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통만 받고 선물은 받지 않죠?" 워싱턴포스트를 살린 파트너십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2013년 8월이었어요.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국장 마틴 '마티' 배런은 조금 일찍 사무실을 나와 길 건너편 매디슨 호텔의 바로 향했습니다. 자신의 상사이자 포스트의 발행인인 캐서린 웨이머스를 만나기로 돼 있었거든요. 영화 '더 포스트'에서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여장부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의 손녀죠. 이 자리에서 웨이머스는 엄청난 뉴스를 전합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개인 돈을 들여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었어요. 배런이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국장이 된 지 8개월뿐이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배런은 '잘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이 소식을 받아들였습니다.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신문업계에는 외부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거든요. 업계 내부에서는 아무런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있었어요. 배런이 누구입니까. 보스턴글로브에서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및 조직적 은폐를 파헤치는 보도를 이끌었던 편집국장입니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201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배우 리에브 슈라이버가 배런의 역을 맡았었죠. 배런은 보스턴 글로브 전에는 마이애미 헤럴드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45년의 기자 생활 동안 무려 21년을 편집국장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가 이끈 뉴스룸은 모두 17개의 퓰리처상을 받았어요. 그중 워싱턴포스트를 이끌 때 받은 퓰리처상이 10개에 이릅니다. 그러니까 배런은 미국에서 신문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기자 중의 기자라고 할 수 있어요.