의 미래에 배팅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티메프 사태로 인해 큐텐 그룹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는데요. 지금부터는 이번 사태로 인해 큰 피해를 입게 된 투자자들은 누구인지, 이들이 지분 교환 방식의 거래에 동의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사모펀드 등 기존 투자자들이 큐텐을 살리기 위해 거액의 추가 투자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드리겠습니다. 큐텐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지배구조 큐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인데요. 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이 큐텐의 지휘에 절대복종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티몬(100%), 위메프(43.2%), 인터파크커머스(100%), 큐텐 테크놀로지(100%), 큐텐코리아 유한책임회사(100%) 지분의 대부분을 싱가포르 큐텐 본사가 보유하고 있죠.
5000억 썼는데, GS리테일은 왜 스타트업 투자로 성과를 내지 못할까
GS리테일은 스타트업에 많이 투자한 대표적인 대기업입니다 2021년 GS홈쇼핑과 합병한 이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해 왔고요. 다수 보도를 참고하면 2021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GS리테일의 신규 투자 기업은 23곳, 투자 금액은 5425억원입니다. 투자 업종도 커머스, 모빌리티, 펫, 광고, 플랫폼 등 매우 다양합니다. GS리테일로 합병하기 전 GS 홈쇼핑 시절까지 생각하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을 것입니다. 투자 업계에서는 장부가로 1조에 가까울 정도로 투자를 많이 했을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참조 - GS리테일의 벤처 투자는 진화하는 중!.. 이성화 신사업 부문 상무 인터뷰) 아무튼 GS리테일의 부진한 투자성과에 대한 이야기는 2022년 말부터 업계에서 계속 나왔고 최근에도 몇 차례 보도되었습니다. 실제로 GS리테일의 투자 성과가 부진한지, 부진하다면 얼마나 그런 것인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스타트업 투자 성과, 실제로 얼마나 부진한가 GS리테일은 그간 다양한 업종의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기에 모든 실적을 살펴보긴 어렵습니다. 언론에서 GS리테일의 스타트업 투자 성적이 부진함을 말할 때 주로 거론되는 기업들은 부릉, 요기요, 얌테이블, 쿠캣, 어바웃펫 등입니다. 상기한 주요 포트폴리오의 최근 실적 및 상황만 간추려서 보겠습니다. (1) 부릉 GS리테일은 2021년 4월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약 508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부릉은 한때 대표적인 물류 스타트업으로 꼽히며 기업가치 5500억원을 인정받으면서 유니콘을 목전에 두었던 때도 있었으나 2019년 유정범 전 대표의 학력·경력 위조 논란을 기점으로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시작한 사륜차 활용 '종합물류' 사업이 막대한 적자를 발생시켰고 그 와중에 시장 상황이 변화하면서 물류 분야에 대한 투심이 위축되며 2021년 말 후속투자 유치에 실패합니다. 결국 대표의 주식과 영업용 차량 번호판을 담보로 수백억원의 대출을 받아야 했고, 이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경영권까지 매각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 창업자와 주주단 측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음이 드러났죠. 우여곡절 끝에 2023년 4월 hy에 인수되면서 채무를 간신히 변제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배달비를 올리는 것은 왜 문제인가
배달비가 올라갔어요? 배달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달앱 3사는 2024년 초부터 '무료배달'을 내걸고 출혈경쟁을 시작했는데요.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했죠. 이에 자영업자들은 무료배달에 대한 비용이 자신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무료배달이 음식점 가격 상승을 일으켜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이 돌아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2024년 7월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갑작스럽게 배달앱 중개 수수료를 인상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했고요. 인상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시민단체는 배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죠. 정부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를 출범시켰는데요. 정책적으로 배달 수수료에 개입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배민을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참조 - '온플법' 불쏘시개 되나…배달플랫폼업계, 배민 수수료 인상에 긴장 까닭) (참조 - 시민단체 "배민, 지배적 지위 남용해 배달 몰아줘"…공정위 신고)
티몬-위메프 정산지연의 원인은 대규모 매입채무입니다
커머스업계 핵폭탄이 터졌습니다. 오픈마켓 티몬, 위메프의 정산지연 사태가 터진 것입니다. 잠깐 사태를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1. 입점업체들과 셀러들은 예정대로 정산이 이뤄지지 않자 2. 항의와 함께 상품을 뺐고 PG회사들도 뭔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3. 이에 따라 이용자가 구매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환불을 신청해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태가 이뤄졌죠. 4. 입점업체들이 받지 못하는 돈은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로 추산되는데요. 5. 이들은 커뮤니티에 관련 사실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는 티몬과 위메프 본사로 찾아가 미정산금을 돌려달라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이같이 참담한 일이 왜 일어났을까요? 티몬과 위메프에 대체 어떤 일이 생긴 걸까요? 그 원인을 한 단어로 이야기하자면 '매입채무' 때문입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티몬와 위메프는 창사 이래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비용소진만 했을 뿐이죠. 그러면 자본금이 모두 소진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죠. 이미 티몬과 위메프는 10년 전에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습니다. 보통 일반기업이 가진 돈을 다 까먹으면 망합니다. 당장 직원들 월급 줄 수도 없고 회사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토스 대표는 왜 금융회사에서 핀테크 혁신이 안된다고 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길진세님의 기고입니다. 핀테크 기사를 둘러보다가 재미있는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7월 10일, 토스의 이승건 대표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초청하여 디지털 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참조 - 신한금융 전략회의에서 토스, 디지털 혁신 전파)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한의 플랫폼에서 경쟁사의 좋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시중은행의 보수적 기업문화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통제에는 효율적이지만 혁신에는 부적합하다고 했다'고도 합니다. 은행이나 금융지주 모두 보수적이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조직입니다. 그런 곳에서 경쟁사 대표를 모셔와 이야기를 들었다는 건 분명 놀라운 일입니다.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도 상당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 와서 쓴소리를 했다는 이승건 대표도 대단하고요. (보통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하호호 하면서 서로 치켜세우며 너님이 킹왕짱임 우리 같이 잘해보세~로 끝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금융회사에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업무상 스타트업과 핀테크도 두루 접해본 저는 토스 대표님의 말씀이 매섭게 와닿는데요. 오늘은 왜 금융회사에서 핀테크 혁신이 안 되는 건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지키는 자와 공격하는 자의 입장 차이 이런 류의 글을 쓰면, 글의 논조가 전반적으로 매우 편파적이 됩니다. 이는 아웃스텐딩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 언론이 마찬가지입니다. 대략 아래처럼 되죠. [금융회사] 수구보수, 불통의 아이콘. 변화를 싫어하는 늙은 공룡. 공무원스러운 수동적인 업무태도, 배부른 4050 아재들이 번쩍거리는 건물에서 거만하게 일하는 모습. (+) 그 밖의 심하고 안 좋은 말들 [핀테크] 변화의 상징, 젊음/기대/희망의 아이콘, 차세대를 이끌어갈 유니콘. 혁신의 기수. 청바지에 흰 티를 입은 2030 젊은이들이 밤을 세워가며 열정적으로 고객을 위해 일하는 모습. (+) 하여간 멋지고 좋은 이미지. 언론과 미디어에서 그리는 대기업/스타트업의 이미지랑 비슷합니다. 금융회사는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는 기득권 집단이고 이를 물리치고 정의를 구현하는(…?) 핀테크로 묘사됩니다.
길진세
작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4-07-25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 사법리스크는 이제 시작입니다
카카오 창사 이래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된 것입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참여를 부당한 방식으로 막았다는 혐의입니다. 당시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주가 12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했는데요. 이걸 무력화하고자 주가를 12만원 이상으로 높게 설정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시세조종이죠. 검찰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사모펀드 운용사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의 지시나 승인, 적어도 묵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배재현 대표가 창업자의 허락을 받았다고 이야기해줬다" 증언하기도 했죠. 김범수 창업자가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데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그러면 구속영장 심사결과는? 서울남부지법은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재벌기업이 아닌 IT대기업 총수가 구치소에 수감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게다가 그 사유가 증거인멸과 도망에 대한 우려라니 말이죠. 여기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임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높은 스타트업들(2023 ver.)
지난주에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이 높은 스타트업들'이라는 주제로 기사를 썼는데요. (참조 -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이 높은 스타트업들(2023 ver.)) 이번엔 임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높은 스타트업들도 조사해 봤습니다. 조사를 하면서 어떤 업종, 어떤 비즈니스모델과 제품-서비스를 내세우는 스타트업들이 인력 규모 대비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는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조사 방법 및 한계점에 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스타트업이란 혁신 기반의 초기 기업을 뜻합니다. (2) 상장하거나 매각된 경우는 초기 기업이라는 기준에 맞지 않으므로 제외했습니다. 단, 사모펀드 등에 매각돼 상장 등 추가 엑싯 가능성이 있거나 업계 판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업은 포함했습니다. (3) 대기업의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너무 방대해지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단, 스핀오프(분사)된 회사나 조인트벤처(합작법인)의 경우, 혹은 지배 구조상 자율성이 보장되고 비즈니스 행보에 스타트업 요소가 많다면 포함했습니다. (4) 업력이 20년 이상이면 제외했습니다. (5) IT기술 기반 회사가 아니더라도 트렌디하고 성장성이 강하면 포함했습니다. (6) 각 기업의 2023년 영업이익을 임직원 수로 나누었습니다. (7) 이때, 분모에 들어가는 임직원 수는 2022년 말 임직원 수(전기말)와 2023년 말 임직원 수(당기말)를 더해 평균 낸 값을 활용했는데요. 굳이 한 해 임직원 수 평균을 구한 이유는 해당 기간 발생한 인력 변동으로 인한 왜곡을 보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예를 들어 모 기업이 해당 연도에 인력의 90%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해서 연말 인력 수가 너무 크게 감소할 경우 1인당 매출액이 터무니없게 높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8) 임직원 수는 기본적으로 감사보고서 내 기업개황자료 및 영업보고서에 공시된 내용을 참고했으며 다트에 공시가 올라오지 않은 경우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토대로 추산했습니다.
카카오의 핵심 자회사 매각이 어려운 3가지 이유
최근 카카오가 핵심 자회사 매각에 박차를 가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카카오의 공식 입장은 '사실무근'이지만 돌아가는 정황을 보면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이미 2022년부터 카카오의 계열사 정리는 진행되어 왔고, 정신아 신임 대표의 취임 이후로도 비핵심 사업영역의 자회사 정리는 계속 진행되어 왔습니다. 다만 이번 보도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태까지는 카카오의 핵심 자회사로 불리는 여러 기업들이 한꺼번에 거론됐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는 원래부터 매각 시도를 했던 기업도 있습니다. 또 오너의 사법 리스크를 포함하여 여러 문제에 직면한 카카오에 있어 자회사들을 매각하고 정리하는 것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카카오의 자회사 매각은 절대 만만한 과업이 아닌데요. 3가지 이유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1. 외부 주주가 너무 많다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이며 매각설에서도 높은 순위로 거론되는 두 개의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인데요. 일단 두 회사의 주주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큐텐·티몬·위메프는 왜 정산 약속을 안 지키는가
대금 미지급으로 위기설이 재점화됐습니다 위메프, 티몬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큐텐의 위기일 수도 있습니다. 7월 10일 위메프 셀러들은 한 커뮤니티를 통해 판매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냈습니다. 쇼핑몰 창업, 운영 등 노하우를 나누는 이 커뮤니티에는 약 82만명이 모여 있습니다. 이후 정산을 받지 못한 셀러(판매자)들이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고요. 약 700명이 이곳에서 위메프, 큐텐, 티몬 정산이 늦어지는 바람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위메프, 티몬을 포함한 큐텐 그룹 측은 내부 전산 문제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전산시스템 문제로 원래 정산일인 7일 일부 셀러들에게 판매대금이 제때 지급되지 못했습니다" "신규로 발행한 쿠폰이 적용이 잘 안됐습니다. 이로 인해 정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스템 복구 작업을 진행해 일부 셀러들의 정산이 11일, 12일 해결됐습니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사업자들도 별도로 이야기 나누고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큐텐 그룹 관계자, 7월 15일) 회사 측은 일시적인 문제였다고 답변했지만, 셀러들의 불안감은 지속됐습니다. 게다가 큐텐의 정산 지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벤처 투자 실패로 문책성 인사 이어진 SK그룹..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SK그룹이 최근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 (리밸런싱)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텐데요. 계열사 수가 재계 1위인 삼성그룹(63개)보다 3.5배나 많은 219곳에 달하는 등 그동안 그룹이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영돼 왔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죠. 그룹 에너지 분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발전기업인 SK E&S를 합병하는 방안이 추진된 것도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이고요.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실패한 IT·벤처 투자, 불발된 포트폴리오 기업 매각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질성 인사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저금리로 인해 IT·벤처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이 솟구쳤었던 2020년~2022년 사이에 이뤄졌던 투자들 중 상당수가 실패한 투자로 귀결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성장 잠재력 혹은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피투자 기업들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매각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번 기사에서는 SK그룹의 그동안의 IT·벤처 투자 실적에 대해 살펴본 뒤 SK그룹이 어떤 기업들을 M&A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SK스퀘어 대표의 갑작스러운 교체 SK스퀘어는 반도체와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SK그룹의 투자 전문회사인데요. 2021년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되면서 설립된 회사입니다. 그룹의 투자 분야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죠.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하고 있고요. 이외에도 SK플래닛(86.3%), 11번가(80.3%), 티맵모빌리티(60.1%), 콘텐츠웨이브(36.7%), 원스토어(46.4%),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32.3%), 스파크플러스(19.1%) 등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3년 말 기준) 그리고 SK스퀘어는 지난 3일 자사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을 새롭게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한 사장은 오는 8월 14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로 공식 선출될 예정입니다. 한 사장은 SK텔레콤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이동통신사업(MNO) 마케팅그룹장, 글로벌 얼라이언스 실장, 글로벌 사업개발본부장 등의 주요 보직을 역임했는데요.
분야별 주요 앱들의 상반기 MAU를 살펴봤습니다(2024 ver.)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그 자체로 서비스의 흥망성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 및 재무 상황과는 별개로 마케팅 효과에 따라 일시적인 상승이 있을 수도 있고요. 반대로 비수기-성수기가 있는 서비스의 경우엔 특정 시기에 MAU가 으레 하락세를 띄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긴 호흡으로 MAU를 살펴보면 해당 서비스가 얼마나 대세감을 이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주요 앱들의 상반기 MAU를 살펴봤습니다. 조사 방법과 기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바일인덱스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했으며 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수치를 활용했습니다. (2) 각 서비스의 2024년 1월~6월 MAU를 평균 내서 기재했고요. 숫자는 반올림하여 만명 단위까지 표기했습니다. (3) 스타트업씬에서 자주 회자되는 서비스를 우선 다루고자 했습니다. 사실 기준 설정과 서비스 선정에는 얼마간의 주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부분인 만큼, 너그러이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시 본 기사에 적용한 기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mj.lee@outstanding.kr로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경청하겠습니다. 카쉐어링 쏘카 (상반기 MAU 평균: 91만명) 그린카 (상반기 MAU 평균: 22만명) 투루카 (상반기 MAU 평균: 8만명) 첫 번째로 살펴볼 분야는 카쉐어링입니다. 주요 업체들의 상반기 MAU 평균을 보면 쏘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쏘카의 상반기 평균 MAU는 91만명 수준으로 2위인 그린카와 꽤 격차가 납니다.
김봉진으로 보는 스타트업 엑싯에 대한 단상
배민이 수익성 위주로 사업 방향을 선회하며 연일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팅에서도 꼭 배민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열에 아홉이면 이런 말이 꼭 나옵니다. '김봉진 창업자의 지금 심정은 어떨까요?' 이에 대한 의견도 여러가집니다. "맘이 아프시지 않을까요?" "이미 떠나셨고 새로운 사업도 시작하셨는데요 뭐. 생각보다 담담할 듯?" "이렇게(?) 될 줄 알고 빨리 떠나신 거 아닐까요?" 흠... 글쎄요. 직접 듣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일이겠지만 저 질문에는 많은 함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때 큰 꿈을 공유했던 DH와 김봉진 배민이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 것은 2019년의 일입니다. 당시 배민의 지분 중 88%가량을 보유했던 투자사들은 2조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받는 동시에 시가 1조 9000억원에 달하는 독일 증시 상장사 DH의 지분을 받았습니다. 김봉진 대표의 지분 약 9.9%를 포함 약 13%가량의 지분을 보유했던 경영진들은 4년간에 걸쳐 DH 지분을 나눠 받기로 했었습니다. 특히 김 창업자는 지분 9.9% 중 0.3%만 현금화하고 9.6%를 모두 DH 지분으로 맞교환하기로 했었죠. 이에 더해 김봉진 창업자는 DH와 아시아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아시아권 사업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는데요. 당시 배민이 진출했던 베트남, DH가 진출한 홍콩과 필리핀 등 11개국 사업의 경영을 맡을 예정이었죠. DH 측이 김봉진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 배민 경영진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고, 김봉진 창업자와 경영진들 역시 배민과의 끈을 아예 놓고 싶지 않았기에 이런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시장의 흐름이 바뀌니 큰 그림도 깨졌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알듯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DH의 자회사 중 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의 배달 플랫폼 사업은 부진해졌습니다. 조인트 벤처를 활용한 거대한 구상도 사실상 없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2023년 7월에 김봉진 창업자는 조인트 벤처의 의장직도 내려놓았죠.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이 높은 스타트업들(2023 ver.)
통상 '임직원 1인당 매출'은 노동생산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줍니다. 노동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임직원 1명이 만들어내는 매출이 클 것이며 그 반대라면 임직원 1명이 만드는 매출은 작겠죠. 물론 업종에 따라 1인당 매출액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직접 만들어 파는 회사의 경우 재료비, 판매수수료, 포장비, 운반비 등 변동비가 적지 않을 것이고요. 이들 기업은 동급인, 재료비 한 푼 안 들어가거나 인건비가 대부분인 업종의 기업보다는 매출액이 높아야겠죠. 여담으로,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상장사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은 2021년 기준 10억8000만원 수준이며 이는 IT-스타트업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치는 아닙니다. (참조 - 10년간 상장사 직원 1인당 인건비 및 실적 추이) 2023년 실적을 토대로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이 높은 스타트업들을 조사해 봤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은 한 해 한 해가 다르고 실적 변동 폭도 큽니다. 아울러 지금 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당장의 1인당 매출액이 기업의 잠재력을 오롯이 보여주진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떤 업종의 어떤 기업이 어떤 사업으로 큰 매출을 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업계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조사 방법 및 한계점에 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스타트업이란 혁신 기반의 초기 기업을 뜻합니다. (2) 상장하거나 매각된 경우는 초기 기업이라는 기준에 맞지 않으므로 제외했습니다. 단, 사모펀드 등에 매각돼 상장 등 추가 엑싯 가능성이 있거나 업계 판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업은 포함했습니다. (3) 대기업의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너무 방대해지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회사는 대표가 감당할 수 있는 불안의 크기만큼 성장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철용님의 기고입니다. 며칠 전에 아내랑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죠. 파란색 간이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대학생쯤 돼 보이는 연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요. 여자가 중국집 레시피를 개선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죠. 아마 백종원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에서 본 걸 얘기하는 거 같았어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질문도 해가며 그 주제에 관심을 표했죠. 얘기를 다 듣고 난 뒤에 그 남자가 자기 생각을 다음과 같이 얘기하더라고요.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나라면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볼 거 같아" 그 젊은 연인은 얼마 있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고 떠났어요. 어찌 보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평범한 대화였는데, 그 친구가 한 대답이 한동안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나라면 더 좋은 방법을 찾을 텐데' 그 친구가 중국집을 하면 더 맛있는 음식, 더 좋은 서비스, 더 나은 마케팅을 위해서 애쓸 거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친구가 입사를 하면 회사에서 인정을 받을 거 같았고, 그 친구가 스타트업을 하면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면서 성공할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죠. 편의점에서 엿들은 한마디 문장으로 그 젊은이에 대해 평가하는 게 다소 무리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 친구는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는 확신이 든 건 사실이에요. 어쩌면 그날 그의 말이 특히 와닿았던 건 제가, 우리 직원들이, 우리 브랜드가 '이만하면 됐잖아'라고 안주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던 차에 그 친구가 정신 차리시라고 쿡 일깨워준 탓일 수도 있어요.
최철용
(주)오픈한 대표
2024-07-15
오아시스는 왜 1200억원 적자 낸 11번가를 탐하는가
11번가 탐내는 오아시스 오아시스가 11번가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7월 4일 오아시스는 11번가 인수를 위해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 인수의향서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은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인데요.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치앤큐(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2018년 5000억원을 투자해 11번가 지분 18.18%를 인수했고요. 최대 주주 SK스퀘어(지분율 80.26%)는 5년 내 11번가 기업공개(IPO)를 약속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2023년 12월 지분 18.18%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했는데요. 여기서 콜옵션은 FI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나일홀딩스가 SK의 보유 지분 80.26%를 통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습니다. FI 중 에이치앤큐 측이 11번가 매각에 대해 가장 주도적으로 움직였는데요. 이때 컬리, 큐텐, 알리바바 등이 11번가 인수와 관련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 역시 나일홀딩스 측과 소통하면서 나타난 일이었는데요. 오아시스는 왜 11번가에 관심을 보인 걸까요? 11번가는 오아시스에 인수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오아시스가 얻을 것 규모 면에서 오아시스가 11번가보다 작기 때문에 이번 인수 소식에 더 관심이 쏠렸는데요.
연쇄 창업자들이 만든 스타트업 20곳의 경영 실적을 살펴봤습니다
스타트업 씬에서 연쇄 창업자들은 선망과 존경의 대상입니다. 지난한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과를 낸 경험을 높게 사는 것이죠. 그 때문에 연쇄 창업자들이 (특히 성공적으로 엑싯한 경우에는) 새롭게 창업할 때 투자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어렵지 않게 투자를 유치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스타트업씬의 연쇄 창업자들의 현재 비즈니스 성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위해 몇 가지 공지를 드리고자 하는데요. 1. '연쇄 창업자'의 범위는 상당히 넓지만 이 기사에서는 작게라도 엑싯(기업 매각) 경험이 있는 창업자들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언론 기사 검색 시 창업한 내용이 나왔어도 엑싯 경험에 대해 나오지 않을 경우 제외했습니다) 단순 피봇, 실패 이후 재창업의 케이스도 당연히 연쇄 창업자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지만 기사 하나로 다루기엔 케이스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2. 같은 연쇄 창업자라도 몸담고 있는 업계의 상황, 업력, 기업의 규모, 투자 유치 상황 등은 저마다 사정이 제각각입니다. 또 투자 라운드에 따라 기업의 성장 방정식은 다를 수밖에 없죠. 그러니 동등비교는 절대 불가함을 다시 한번 강조드리고요. 이 기사에서는 기업이 투자 유치한 라운드에 따라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1)Pre A+ 시리즈 A 2)시리즈 B 3)시리즈C 이상 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살펴볼 텐데요. 다만 편의에 따라 라운드별로 나누지만 같은 라운드 내에서도 각 기업의 사정은 당연히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경우는 아직 사업 성과를 논하기 시기상조라 판단되어 뺐습니다.
주 4일제 도입 2년의 결과.. 10가지 Q&A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도영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 4일제가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고, 기업은 업무 몰입도 증가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바라며, 사회적으로는 기술 발전과 AI의 등장으로 새로운 근무 방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 4일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주 4일제를 정식 도입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도입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으며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주 4일제 시행 기업이 흔하지 않기에 평소에 많은 질문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주 4일제 도입과 정착의 과정을 10가지 Q&A 형식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혹시 추가적으로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구요. 그럼 시작해 볼게요! 1. 주 4일제 왜 도입하게 되었나요? 시기의 문제일 뿐 주 4일제가 앞으로의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변화를 선도하고 새로운 근무 방식을 빠르게 시도하여 정착시키고자 했습니다. 인사 제도는 전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고, 되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는 있는데요. 주 4일제 도입을 결정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재충전과 업무몰입
김도영
휴넷 인재경영실 수석
2024-07-11
카카오는 왜 인수한 회사들과 시너지를 내지 못했을까
최근 스타트업 씬의 600여 개 회사들의 실적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러 흥미로운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는 카카오가 인수했던 자회사들의 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사실도 있었습니다. 카카오가 커머스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인수했던 두 회사, 그립 컴퍼니와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 그리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위의 두 회사처럼 다른 회사를 카카오가 인수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카카오엔터 산하의 많은 회사들 중 카카오의 지원과 리드 하에 인수한 곳들이 있죠. 카카오가 주창했던 '비욘드 코리아'의 첨병은 누가 뭐래도 카카오엔터기에, 카카오엔터의 거액의 투자 건에는 카카오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기사에서는 세 자회사의 최근 실적과 현재 상황을 살펴보고, 이 전도유망한 회사들이 왜 카카오 인수 후 모회사와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했는지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립의 실적 살펴보기 그립컴퍼니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의 운영사입니다. B2C 플랫폼 외에도 라이브커머스와 관련한 B2B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립은 2018년 말부터 국내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해 사업을 영위해 왔는데요. 당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거인들까지 가담하며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갑자기 핫해졌었죠.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그립은 나름의 위치를 구축하며 비즈니스를 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2021년 12월 그립이 카카오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로도 그립은 기민하게 움직이며 2022년 9월에는 미국향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2022년 10월에는 유튜브와 라이브쇼핑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뉴스가 들려왔죠. 당시 아웃스탠딩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참조 - 라이브 커머스 셀러들이 유튜브 말고 그립을 선택한 이유) 그럼 그립컴퍼니의 최근 3년간 실적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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