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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검색결과
자본시장에서 소비재 스타트업을 주목하는 이유
오늘 주제를 설명하기 앞서 몇 가지 유의미한 소식을 리마인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본시장에서 혁혁한 성과를 낸 회사들이 존재합니다. (1) 먼저 지난해 가장 성공적으로 상장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뷰티 디바이스를 주력으로 하는 소비재회사 에이피알입니다. 2024년 초 공개시장에 입성해 2~3조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했습니다. (2) 이어서 지난해 가장 큰 규모로 엑시트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화장품회사 코스알엑스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를 1800억원에 취득했었고 잔여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콜옵션)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리고 2023~2024년 콜옵션을 행사해 7551억원을 들여 잔여 지분을 매수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선 거의 인수에 1조원을 썼으며 잔여지분을 샀을 땐 코스알엑스의 기업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봤습니다. (3) 마지막으로 요새 들어 가장 유력한 유니콘 후보로 떠오른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화장품회사 더파운더스입니다. 뷰티 브랜드 아누아 운영사로서 2023년 기준으로 매출 1400억원을 찍었고 영업이익 400억원에 도달했습니다. 많은 투자사들이 더파운더스를 제 2의 에이피알 혹은 코스알엑스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던 세 회사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노티드 도넛의 행보를 따라가게 될까, 넘어서게 될까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글 브랜드' 라고 할 수 있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현재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2021년에 서울 안국에서 첫 매장을 열었으며, 2022년에 서울 도산점을 오픈하였습니다. 그리고 2023년 4월에 제주점, 8월에 서울 잠실점, 2024년에는 수원점, 여의도점을 열었습니다. 안국점, 도산점, 제주점과 달리 잠실점은 롯데월드몰, 수원점은 스타필드, 여의도는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것을 볼 때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2023년 하반기부터 유명 거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024년 9월부터는 컬리에 입점하여 온라인으로도 사업을 확장했으며, 현재 국내를 넘어 일본 및 아시아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결코 나쁘다고 볼 수 없으나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을 살펴보면, 다소 우려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이름과 달리 실제 영국 런던에 매장은 없지만 맛과 인테리어에서 한국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영국스러운' 감성을 주었기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초반 인기에 비해 매장 수가 너무 적어 오픈런 및 몇시간 동안의 웨이팅이 강제된다는 점이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망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보편화로 희소한 경험이 유의미한 재화(경험의 재화화)가 된 상황에서, 오픈런 및 웨이팅은 아주 매력적인 업로드 소재였기 때문이죠. 이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됩니다. 네이버 검색량을 알 수 있는 데이터랩에서 살펴보면 2021년 출시 이후 2년 동안 지속적으로 검색량이 우상향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우상향하는 기간 중 최고점을 찍은 시점은 2023년 2월입니다. 예능프로 미우새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언급되며 화제가 되었죠. 당시에도 베이글을 먹기 위해 새벽부터 오픈런을 한다는 점이 시청자에게 큰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맛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에서 오는 브랜드 이미지의 희소성과 부족한 공급량이 결합하여 다년간 인기였습니다. 실제로 예약앱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2023년, 2024년 연속 웨이팅 수가 가장 많은 가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참조- "올해 가장 주목받은 맛집은 어디?"···캐치테이블, '2024년 미식 연말 결산' 공개) 이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운영사인 엘비엠의 매출은 2022년 약 89억원에서 2023년 약 36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022년 약 36억에서 2023년 약 126억원으로 급증합니다.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트럭이 달린다.. 일본의 2025년 미리 둘러보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리서치 기관인 노무라연구소(Nomura Research Institute)가 'NRI 미래연표 2025~2100' 리포트를 발행했습니다. 이 NRI 미래 연표는 '정치·사회', '경제·산업', '국제' 및 노무라연구소가 전망한 'NRI 예측'까지 총 4개 카테고리에 대해, 향후 예정되어 있는 사건과 예측되는 내용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으로 미래 사회의 커다란 흐름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게다가 이번 리포트는 2025년부터 2100년까지 정리되어 있는데 'NRI 미래연표 2022~2100', 'NRI 미래연표 2023~2100', 'NRI 미래연표 2024~2100' 등, 2100년까지의 일본 및 국제 사회에 대한 예정 및 예측 내용에 대해서 매년 리포트를 발행해 오며 그 내용의 신뢰도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들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하는지 방향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리포트 원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 NRI 미래연표 2025~2100) 일본의 사회 변화는 사회/문화/정치 등 우리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수반하기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텐데, 먼저 리포트에서 다루고 있는 4가지 핵심 테마에 대한 예측 내용부터 살펴본 후 2025년 올해 예정되어 있는 부분들을 간략히 짚어보며 미래를 함께 준비했으면 합니다. 1. 합성 데이터 첫 번째로 NRI가 제시한 핵심 테마는 지속적으로 학습 데이터를 공급하는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주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합성 데이터'입니다. *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나 알고리즘이 실제 데이터의 대안으로 생성하는 주석이 달린 정보를 의미. 즉, 현실 세계에서 수집하거나 측정한 것이 아닌, 디지털 세계에서 인위적으로 생성된 데이터 생성AI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AI 학습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가 인터넷에서 수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렇게 기계적으로 수집된 데이터에는 수많은 개인정보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활용 시 신중한 조치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또, 이렇게 수집된 학습 데이터는 시류(時流)가 적극 반영될 수 있어 정보의 편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으로 인해 항상 최선의 학습 결과를 얻었다고도 볼 수 없죠.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5-01-17
마무리된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주목해야 할 몇 가지 포인트
2024년 12월 초 AI 반도체 스타트업 업체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합병절차를 완료했습니다. (참조 - 리벨리온-사피온 합병법인 공식 출범…"기업가치 1조3000억") 일전에 저희 아웃스탠딩에서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이슈에 대해 다루었는데요. 관련 내용을 다시 살펴보시기 번거로우실 수 있으니,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참조 - 리벨리온-사피온은 왜 합병에 나섰나.. 관건은 복잡한 이해관계 극복) AI시장이 열리면서, AI 반도체 시장도 커졌습니다. AI 반도체는 학습용과 추론용으로 나뉘는데 학습용은 엔비디아가 장악한 상태였는데요. 하지만 아직 추론용 AI 반도체 시장에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3강에 꼽힐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는데요. 합병을 통한 규모 확대, 추가 레퍼런스 확보, 전문 인력 충원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였으나 투자자들간의 이해관계, 제품 포트폴리오 및 벨류체인 정리 문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 속 파운드리 선정 문제 등 여러 이슈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이후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성공적으로 합병하였습니다. 기존에 아웃스탠딩에서 논의되었던 다양한 쟁점에도 불구하고 성사된 리벨리온∙사피온 합병에서 궁금할 수 있는 점, 총 5가지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1. 5.55 : 1로 공시된 합병 비율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합병비율에 대해 초창기에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요. 가장 많이 언급된 합병 비율은 2.426 : 1입니다. (참조 - 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 합병비율 2.4대 1...사명은 리벨리온) 한마디로 사피온의 회사가치보다 리벨리온의 회사가치가 2.426배 크다는 것인데요. 이 비율을 해석하는 두가지 관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초창기에는 2:1로 제시되어 리벨리온 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협상 과정에서 더 높은 비율을 보장받았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원래 3:1로 제시되었는데, 합병비율이 사피온에게 유리하게 조정하고 대신 리벨리온 창업자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높은 기업가치는 독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의 Valuation 이슈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유지윤님의 기고입니다. 투자유치 경험이 많지 않은 초기 창업가분들을 만나다 보면, 창업자들이 본인 회사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해야 할지를 투자자에게 되묻는 아이러니한 경우를 종종 겪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평가는 정말 어려운 문제가 맞습니다. 적자 상태인 극초기 단계 스타트업은 기업가치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인 PER(Price Earning Ratio)로는 측정이 불가능하고, 매출이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작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매출로 나눈 값인 PSR(Price selling ratio)을 적용하면 너무 낮은 가치로 산출됩니다. 미래 수년간의 현금흐름, 또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해서 더하는 평가 방법인 DCF(Discounted Cash Flow), RIM(Residual Income Model) 등은 더더욱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당장 한두 달 뒤의 사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에 수년간의 Cash flow나 잔여이익을 추정해 오라는 것은 그냥 소설을 써 오라는 소리나 다름없으니까요. 이렇게 스타트업은 전통적 재무 모델을 통한 Valuation이 불가능하다 보니, 결국 투자자와 창업가 간의 협상, 소위 Nego에 의해 기업가치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Nego라는 것이 딱 떨어지는 공식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투자 유치가 처음이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창업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자사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불러야 투자자들이 저항 없이 받아들일지, 또 합리적인 수준 내에서 지분율을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가격이 얼마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본 글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산정 관련 이슈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투자유치를 준비 중이시거나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창업자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작해 보겠습니다. 협상에도 기준은 있다. 간혹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차피 협상할 거라면 일단 높게 부르고 거기서부터 조정하는 게 저한테 유리하지 않나요?" 협상이라는 것이 결국 나에게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위임은 맞지만 이런 방식은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VC 심사역들은 기본적으로 1년에 수십, 수백 곳의 기업을 검토합니다. (실제 투자까지 가는 기업은 이 중 3~4곳 정도)
유지윤
라이징에스벤처스 투자본부 팀장
2025-01-13
일론 머스크는 왜 자꾸 오픈AI에 시비를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지윤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이 일론 머스크에 대해 한소리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위대한 기업가입니다. 오픈AI 초창기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하지만 일진(bully)이기도 합니다. 주변인들에게 싸움을 걸고 있습니다" 물론 안타까워하는 뉘앙스도 있었지만…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의 사이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인상을 주는 멘트입니다. 오픈AI를 함께 창업했던 이들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요? 샘 올트먼은 왜 저런 이야기를 꺼낸 걸까요? 일단 일론 머스크는 샘 올트먼이나 그렉 브룩만(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CTO) 혹은 오픈AI에 대해 3차례가량 소송전을 벌였습니다. 지난해 초중순에는 오픈AI가 '비영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초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비판했고요. 11월에는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되는 걸 막아야 한다며 가처분 명령을 내려달라고 연방 판사를 설득하고 나섰습니다. 두 가지 모두 오픈AI의 '영리화'가 주요 이슈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픈AI가 영리화가 된다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오픈AI는 비영리 조직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영리 법인을 따로 세우는 등 복잡한 조직 구조를 만들어왔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아예 '영리 법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올 10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다수 투자사로부터 1570억달러의 기업 가치로 66억달러(약 9조4761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는데요.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25-01-08
저성과자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도영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저성과자 관리보다 핵심인재 육성으로 인재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아웃스탠딩에 기고했는데요. (참조 - 저성과자 관리에서 핵심인재 육성으로..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 글에 대해 독자분들께서 좋은 의견과 질문을 남겨주셨습니다. 댓글을 읽으며 많은 분들이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남겨주신 질문과 의견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저성과자에 대한 기준과 사후조치가 궁금하다. 2. 저성과자 관리와 심리적 안전감의 균형도 필요하다. 3. 핵심인재와 저성과자의 관계 및 역할 설정이 중요하다. 모두 중요한 질문들이고, 인재관리 전략에서 놓쳐선 안 되는 핵심적인 이슈들인데요. 이에 대한 답변을 드리고자, 이번 글은 지난 글의 연장선에서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답변을 드리기 전, 두 가지 사항에 대해 정리가 필요할 듯합니다. 첫째, 저성과자 관리는 종합적인 인재관리 전략의 일부라는 점입니다. 지난 글을 이렇게 마무리했는데요. "경영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는 핵심인재가 성장을 주도하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조직은 전체 구성원의 협력과 기여로 운영된다는 사실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핵심인재만으로 조직이 지속 성장할 수 없습니다. 핵심인재는 별도 전략으로 육성하더라도, 모든 구성원이 각자 역할을 수행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김도영
휴넷 인재경영실 수석
2025-01-06
세대차이 느끼는 젊은 심사역과 시니어 심사역
VC업계 활동인구는 크게 두 세대로 나뉩니다. 이를 1세대와 2세대로 나눠서 명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세대는 지금의 VC업계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나이는 대개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입니다. 이들은 보통 닷컴버블 전후로 VC업계 입문하게 됐습니다. 프로필을 보면 금융사 및 대기업 공채 출신이 많은데요. 당시 금융사와 대기업은 닷컴버블을 보고 대주주로서 벤처캐피탈을 설립했거나 펀드출자자로서 자본을 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의로 합류한 사람도 있었지만 타의로 발령받은 사람도 존재했죠. 하지만 화려함은 한순간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긴 빙하기를 맞았으니까요. 모태펀드를 제외하곤 펀드 출자자가 뚝 끊기고 말았죠. 이때 VC들은 살기 위해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우선손실충당제'라고 해서 펀드가 손실날 경우 위탁운용사 출자금부터 먼저 손실처리하는 제도도 생겼죠. 예를 들어 펀드가 100억원 규모고 GP(위탁운용사) 출자금이 20억원, LP(외부출자자) 출자금이 80억원라면 30억원 손실이 났을 때 GP 출자금을 모두 손실처리하고 최대한 LP 출자금을 보존해주는 것입니다. 돈 모으는 일이 너무 어려우니 연대보증 비슷한 제도를 통해서라도 돈을 모아야 했던 것입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망하거나 대주주가 바뀐 벤처캐피탈도 많았고요. 많은 심사역들의 커리어가 꼬였습니다. 심지어 업계를 이탈한 사람도 부지기수였죠. 당시 벤처캐피탈의 위상은 금융 제도권에서 가장 낮은 단계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 이른바 모바일 빅뱅이 터지자 시장은 빠르게 활황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실에 빨간딱지.. 잘 성장하던 스매치에 무슨 일이?
스매치코퍼레이션은 빠르게 성장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으로 창업 초기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웃스탠딩과도 과거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는데요. (참조 - 중개수수료 안 받고도 적자 없이 매출 100억 만든 스매치의 전략) 탈잉 공동 창업자 출신인 창업자와 상당한 인재들로 구성된 창업팀, 그리고 업계의 니즈를 해결하는 서비스와 재기발랄한 마케팅이 돋보여 계속 관심을 가졌던 곳입니다. 스매치의 상황에 대해 어두운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한 것은 2024년 초부터였습니다. 동종업계 종사자, 벤처 투자자, 그리고 스매치의 퇴사자들로부터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재무제표를 찾아본 기억이 있는데요. 사실 스타트업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1년 단위로 나오는 재무제표는 그리 훌륭한 참고 자료는 아닙니다. 스타트업의 상황은 단 몇 달 만에도 굉장히 크게 바뀌기 때문이고요. 기성 기업의 재무제표와 똑같은 관점에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는 매출의 성장세와 현금 보유량일 것입니다.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넘어오며 현금이 급격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물론 아무리 최신 자료라 해도 2024년 말에 2023년 자료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다만 매출의 성장세의 경우 분명히 추세라는 것이 존재하고 최근 3년간 성장세가 상당합니다. 부채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프롭테크 스타트업 중에 이익 내는 곳이 거의 없다 보니 스매치가 그렇게 눈에 띄게 실적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불황기와 호황기의 M&A는 다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정우님의 기고입니다. 불황기에는 모두들 상상력의 수준이 낮아집니다. 당장의 먹거리가 중요한 시기에 미래의 큰일을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쩌면 불황기에는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가장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불황기와 호황기의 스타트업 M&A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불황기 M&A의 현실 M&A는 회사를 성장시키는 전략이기도 하지만 회사를 매각하는 당사자에게는 새로운 꿈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회사를 키워온 결실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극도로 M&A가 줄어듭니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수요 측면에서 본다면 회사를 팔려는 사람은 많아지지만 살려는 사람들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망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가격이 내려가서 거래가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회사를 사고파는 것은 동네에서 저렴하게 물건을 파는 것과 다릅니다. 물건은 경기에 관계없이 기능이 같지만 회사는 시기에 따라서 기능이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경기에 싸게 나온 회사들이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매수자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불황기의 M&A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최정우
공인회계사
2024-12-18
지금 가장 강력한 유니콘 후보.. 글로벌 뷰티 브랜드 '아누아'의 운영사 '더파운더즈' 살펴보기
최근 뷰티업계가 핫하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나옵니다 K뷰티, K코스메틱 붐은 코로나 이전에도 불었으나 현재의 흐름은 과거와 다른데요. 아시아를 넘어 보다 광범위한 해외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대기업보다 인디 뷰티 브랜드가 상당히 약진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역대 가장 큰 비용을 들여 인수한 인디 뷰티 브랜드인 '코스알엑스'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수많은 인디 뷰티 브랜드 중 특히 잘나가고 주목할 만한 기업들에 대해서 최근 기사로 작성한 바 있는데요. (참조 - 지금 가장 핫한 인디 뷰티 브랜드 30곳의 최근 3년 실적 살펴봤습니다.) 기사 말미에 추후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가 있는 기업들은 인터뷰나 심층 분석으로 개별로 다루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첫 번째로 어디를 다룰까 고민했는데 역시 더파운더즈를 다루는 게 맞겠다 싶습니다. 이유는? 실적이 가장 핫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실적만 봐도 성장세가 상당히 가파르죠? '더파운더즈'는 현재 가장 핫한 인디 뷰티 브랜드인 '아누아'의 운영사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여전히 '아누아'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외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에서 먼저 사랑받은 브랜드라 그렇고요. 또 별도의 투자를 받지 않고 부트스트래핑 방식으로 성장한 케이스라 그렇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이런 의문을 갖는 독자들도 있을 겁니다.
대표가 모르는 일을 위임할 순 없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철용님의 기고입니다. 아는 분이 약과 공장을 차렸는데 한번 들러 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판로가 마땅치 않아서 인터넷에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을지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그랬어요. 마침 근처에 들릴 일이 있어서 가 보았죠. 저녁을 함께하면서 얘기를 들어 보니 전형적인 소상공인의 흥망 스토리였어요. 보험 일을 하다가 약과 공장 사고 현장을 처리하게 되었는데, 그때 약과 공장이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 듣고 지인과 공동창업 했다고 하더라고요. 공장 부지를 임대하고, 공장장을 구한 후 설비를 넣어서 공장을 돌린 지 1년.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 속에 패기 있게 도전했는데, 지금은 다달이 지불해야 하는 유지비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적자를 보고 있었어요. 이야기를 듣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이분이 처음 실수를 깨달은 건 공장장에게 라인을 맡겨두면 알아서 약과가 잘 나올 거라고 착각한 거라고 해요. 막상 공장을 돌려보니 불량은 속출하고 원가는 높은데 공장장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시간만 끄는데 이도 저도 못하고 발목이 잡혀서 몇 달을 허송세월을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이래서는 미래가 없겠다 싶어서 본인이 직접 약과 만드는 방법을 배우면서 재료를 주문하고, 반죽을 만지고 라인을 점검해 나가니까 공장장은 서운하다면서 퇴사했다고 합니다. 반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겨우 약과를 제대로 만드는 노하우를 익혔다고 해요. 다음으로 판로를 찾기 위해서 이 업체 저 업체 전화를 걸고, 알음알음 소개를 받아서 뛰어다녔지만 단가가 안 맞아서 제대로 된 거래처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계속 시련을 겪다가 인터넷 판매를 하면 잘되지 않을까 싶어서 직원을 채용해서 몇 달 팔아봤지만 손해만 보고, 방법을 찾다가 저한테까지 연락이 닿은 거였어요.
최철용
(주)오픈한 대표
2024-11-25
"외주용역에서 종합상사로".. 온라인 광고대행사의 세계
온라인 광고대행업의 기원을 살펴보면 인터넷 산업의 역사와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000년대 포털회사들이 등장하고 검색광고와 배너광고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웠는데요. 이미 광고업계에선 신문, 방송, 잡지, 라디오 등 이른바 4대 매체가 주류였습니다. 여기에 쉽게 끼어들기 어려웠죠. 그래서 상품개발 및 효과입증과 함께 영업망 구축이 숙제였는데요. 아무래도 태생이 기술회사인 터라 상품개발 및 효과입증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영업망 구축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행사에게 영업을 맡기는 대신 취급액의 일정 부분을 대행 수수료로 줬습니다. 이는 집중과 선택을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영업채널을 늘린다는 의미도 있긴 합니다. 어쨌든 그러면 모두 윈윈 구조가 되는데요. (1) 플랫폼회사는 고객접점이 늘어나게 되고 (2) 대행사는 취급액 일부를 매출로 확보할 수 있게 되고 (3) 광고주는 본인이 하는 일을 남에게 맡기니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온라인광고시장은 초기 수백억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수천억원, 수조원이 됐고 지금은 훨씬 더 큰 규모를 이루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행사도 그 흐름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죠.
차세대 커머스들은 왜 고전을 면치 못하는가
비교적 최근 등장해 많은 기대를 받았던 커머스 스타트업들이 현재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올웨이즈'의 운영사 레브잇, '프리즘'의 운영사 RXC, 그리고 캐처스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세 회사의 타깃층이나 시리즈 단계 등은 매우 다르지만 중요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세 회사 모두 초기부터 기대를 모으며 투자를 매우 잘 받았고 이후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최근 들려오는 소식은 썩 좋지는 않다는 겁니다. 최소 2000명이 넘어가는 아웃스탠딩 채팅방에서도 위 회사들은 여러 차례 거론되었고 퇴사자들로부터 제보를 받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신생 커머스들의 현 상황과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초기부터 투자를 잘 받았던 이유 세 회사는 모두 초기 단계인 시드, 시리즈 A 투자를 상당히 잘 받은 축에 속합니다. 첫 번째로 레브잇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레브잇은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를 나온 강재윤 대표가 고교 및 대학 동문인 이현직, 박상우 씨와 함께 2021년 3월 설립한 회사입니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20대 후반이었습니다. 강재윤 대표는 레브잇 전에 전동킥보드 공유 플랫폼인 '디어'의 공동창업자 겸 CTO로 2년간 일하며 회원 70만 명 규모 서비스로 키운 경험이 있습니다. 레브잇은 2021년 10월 끌림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로 5억원을 유치했으나 불과 4개월 뒤인 2022년 2월에는 시리즈 A투자로 115억원을 유치했습니다. 이때 시드 투자를 진행했던 끌림벤처스를 포함,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벤처투자, KB인베스트먼트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급격한 외형성장과 잇따른 상장실패.. AC업계 숙제는?
액셀러레이터는 사업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액셀러레이터에 대해 벤처캐피탈의 일부로서 초기기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회사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활동초점이 투자가 아닌 보육에 맞춰졌으며 법적으로도 서로 다른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은 창업투자회사란 이름으로 정의되고 관리를 받고 있으나 액셀러레이터는 창업기확지란 이름으로 정의되고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숫자도 매우 커졌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어느덧 등록숫자가 460개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벤처캐피탈 250개와 비교해 거의 2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대형 플레이어도 등장했습니다. 퓨처플레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씨엔티테크, 와이앤아처 등은 어느덧 수백억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가 됐습니다. 어떻게 위와 같이 빠른 외형성장이 가능했을까요? 세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는 스타트업 투자시장 활황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초기기업에 투자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진입자가 일종의 유망산업이라 느끼고 들어왔죠. 특히 액셀러레이팅은 일반적인 벤처투자와 뭔가 다르고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두 번째는 낮은 진입장벽입니다.
삼성전자의 실패.. 서초의 실세 정현호(HH)는 누구인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은 23세 때인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에 입사했습니다. 국제금융과는 삼성전자의 해외자금을 관리하는 부서였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글로벌 재무센터의 선배의 선배의 선배 부서죠. 정현호 부회장은 덕수상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삼성에서의 첫 부서도 재무부서였습니다. 타고난 재무통이라는 뜻이죠. 신입사원 정현호를 삼성그룹의 심장부인 비서실로 발탁한 사람은 결국 이건희 선대 회장이었습니다. 이병철 창업 회장은 1987년 11월 19일 별세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한 달 뒤인 1987년 12월 1일 삼성그룹의 2대 회장으로 취임했죠. 반년 뒤인 1988년 7월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비서실을 이병철 체제에서 이건희 체제로 개편합니다. 그때 삼성비서실 재무팀으로 발령받은 젊은 인재가 바로 정현호 부회장이었습니다. 1988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36년 동안 정현호 부회장은 사실상 비서실에서만 근무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비서실의 이름은 구조조정실, 미래전략실, 사업전략TF로 달라졌습니다. 정현호 부회장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물론 비서실 안에서 정현호 부회장의 역할은 재무에만 국한됐던 게 아닙니다. 이건희 회장의 포함한 경영진의 신뢰가 커지면서 재무 이상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재무 이상은 바로 '재용'이었죠.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10-31
카카오의 청사진일까, 궁여지책일까.. AI브랜드 카나나 공개
요즘 테크업계에서 AI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맞춰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점점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최근 카카오가 그룹 AI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경쟁사 네이버는 일찌감치 클로바란 통합브랜드를 내놓고 주기적으로 기술성과를 알리고 있습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본사와 자회사를 통해 관련 활동에 나서긴 했습니다만 간헐적 홍보 외 대체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들 기대를 했는데요. 어떤 내용이 발표에 담겨졌을까요. 먼저 네이버와 같이 통합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름은 카나나입니다. '카카오'와 '나'를 합친 말이죠. "카카오의 핵심 경쟁력은 관계의 연결입니다" "저희는 개인의 맥락과 감정까지 고려하는 초개인화 AI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것은 AI열풍에 마냥 따라가기보단 카카오 스타일로 재해석한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그럴려면 결과물이 있어야겠죠. 카카오는 통합브랜드명과 동일한 이름의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이는 메시징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데요. 이용자는 카나나와 일대일 대화를 통해 질의응답과 더불어 여러 가지 개인화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상장 기업 15곳의 상반기 실적을 알아봤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 소프트웨어 업계엔 크고 변화의 바람이 불었죠. 당장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및 클라우드 도입 등이 트렌드로 떠올랐고요. AI 시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신기술 활용에 대한 중요성 역시 커졌습니다. 분야와 규모에 상관없이 기업이 생존, 성장하기 위해선 매 순간 변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텐데요. 이는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기성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지난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기존 사업 및 신사업 현황을 짚어봤습니다. 대상 기업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상장사를 중심으로 조사했습니다. (2) 자체 개발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조사했습니다. (3) 대기업 계열 SI 업체는 제외했습니다. (4) 연 매출 500억원 이상으로 어느 정도 규모화한 기업을 살펴봤습니다. (5) 기업의 인지도와 독자들의 관심도 등을 고려했습니다. 1. 더존비즈온 2024년 상반기 매출: 1938억원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 385억원 더존비즈온은 국내 대표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한 곳이죠. 회사는 1991년 설립된 이래 ERP, IFRS 솔루션, 그룹웨어, 보안, 전자세금계산서 등 제품을 개발, 제공해왔습니다. 대표 제품으로는 Amaranth10, 위하고 등이 있고요.
"배은망덕" vs. "병폐악습".. 의견 갈리는 하이브 민희진 사태 이해하기
이른바 하이브 민희진 사태는 올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최대 이슈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가장 트렌디하고 화제성 강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것도 가장 큰 규모의 회사에서 말이죠. 아울러 예상 외로 균형추가 한쪽에 크게 쏠리지 않고 양측이 대등한 위치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분쟁 과정에서는 대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가 계속 불거졌죠.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강경한 하이브의 언론플레이로 시작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PR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민희진의 기자간담회, 치열한 법적공방과 대표이사 교체, 뉴진스와 팬덤의 적극적인 태세 표시까지 빅뉴스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포인트는 성별, 세대, 위치에 따라 의견이 아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이브를 지지하는 쪽은 "업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보상과 지원, 업무위임을 했으나 탐욕적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끝내 경영권 찬탈을 시도함으로써 하이브 임직원 및 주주 등에 칼을 꽂았다"는 입장이고요. 민희진 대표를 지지하는 쪽은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하긴 커녕 끝없이 견제하는 동시에 대표 및 뉴진스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줬으며 소중한 아이디어와 지적재산권을 훔쳐서 스스로 분쟁의 씨앗을 만들었다"는 입장입니다. 처음에는 정보가 많지 않아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었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데이터가 나온 것 같습니다. 적어도 둘 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은 듯 합니다. 법적 판단과 별개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견이 명확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시각 차이에 따른 것일 텐데요.
적자는 고통의 충분조건이지만 흑자는 행복의 필요조건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철용님의 기고입니다. 사업은 고통투성입니다. 왜일까요? 내 뜻대로 안 되어서죠. 사람이든, 고객이든, 물건이든 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아요. 이렇게 딱딱딱 해주면 좋을 텐데, 내 마음 같지 않아요. 내 뜻대로, 내 계획대로 움직여주면 스트레스 안 받으면서 일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현상일 뿐이죠.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건 사실 '돈' 때문입니다. 본질은 돈을 벌지 못해서 힘든 거예요. 직원이 내 뜻대로 일하지 않더라도 그 직원이 돈을 많이 벌어 왔거나, 제품이 내 의도대로 안 나왔지만, 고객들이 그 미완성 제품을 좋아해서 대박이 났거나, 물류나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 오히려 고객 줄 세우기로 더 큰 인기를 끌면 우리는 고통을 느끼지 않죠. 내 뜻대로 하면 '돈을 벌 것' 같은데 내 뜻대로 하지 않아 '돈을 못 벌어서' 힘든 거예요. 내 뜻대로 안 했는데도 '돈을 벌면' 우리는 힘들지 않습니다. 내 뜻대로 했을 때보다 더 기쁠 수도 있어요. 결국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밑바닥에는 필요한 만큼 돈을 못 벌고 있다는 단순한 이유가 깔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 정도의 돈을 벌어야 고통이 줄어들까요?
최철용
(주)오픈한 대표
2024-10-14
위기의 티맥스 그룹, 그 앞에 놓인 과제들
티맥스는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의 자존심으로 불립니다. 회사의 대표 제품으로는 시스템 구축 등에 필수적인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이 꼽히는데요. 계열사인 티맥스소프트의 미들웨어인 제우스(JEUS)는 2003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이래 줄곧 시장 내에서 선두를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고요. 티맥스티베로의 DBMS 역시 공공시장에서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웨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 안에 드는 등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미들웨어와 DBMS 시장은 오라클 등 외산 업체들이 주름잡아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티맥스 그룹은 토종 기업으로서 이들 외산 업체와 독자적인 기술로 경쟁해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성공한 1세대 벤처 기업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티맥스 그룹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은 자금난이 심화해 임금 체불 사태를 빚고, 권고사직에 나서기도 했고요. 이에 따라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슈퍼앱인 '가이아' 관련 사업에도 안개가 끼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 상장 등 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는데요. 티맥스 그룹의 현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임금 체불, 권고사직.. 티맥스A&C는 왜 자금난에 처했나 지난달 말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티맥스A&C가 임직원들에게 9월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티맥스A&C는 티맥스데이터와 함께 그룹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계열사입니다.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슈퍼앱인 '가이아'를 비롯해 여러 신사업을 전개해 온 곳이기도 하죠. "일시적인 자금 이슈로 급여 지연이 발생했으나, 구성원들을 위해 조속한 지급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일본 스타트업 사카나 AI는 어떻게 창업 1년 만에 유니콘이 되었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지윤님의 기고입니다. AI 붐이 다소 사그라진 가운데 다시금 주목받은 AI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설립 1년 안에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사카나 AI'입니다. 사카나 AI는 2023년 7월에 설립된 기술 기업입니다. 벌써부터 기업 가치 1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2024년 9월에는 엔비디아, 미쓰비시 등 유수 기업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참조 - 엔비디아, 日 유니콘 '사카나AI'에 투자…대주주 된다) (참조 - AI 스타트업 사카나, 일본 기업 투자 러시로 2조 가치 달성) (참조 - 韓선 상상도 못할 일…日, 창업 1년만에 AI유니콘 탄생 )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사카나 AI, 그들이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사카나 AI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짚어봅니다. 사카나 AI가 실리콘밸리와 다른 점? 흥미롭게도 지난 6월 블룸버그에서는 사카나 AI에 대해 다음과 같은 칼럼이 게재됐습니다. 제목이 꽤 도발적이라 기억에 남는 글이었습니다. "일본의 인공지능 유니콘 기업 사카나 AI가 실리콘 밸리에게 주는 가르침"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리콘밸리는 '빠르게 움직여 파괴적 혁신을 만든다' (Move fast and break things)라는 기조로 인터넷, 모바일 혁신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러한 접근법으로 인해 AI 툴이 대중적으로 빠르게 배포되면서 인공지능의 황당한 답변이나 오류들이 실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낳았죠"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24-09-30
허리가 없다.. 스타트업 조직문화가 일반기업과 다른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정우님의 기고입니다. 한국에는 많은 종류의 기업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부터 사회의 많은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공기업도 있습니다. 한국의 제조업을 지켜온 수많은 중소기업도 있고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기업의 종류를 나눌 때 일반적으로는 업종, 매출액, 이익의 크기 등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스타트업도 중소기업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조직문화의 특성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 중소기업과 최근 10년간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가진 기업 형태를 구분해 보려고 합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다른 조직문화 스타트업이라는 형태는 법적으로 구분된 회사의 종류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통상적으로 타인의 자본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려는 IT 기반 회사들을 스타트업을 분류합니다. IT 기반이 아니어도 스타트업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서 IT가 기반이 되는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에 위와 같이 분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은 조직문화를 강조합니다. 스타트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묘사할 때 특수한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직원 간 역할이 전통적인 조직과 다르며 빠르게 움직이고 직위나 직급을 따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일반적인 한국의 대기업 문화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보고 중심의 모습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직원은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고 수많은 페이퍼들을 만들어야 하는 문화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은 공기업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안정적인 고용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공기업도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대기업과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정우
공인회계사
2024-09-27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카카오가 B2B 비즈니스에 힘을 주기 시작한 것은 2019년이었습니다. 회사는 그해 5월부터 운영된 사내 독립기업(CIC)인 AI랩을 분사해 12월 B2B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출범 시켰습니다. 카카오의 계산은 B2B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몇 년 사이 대규모 적자 누적 등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데요. 지난해부터는 대표 이사를 교체하고 사업 분야를 재편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그간 행보와 현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카카오가 키운 B2B 유망주 사업 초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B2B IT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칠 것을 예고했습니다. 서비스형 플랫폼인 PaaS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SaaS 등 고객사의 다양한 클라우드 구축 요청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요. 특히 AI 플랫폼인 카카오 i를 유통, 소비재,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로 확장하거나 기업용 메신저를 출시해 성과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AI 기반 물류 플랫으로, 화물업체와 물류센터를 연결하고 물류 관리를 쉽게 해준다는 콘셉트의 카카오 i LaaS가 있고요. AI 챗봇이자 보이스봇인 카카오 i 커넥트, AI 기반 검색 플랫폼인 카카오 i 서치 등도 있었으며 카카오 i 엔진이라는 이름으로 음성 및 이미지를 분석 엔진을 API, SDK 형태로 제공하기도 했죠. 이듬해인 2020년 9월 종합 업무 플랫폼인 카카오워크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막 설립된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기조가 강화하던 시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비즈니스 트렌드에도 잘 부합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의 디테일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손종수님의 기고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거대한 혁신이 아니라,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디테일입니다. 작은 실수 하나가 치명적인 사고를 초래할 수 있으며, 반대로 작은 세심함이 거대한 성공을 이끌어낼 때가 많습니다. 교통수단 중에서 통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비행기입니다. 항공 사망자는 평균 300만명당 1명이며, 대부분 개인 소유 항공기 사고로 발생합니다. 비행기는 여행 거리 기준으로 압도적인 안전성을 자랑합니다. (그다음은 버스 > 철도 > 자동차 순) 그런데 항공기 부품은 약 300만개에 달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은, 보통 사고는 세부적인 실수에서 초래된다는 점입니다. 대규모 항공 사고도, 자동차 사고도 작은 실수로 발생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작은 디테일이 전체적인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사고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향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테일을 강조한 경영자 중에서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디테일
손종수
브라운백 주식회사 CEO
2024-09-25
왜 어떤 리더는 시간이 지날수록 잘나가고, 어떤 리더는 도태될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도영님의 기고입니다. 인사 담당자로서 수많은 리더들을 관찰하고 경험해왔습니다. 내부에서 승진한 리더도 있었고, 외부에서 영입한 리더도 많았습니다. 리더를 직접 채용하고 교육하고 평가하며, 그리고 리더가 퇴직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리더는 신임 리더 시절에는 부족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성장하고 임원까지 승진합니다. 반면, 초반에는 탁월한 인재로 평가받았던 리더가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이 멈추고 결국 조직을 떠나야 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왜 어떤 리더는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어떤 리더는 도태될까요? 그동안의 경험을 돌아보며 그 이유들을 하나씩 분석해보았는데요.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중요한 차이점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나가는 리더와 성장이 멈추고 도태되는 리더의 차이를 정리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1. 꾸준히 학습하는 리더 vs 지나친 자기확신의 리더 "시간이 지날수록 잘나가는 리더와 도태되는 리더의 차이 하나만 알려주세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지속적인 학습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실무자는 실력과 지식만으로도 인정받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직급이 올라가고 리더가 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리더십은 단순히 직급이 높아지는 승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또 다른 시작입니다.
김도영
휴넷 인재경영실 수석
2024-09-19
지금 인력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AI 스타트업 15곳
지난 몇 년 사이 생성형 AI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AI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습니다. 정부는 AI 스타트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고요. 올해 상반기엔 AI 분야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하는 등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습니다. 이에 얼마 전 VC업계에서 주목받고 유의미한 투자 성과를 낸 AI 스타트업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엔 최근 인력 규모를 눈에 띄게 늘리고 있는 AI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참조 - 중기부, AI 스타트업 육성 속도…잠재력 큰 'sLLM·AI 팹리스' 집중) (참조 - 국내 심층기술(딥테크) 창업기업(스타트업) 투자 동향 분석 발표) (참조 - 시리즈A 라운드에서 700억원.. VC들이 눈여겨 본 AI 스타트업 9곳) 인력 규모 확대는 그 자체로 사업적인 성과를 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다만 사업성을 인정받고 유의미한 투자를 유치해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조사 방법 및 참고 사항에 대해 간단히 공유해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올해 상반기 고용 인원이 증가한 AI 스타트업들을 살펴봤습니다. (2) 고용 인원 수는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인 '혁신의숲'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했습니다. 혁신의숲은 국민연금 가입자 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스타트업의 총 고용인원과 입사자 및 퇴사자 수를 월별 집계하고 있습니다. (3) 국민연금 가입자 수와 실제 회사를 구성하는 인원 사이에는 다소간 오차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도 M&A로 클 수 있을까 (feat. 한국신용데이터, 리멤버, 직방, 프레시지)
최근에는 유니콘급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동종·연관업종 기업들을 인수해 몸집과 매출을 키우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는데요. 한국신용데이터(KCD), 리멤버, 직방, 프레시지 등을 볼트온 전략을 활발하게 추진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소한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볼트온 사례와 그렇지 못 한 것으로 여겨지는 볼트온 사례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해당 기업들에게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이 무엇인지를 물었고요. 사모펀드 운용사(PE) 대표급 임원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볼트온 전략의 필수 요인과 앞으로 스타트업 업계에서 볼트온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볼트온 전략이란? 볼트온 전략이란 몸통, 즉 결합의 구심점이 될 만한 기업을 먼저 인수한 뒤에 동종업계 경쟁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함으로써 시장점유율과 매출, 영업이익을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말하는데요. 사모펀드(PE)를 대표하는 투자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사모펀드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이었지만 최근에는 대형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동종업계 기업들을 인수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스타트업이 본인들이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사례도 볼트온으로 분류했습니다. 또한 엄밀히 말하면 동종업계는 아니지만 전후방 연관산업의 기업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추구한 사례도 큰 틀에서 볼트온으로 분류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업 M&A는 크게 동종업계 경쟁기업을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수평적 M&A와 벨류체인 상하단에 위치한 기업들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추구하는 수직적 M&A로 나눌 수 있는데요" "사모펀드업계에서는 두 M&A 모두 큰 틀에서 볼트온 전략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A씨) 2600억 투자금으로 M&A 주도한 한국신용데이터 먼저 성공한(것으로 평가받는) 볼트온 전략의 사례들에 대해서부터 살펴볼까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카카오브레인과 한발 늦은 카카오의 AI 사업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의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저희가 다소 늦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AI 관련 서비스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2024.05.09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중) "AI는 카카오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사적 리소스를 카카오톡의 톡비즈 성장과 AI를 활용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2024.08.08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중)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카카오의 AI 비즈니스와 관련해 아쉬웠던 점을 인정하며 향후 AI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입니다. 회사는 꽤 오래전부터 AI를 미래먹거리로 낙점해왔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이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자회사를 설립하고 AI 연구와 사업화를 시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정 대표의 말처럼 자체 모델 공개나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 등의 측면에선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카카오의 AI 전략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커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오늘은 AI 전략에 관한 카카오의 지난 행보를 짚어보면서 최근 현황에 대해서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2017년 카카오브레인을 세웠습니다 카카오의 AI 전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자회사는 2017년 2월 설립된 카카오브레인입니다. 설립 당시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브레인의 대표를 맡았는데요.
구글에서 크롬, 안드로이드, 광고부문이 없어지면 일어날 일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2023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공판이 시작된 구글 반독점법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이 다양한 서비스들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여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검색 시장과 광고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고 신규 경쟁자의 시장 진입 기회 자체를 없앴다는 혐의로 구 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소했는데요. 최근 이 소송에서 구글이 패소하면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주요 사업부문인 안드로이드, 크롬, 광고 사업을 강제 매각하도록 해서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업 분할로 구글의 기업 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구글의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평가되는 이유는 아마도 이 3가지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텐데요. (참조 - "美 법무부, 구글 분할 매각 검토") (참조 - 美, 구글에 상대 '반독점 소송 제기…"온라인 광고 사업 떼내라") 이 3가지 사업이 구글의 소유에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게 되면 어떤 상황이 생겨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광고 기반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PC 사용을 배우게 됐을 때, 컴퓨터 설치를 해주러 오신 기사님이 속성으로 가르쳐 주셨던 것은 다름 아닌 부팅과 종료, 그리고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쓰는 방법이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아마도 2000년대 이후 출생이 아니시라면 첫 인터넷만큼은 대부분 IE와 함께하셨을 겁니다. 당시의 IE는 인터넷의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모든 온라인 세상의 관문이었는데요. 지금 그 역할은 크롬으로 넘어간 지 오래됐습니다. 2008년에 처음 등장한 크롬은 출시 이후 말 그대도 급격한 제이커브를 그리면서 성장했죠.
이미준
프로덕트 오너
2024-08-29
샘 올트먼의 기본소득 실험, 사람 아닌 AI 위한 것 아닐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지윤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샘 올트먼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샘 올트먼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월드코인(Worldcoin)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2가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 홍채 인증 - 기본 소득 월드코인 홍채 인식 기기에 본인의 홍채를 스캔해 등록하면 월드코인 암호화폐 25개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암호화폐는 향후 본인 홍채를 인증한 사람들에 한해 현금성 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올 1분기 한국에서도 오프라인에서 홍채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프로젝트의 목적과 우려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교차하며 화제를 낳았습니다. 실제로 홍채 정보 보안 및 사용에 관해 프랑스, 영국, 칠레 등 최소 14개국에서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어요. 홍채 인식 기기를 해킹하는 사례나 무리한 홍채 등록 호객(?!) 등으로 인해 논란이 이어지는 프로젝트에 해당합니다. (참조 - More Than a Dozen Countries Now Investigating Sam Altman's Dubious Eye-Scanning Scheme) "아니, 샘 올트먼 챗GPT 만든 사람 아니었어? 뜬금없이 무슨 블록체인이야?" "기본 소득이랑 샘 올트먼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지?" 그쵸. 사실 샘 올트먼은 국내에서 챗GPT 같은 각종 생성형 AI 제품을 만든 오픈AI의 수장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샘 올트먼은 한때 '대권 출마설'이 돌았던 나름 정치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24-08-28
'스타트업 창업자' 방시혁은 초심을 잃은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혁이 왜 거기서 나와?! 2024년 7월 21일이었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LA 베버리힐스 로데오 거리에서 우연히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로데오 거리의 발렌시아가 매장 앞 건널목을 두 명의 여성과 건너고 있었죠. 3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세 사람은 스치듯이 카메라 앞을 지나쳐갔죠. 방시혁 의장을 촬영한 건 하필이면 유튜브 채널 'I am Walking'이었습니다. 아이 엠 워킹 채널은 LA 베니스 비치를 근거지로 베버리힐스, 로데오 거리, 산타모니카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길 가는 여성과 사람들 그리고 슈퍼카를 찍어서 매일 낮 12시에 업로드하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그렇게 구경거리를 제공하죠. 초상권이 공간 개념인 미국에서만 가능한 유튜브 방송입니다. 미국에선 사적인 공간에서 동의 없이 도촬된 영상만 초상권 침해 대상이니까요. 반면 베버리힐스 길거리는 완전 공적인 공간이죠. 방시혁 의장이 잡힌 영상은 2024년 8월 8일 업로드됐습니다. 방시혁 의장과 두 여성의 모습은 52분 길이의 영상에서 초반 47초 언저리에 등장합니다. 영상은 조회수가 하루 만에 54만회에 이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죠. I am Walking 영상들의 평균 조회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혁이 거기서 나온 덕분이었죠. 과즙세연과 방시혁 하이브는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되자 2024년 8월 8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08-22
대표가 징계를 받은 직원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철용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누가 보더라도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A팀장이 했어요. 조용히 훈계로 넘어가야 할 사안인지 공론화해야 하는 사안인지 모호해 다음 기준을 적용해 보았어요. - 고의적인가? -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혔는가? - 동료에게 피해를 끼쳤는가? - 회사 문화에 반하는가? - 재발 방지를 위해 사내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가? 2번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 해당이 되어서 인사위원회가 열렸고 징계가 내려졌어요. A팀장은 징계보다 자신이 한 실수를 자책하며 앞으로 팀원들에게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괴로워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기 안타까워 그에게 우리는 어떻게 성장하며,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아래와 같이 메일을 보냈어요. 사람은 어떻게 성장할까요? 이번 일을 통해 제가 다시 상기한 점은 사람은 모두 '실수'를 통해서 '성장'한다는 점이에요. 우리는 어릴 적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시작해 자전거 타기, 친구 사귀기 그리고 연애에 이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늘 실수를 통해서 뭔가를 배우잖아요. 어쩌면 모든 인간은 어릴 적 불이 뜨겁다는 걸 한번 이상 체험한 이후부터 불을 조심하게 되었을 거예요. 아무리 엄마가 불조심하라고 얘기해도 직접 불의 뜨거움을 느껴본 후에야 제대로 그 지식을 체화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수를 줄이려고 책도 보고, 유튜브도 찾고, 친구들에게 묻지만 결국 스스로 실수를 하고 그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고 반성하면서 우리는 성장하고 내적으로 더 강해지잖아요. 우리 스스로가 과거의 역할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면 우리는 그 역할에 익숙해질 것이고 실수가 현격히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배움이 없는 '정체의 늪'에 빠지는 걸 거예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성장의 욕구가 있잖아요. 각자가 처한 환경 또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중요하고 큰 역할을 맡게 되고. 그러면 그 새로운 역할을 더 잘 해내려고 또다시 도전하고 실수하고 반성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 성장하게 되죠. 예전에 제가 직장 다닐 때 에피소드 한번 얘기해 준 적 있잖아요. 당시 회사에 대표님 외에 임원이 3분이 더 계셨는데 한분은 일을 잘했고 한분은 사고를 많이 쳤고 한분은 조용하게 계시는 분이었어요. 그룹에서 특별감사가 나왔는데 우리는 당연히 사고투성이인 상무님이 징계를 받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감사가 완료된 후에 조용하게 본인 일만 하시는 이사님이 징계를 받았어요.
최철용
(주)오픈한 대표
2024-08-21
직장에서의 정중함(civility at work)이 뜨고 있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도영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 문화 키워드는 정중함(civility)입니다. 정중함은 단순히 예의와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실적과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 열린 세계 최대 HR 컨퍼런스인 SHRM24(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에서는 AI와 함께 정중함이 주요 키워드로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정중함이 조직의 전략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정중함의 중요성은 이 분야를 오랜 기간 연구한 크리스틴 포래스 교수의 저서 '무례함의 비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참조 - 무례함의 비용) 정중함의 긍정적 영향과 무례함의 해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SHRM의 연구결과와 '무례함의 비용'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왜 직장에서의 정중함이 주목받고 있으며 무례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지금 정중함인가? (1) 다세대 직장으로의 변화 2019년 한국에서 MZ세대라는 키워드가 주목받을 때 SHRM19에 참석했는데요. MZ세대를 주제로 한 강연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다세대 구성원들이 함께 협업하며 일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많았는데요. 다세대 직장으로의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죠. 현재 직장은 베이비부머, X세대, 밀레니얼, Z세대까지 4세대가 함께 일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5세대가 함께 일하는 공간이 되겠죠.
김도영
휴넷 인재경영실 수석
2024-08-19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의 이순신이 될 수 있을까? 그 앞에 놓인 5가지 길
출장입상(出將入相), 나가서는 장수가 되고 들어와서는 재상이 된다는 뜻의 사자성어인데요. 오늘날로 치면 전시에는 해병대 사령관이 돼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평시에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해 나라를 번영의 길로 이끌어나갈 만한 문무겸비의 큰 인재를 뜻하는 말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정도의 인재는 결코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요. 하지만 최근 카카오 그룹이 처한 상황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에게 출장입상의 자질을 엄숙하고도 단호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표로 취임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총수의 구속기소라는 카카오 역사상 가장 큰 위기와 맞닥뜨렸기 때문이죠. 지난해 12월 정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것은 김범수 창업자를 도와 카카오의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고,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을 이끌기 위해서였습니다. 내정자 신분이던 정신아 대표에게 지난해 12월 곧바로 카카오 본사의 쇄신TF장을 맡겼다는 사실이 이 같은 점을 잘 보여주죠. 그리고 자신을 발탁한 창업자가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정신아 대표는 김 창업자의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재계 15위의 대기업 집단을 이끌어야만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재상으로 임명돼 이제 막 정사를 돌보려 할 참에 큰 전쟁이 터져서, 이제는 총사령관이 돼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채 큰 칼을 차고 직접 전장에 나가야만 하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현재 카카오 그룹의 상황은 풍전등화(風前燈火),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이 위태로운 처지인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정신아 대표 앞에 놓인 다섯 가지 길과 그가 해결해야만 하는 네 가지 핵심 과제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파격 인사, 모두를 놀라게 하다 지난해 말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IT업계에서는 '깜짝 발탁 인사'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요. 정 대표 역시 카카오 그룹의 VC(벤처캐피탈) 계열사인 카카오벤처스의 대표를 맡고 있긴 했었지만, 카카오벤처스는 여러 주요 계열사들 중에서 매출과 인력 수가 모두 최하위권에 속하는 계열사였기 때문이죠. 2023년 기준 카카오벤처스의 매출은 162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290억원에 달했습니다. 2024년 3월 기준 직원 수는 27명에 불과하고요. 당시 정 대표를 여러 주요 계열사 대표 중에서 가장 말석에 앉아있었던 인물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이유입니다.
신세대 CEO-CFO와 시니어그룹, 방향성 두고 이견.. 내부변화 겪는 네이버
네이버의 조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회사의 상황을 보면 여타 IT기업과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 속에서 지속성장의 길을 찾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22년 경영진으로 선임됐습니다. 당시 시장에서 이를 두고 파격인사로 해석을 했는데요. 먼저 두 사람의 나이가 81년생, 78년생으로 상당히 젊은 편입니다. 동년배가 차장급에서 이사급이죠. 그리고 재직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최수연 대표는 9년, 김남선 CFO는 4년 남짓입니다. 두 사람이 네이버 경영진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로 크게 두 가지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2021~2022년 사내 조직원의 자살사건이 나타나면서 인사 문제가 거론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오랜 주력사업이었던 검색 및 광고사업이 정점이 달한 가운데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른바 '뉴제너레이션'의 필요성이 제기됐는데요. 당시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는 사내 촉망받는 젊은 인재로서 파격인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두 사람이 경영진이 되고 네이버에선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요? 최수연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했던 것은 근무지 자율 선택제였습니다. 조직원은 원격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맞춰 좌석이 다르게 배치됐습니다.
SONY가 더위를 해결하는 방법.. 입는 에어콘 REON POCKET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2023년 3월말 환경부에서는 기후변화 적응에 대해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제출한 첫 번째 보고서로 4월 19일 책자로도 발간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해당 보고서 내용 중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른 온난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지난 109년간(1912~2020년) 국내 연평균기온은 약 1.6℃ 상승하여 전 세계 평균인 1.09℃ 상승보다 빨랐고 최근 50년간(1968~2017년) 표층 수온 역시 1.23℃ 상승하여 전 세계 평균인 0.48℃를 약 2.6배 상회했으며, 최근 30년간(1989~2018년) 해수면 상승도 2.97mm를 기록하며 전 세계 해수면 연평균 상승폭인 1.7mm보다 높았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10년간(2012~2021년) 기후변화와 연관된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3조7000억원에 달하며 이에 대한 복구 비용은 손실 비용의 2~3배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죠. 거창하게 이런 보고서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우리가 접하고 있는 살인적인 더위나 게릴라성 폭우에 따른 각종 사건사고들을 생각해보면 지구온난화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텐데요. 이런 가운데 혹시 여러분들은 '입는 에어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는 과거 전자제품 명가로 세계를 주름잡았던 소니(SONY)의 웨어러블 쿨러 'REON POCKET'을 부르는 별칭입니다. 이 제품은 2020년 7월 1일 첫 모델이 일반에 정식발매된 이후 지난 4월 23일 5세대 모델인 'REON POCKET 5'가 발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웨어러블 써모 디바이스입니다. 즉, 체온 변화에 민감한 목 뒤쪽에 걸고 전용 앱으로 콘트롤 하며 더울 때는 시원하게 추울 때는 따뜻하게 온도를 설정하여 쾌적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너웨어 장착형 제품인데요. 이미 5세대 모델이 나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이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죠. 실제로 소니는 5세대 발매 직후인 4월 말 자사 공식 웹 사이트를 통해 전년 대비 2배 정도에 이르는 판매 추이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기후변화로 인해 기록적인 더위를 접하고 있는 지금 소니는 과연 기술을 활용해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는지 REON POCKET을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4-08-01
오픈AI를 떠난 일리야 수츠케버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지윤님의 기고입니다. 올 상반기에는 실리콘밸리의 '효율적 이타주의'를 이야기하며 오픈AI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다뤘습니다. (참조 - 실리콘밸리를 떠도는 '효율적 이타주의'란 무엇인가) (참조 - 오픈AI와 구글의 악연은 뿌리가 깊습니다) (참조 - 오픈AI 대항마 앤트로픽이 추구하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이들의 공통점은 'AI의 미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한다는 겁니다. 오픈AI의 수장인 샘 올트먼도, 앤트로픽의 아모데이 남매도, '알파고의 아버지'이자 딥마인드의 수장으로 현재 구글 AI 부문을 이끄는 데미스 하사비스도 숨가쁘게 생성형 인공지능 경쟁을 하면서도 인공지능이 장차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니 '안전한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본인들이 그 주인공이 되겠다고 어필합니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기업이 뛰어든 '인공지능 레이스'에는 미묘한 역설이 존재합니다. "초기 시장을 선점하려면 누구보다 빨리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론칭해야 합니다! 더 많은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장차 인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니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해" "하지만 지금은 AI 전성시대. 인공지능 경쟁에서 우리만 밀릴 수 없지. 우리 서비스를 얼른 써보세요. 우리에게 더 많이 투자하세요!" 이 와중에 오픈AI와 깊이 연관돼 있는 또 다른 대표주자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바로 오픈AI의 수석과학자 출신의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입니다.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24-07-30
토스 대표는 왜 금융회사에서 핀테크 혁신이 안된다고 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길진세님의 기고입니다. 핀테크 기사를 둘러보다가 재미있는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7월 10일, 토스의 이승건 대표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초청하여 디지털 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참조 - 신한금융 전략회의에서 토스, 디지털 혁신 전파)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한의 플랫폼에서 경쟁사의 좋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시중은행의 보수적 기업문화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통제에는 효율적이지만 혁신에는 부적합하다고 했다'고도 합니다. 은행이나 금융지주 모두 보수적이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조직입니다. 그런 곳에서 경쟁사 대표를 모셔와 이야기를 들었다는 건 분명 놀라운 일입니다.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도 상당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 와서 쓴소리를 했다는 이승건 대표도 대단하고요. (보통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하호호 하면서 서로 치켜세우며 너님이 킹왕짱임 우리 같이 잘해보세~로 끝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금융회사에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업무상 스타트업과 핀테크도 두루 접해본 저는 토스 대표님의 말씀이 매섭게 와닿는데요. 오늘은 왜 금융회사에서 핀테크 혁신이 안 되는 건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지키는 자와 공격하는 자의 입장 차이 이런 류의 글을 쓰면, 글의 논조가 전반적으로 매우 편파적이 됩니다. 이는 아웃스텐딩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 언론이 마찬가지입니다. 대략 아래처럼 되죠. [금융회사] 수구보수, 불통의 아이콘. 변화를 싫어하는 늙은 공룡. 공무원스러운 수동적인 업무태도, 배부른 4050 아재들이 번쩍거리는 건물에서 거만하게 일하는 모습. (+) 그 밖의 심하고 안 좋은 말들 [핀테크] 변화의 상징, 젊음/기대/희망의 아이콘, 차세대를 이끌어갈 유니콘. 혁신의 기수. 청바지에 흰 티를 입은 2030 젊은이들이 밤을 세워가며 열정적으로 고객을 위해 일하는 모습. (+) 하여간 멋지고 좋은 이미지. 언론과 미디어에서 그리는 대기업/스타트업의 이미지랑 비슷합니다. 금융회사는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는 기득권 집단이고 이를 물리치고 정의를 구현하는(…?) 핀테크로 묘사됩니다.
길진세
작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4-07-25
카카오의 핵심 자회사 매각이 어려운 3가지 이유
최근 카카오가 핵심 자회사 매각에 박차를 가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카카오의 공식 입장은 '사실무근'이지만 돌아가는 정황을 보면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이미 2022년부터 카카오의 계열사 정리는 진행되어 왔고, 정신아 신임 대표의 취임 이후로도 비핵심 사업영역의 자회사 정리는 계속 진행되어 왔습니다. 다만 이번 보도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태까지는 카카오의 핵심 자회사로 불리는 여러 기업들이 한꺼번에 거론됐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는 원래부터 매각 시도를 했던 기업도 있습니다. 또 오너의 사법 리스크를 포함하여 여러 문제에 직면한 카카오에 있어 자회사들을 매각하고 정리하는 것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카카오의 자회사 매각은 절대 만만한 과업이 아닌데요. 3가지 이유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1. 외부 주주가 너무 많다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이며 매각설에서도 높은 순위로 거론되는 두 개의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인데요. 일단 두 회사의 주주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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