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 학교'는 어떻게 명문이 됐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철용님의 기고입니다. 2015년 6월 어느 날 수염을 기르기로 마음먹었어요.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인생을 좀 더 주도적으로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죠. 타인의 시선을 덜 신경 쓰며 좀 더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의미로. '그리스인 조르바'나 '미움받을 용기' 등 당시에 읽었던 책도 그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거예요. 한편으론 매일 면도를 안 해도 되고 일주일에 한 번만 수염을 다듬으면 된다는 효율성도 고려되었죠. 그렇게 수염을 기른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당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이 외우는 걸 잘 못합니다. 이해력을 바탕으로 하는 수학이나 국어는 그럭저럭 따라갔는데, 사회나 도덕처럼 줄줄 외워야 하는 암기 과목이 어려웠어요. 영어도 암기가 바탕이 되어야 하니까 점수가 잘 안 나왔죠. 당시에는 연합고사라는 제도가 있어서 시험을 쳐서 고등학교를 갔어요. 머리가 좋은 편도 아닌데 공부에 별다른 흥미가 없다 보니 연합고사에 떨어졌죠. 그래서 들어간 학교가 집에서 가까운 후기 인문계 고등학교였던 '사천고등학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